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달 어렸을 적에는 여기 저기 참 많이도 기웃거렸지. 우르르 몰려다녔지. 가만히 혼자 있지를 못했어. 답이 밖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이름을 알리고 싶었고 알려진 이름들을 만나고 싶었지. 부러웠지. 그래서 내 것이 없었어. 허전했고 외로웠어. 불안감 때문에 그랬을 거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먹고 사는 것에 대한 불안감, 그 불안감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안에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 사람, 관계, 일 그 모든 것이 밖에 있었으니까 밖으로만 다녔지. 더 불안했어. 불안해서 만나고 또 만나고 웃고 떠들고 돌아와도 마음은 늘 허전했어. 고요하다는 것, 그 조용하고 정지해 있는 듯한 그곳에 나는 모든 것들이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해. 이제 세상을 막 떠난 한 사람이 머물고 있는 평온한 슬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