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도우미 148

성 안드레아 김대건 사제의 편지에서(제23신 발취)

...그들은 저를 잡아 가지고 상륙한 뒤에,옷을 벗기고 다시 마구 때리며 온갖 능욕을 가하다가 관가로 압송했는데,거기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관장이 제게 묻기를 "네가 천주교인이냐?"-"그렇소.나는 천주교인이요."라고 대답하였더니, "어찌하여 네가 임금의 명을 거역하여 그 교를 행하느냐? 배교하여라."하길래,"나는 천주교가 참된 종교이므로 받듭니다. 천주교는 내게 천주 공경하기를 가르치고, 또 나를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합니다. 내게 배교하라는 것은 쓸데없는 말입니다."라고 대답했더니,이런 대답을 하였다고 주리를 틀고서,관장이 또 말하기를 "네가 배교하지 않으면 때려 죽이겠다."하기에,"마음대로 하십시오.그러나 결코 나는 우리 천주를 배반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교의 진리를 알려거든 들어 보십시오. ..

전례도우미 2021.04.18

"오천년 만에 싹튼 밀알"「종교 박람회」 -앤소니 드 멜로

"고대 에집트 왕릉에서 밀알이 한 줌 발견되었다. 누군가가 그것을 땅에 심고 물을 주었는데, 모두들 깜짝 놀라게도 싹이 텄다. -오천 년 만에!" 한 인간이 깨달음을 얻으면,그의 밀알이 생명력을 띠게 된다. 그리고 그 말씀이 오랜 세월에 걸쳐 씨앗 모양으로 머물렀다가 마침내 기름진 땅에 뿌려질 수도 있다. - 그 씨앗 말씀을 받아들여 싹틔울 만한 마음의 땅에 전에 나는 성경 말씀들이 메마른 말,죽은 글인 줄로 생각하곤 했다. 이제는 그러나 능력과 생명에 차 있음을 알고 있다. 자갈 토성이요 죽어 메말라 있었던 것은 나의 마음이었다. 거기서 무엇이 어떻게 싹트고 자랄 수 있었으랴.

전례도우미 2021.04.18

강우일 주교. 도법 스님 대담 中 발취 (2012,03.31).경향신문

종교인의 자세는 무엇입니까? "세상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나서지 않는다면 가짜 그리스도인이죠. 성당 안에 가만히 앉아서 묵상과 기도만 하는 건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강우일 주교) "역사 속에서 가장 훌륭한 종교인들을 꼽으라면 예수님,부처님 등을 들수 있겠죠. 그런데 부처님도 절 안에 살지 않았습니다. 일생을 길에서 보냈어요."(도법 스님) 종교인으로서 국민들에게 삶의 지침을 주신다면.. 강우일 주교 = 옆에 있는 사람이 고통에 빠져 있는데 나만 잘 먹고 행복할 수 있을까요? 행복하게 사는 것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가능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내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 가족만이 아니라 가족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주변 사람들,또 그 주변 사람들,그래서 땅 끝에 있는 사람들까지 세상 모두..

전례도우미 2021.04.18

길잃은 양 - 앤소니 드 멜로 "종교 박람회 중" -

길잃은 양 - 앤소니 드 멜로 "종교 박람회 중" - 종교 교사들을 위한 비유: 양이 울타리에서 구멍을 발견하고 그 사이로 빠져 나갔다. 도망나온 것이 하도 기뻐서 멀리까지 돌아다니던 양은 되돌아오는 길을 잃고 말았다. 그러다 이리가 따라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양은 달리고 달렸으나 이리는 줄곧 쫓아오고 있었다. 이윽고 양치기가 와서 양을 구해 냈다. 양치기는 사랑스럽게 양을 어깨에 메고 양우리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모두들 입을 모아 울타리에 난 구멍을 못질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양치기는 끝내 못질을 마다고 했다.

전례도우미 2021.03.29

하느님을 보겠다는 임금님-레오 톨스토이

옛날에 멀고 먼 나라에 한 임금님이 살았는데 마지막시절에는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여봐라.」하고 그는 말했어요.「일생 동안에 나는 사람이 체험하고 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모두 경험하고 듣고 보았다지만,아직 한가지만은 보지를 못했구나.」 그리하여 임금님은 모든 권력자와 현자와 성직자들에게 명령하여 자기에게 하느님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꼭 사흘이 지난 날 정오에 임금님은 그들을 자기 앞에 불러 모았어요. 그러나 권력자와 현자와 성직자들의 입은 모두 벙어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임금님은 노발대발하며 벌써 사형선고를 내릴 기세였습니다. 그때 임금님의 명령에 대한 소문을 들었던 목동이 들판에서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제가 소원을 풀어드리겠습니다. 임금님!」 「좋다.그러나 네 목숨이 ..

