병상 일기/ 이해인 아플 땐 누구라도 외로운 섬이 되지 하루 종일 누워 지내면 문득 그리워지는 일상의 바쁜 걸음 무작정 부럽기만 한 이웃의 웃음소리 가벼운 위로의 말은 가벼운 수초처럼 뜰 뿐 마음 깊이 뿌리내리진 못해도 그래도 듣고 싶어지네. 남들 보기엔 별것 아닌 아픔이어도 삶보다는 죽음을 더 가까이 느껴보며 혼자 누워 있는 외딴 섬 무너지진 말아야지 아픔이 주는 쓸쓸함을 홀로 견디며 노래할 수 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삶을 껴안는 너그러움과 겸허한 사랑을 배우리. 오늘이 ‘세계 병자의 날’이다. 그런 날도 있나 싶겠지만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이들을 돌보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특별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고자 1992년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께서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기념일인 2월 11일을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