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의 대화/민병도 어제도 오늘도 생각지도 못한 손님들이 화실로 찾아왔다. 이제는 예기치 못한 손님을 맞는 일에도 길이 들여져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요즈음 찾아오는 이들은 대개 눈 덮인 풍경을 만끽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화가들이거나 글 쓰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반가운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대접은 차 한 잔 내어 놓는 것이 전부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눈 덮인 창 밖 풍경을 다식 대신 덤으로 내어놓기도 한다. 몇 잔의 차를 나누는 동안 손님들의 옷깃에 묻혀온 도심의 이야기들이 다 소진되고 나면 한결같이 ‘혼자서 적적해서 어떻게 사느냐’는 걱정을 쏟아놓는다. 아마도 ‘적적’하지 않느냐는 물음은 ‘외롭지 않느냐’라는 물음의 조심스러운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물음에는 딱히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