전례도우미 2020.08.24

김대건신부의 마지막 편지 중에서

교우들 보아라. 우리 벗아,생각하고 생각할지어다. 천주께서 아득한 태초로부터 천지 만물을 지어 제 자리에 놓으시고,그 중에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내어 세상에 두신 목적과 그 뜻을 생각할지어다. 온갖 세상에 한 번 나서,우리를 내신 임자를 알지 못하면 태어난 보람이 없고,살아 있어 쓸데 없고,비록 주님 은총으로 세상에 나고 영세입교해 그 분의 제자되니,이름이 또한 귀하거니와 실행이 없으면 이름이 무엇에 쓰이며 세상에 나서 입교한 효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오히려 주님을 배반하고 그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니, 주님 은혜만 입고 그 분께 죄를 짓는다면 태어나지 않은 것과 어찌 같으리오. 우리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아,알지어다. 우리 주 예수 세상에 내려,친히 무수한 고난을 받으시고 괴로운데로부터 거록한 교회를 ..

전례도우미 2020.08.19

코헬렛,3,1-11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긴 것을 뽑을 때가 있다. 죽을 때가 있고 고칠 때가 있으며, 부술 때가 있고 지을 때가 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기뻐 뛸 때가 있다. 돌을 던질 때가 있고 돌을 모을 때가 있으며, 껴안을 때가 있고 떨어질 때가 있다. 찾을 때가 있고 던져 버릴 때가 있다. 찢을 때가 있고 꿰멜 때가 있으며, 침묵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다.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의 때가 있고 평화의 때가 있다. 그러니 일하는 사람에게 그 애쓴 보람이 무엇이겠는가? 나는 인간의 아들들이 고생하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일을 보았다.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

전례도우미 2020.08.19

헨리 나웬의<상처 입은 치유자>중에서

어느 날 한 젊은 탈주범이 적의 눈을 피해 어느 작은 마을에 들어갔다. 그 마을 사람들은 그를 친절하게 대했고,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러나 탈주병을 찾으러 온 병사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탈주병의 행방을 묻자 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병사들은 동이 트기 전에 탈주병을 내놓지 않으면 마을에 불을 지르고 모조리 사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사제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탈주병을 적의 손에 넘겨줄 것인가,아니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게 할 것인가,사제는 해결책을 얻기 위해 자기 방에 들어가 동이 트기 전까지 기도하며 성경을 읽었다.드디어 새벽녁이 되어 사제는 성경을 넘기다가 우연히 이 구절을 발견했다.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 사제는 성경을 덮고..

전례도우미 2020.08.19

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마에스터 에카르트

인간이 하느님 안에 머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분은 세 가지를 요구하신다. 우선 자기 자신과 모든 것을 버리고 감각이 파악할 수 있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으며,시간과 영원 안에 존재하는 어떤 피조물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선한 것을 사랑해서는 안 되며,선 자체를 위하여 선을 사랑해야 한다. 하느님께서 그 안에 계시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선하거나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하느님을 찾으려고 또는 하느님께 도달하려고 자신 밖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잘못 하는 것이다. 나는 나 자신 밖에서 하느님을 발견 할 수 없고,내 안에서가 아니면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때때로 덕행에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원을 그리는 사람처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심을 정하고 그 중심을 잘..

전례도우미 2020.08.18

새 소리를 들었느냐?/앤소니 드 멜로

인도의 힌두교들은 하느님과 그분이 창조하신 삼라만상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멋진 표상을 개발했다:하느님은 삼라만상을 고. 하느님은 춤추는 분,피조물은 춤, 춤은 춤추는 분과 다르지만,그러면서도 그분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못한다. 춤이란 원한다면 보따리에 싸서 가져갈 수라도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춤추는 이가 춤을 멈추면 그 순간 이미 춤은 없는 것이다. 하느님을 추구한다면서 사람은 생각이 너무 많고 궁리가 너무 많으며 말이 너무 많다. 피조물이라고 불리는 이 춤을 바라볼 때마저 사람은 마냥 생각하고,(자기 자신과 남들에게)말하고,궁리하고,분석하고,철학하고,그런다. 말.말.말. 소리.소리.소리. 말없이 춤을 바라보라. 그저 바라보기만 하라 :별을,꽃을,낙엽을,새를,돌멩이를..춤을 어느 한 조각이든 좋다. 보라..

전례도우미 2020.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