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리고 시 159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마라/지지 않는 꽃/나태주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마라/나태주​너,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마라오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했다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조그만 성공도 성공이다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힘들게 하지 말라는 말이다​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 주고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내일도 믿고 기대해라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했다너, 너무도 잘 하려고 애쓰지 마라  지지 않는 꽃/나태주 하루나 이틀 꽃은피었다 지지만​마음속 숨긴 꽃은좀 더 오래간다.​글이 된 꽃은더 오래 지지 않는다.

나는 배웠다/샤를르 드 푸코

나는 배웠다/샤를르 드 푸코 나는 배웠다.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내가 할 수 있는 일은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나는 배웠다.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나는 배웠다.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있음을.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그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나는 배웠다.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또 ..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조미하

이 또한 지나가리라/조미하 밤을 꼬박 새워본 사람은 알 것이다어둠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힘든 일을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모두 지나간다는 것을 사람을 잃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꽃보다 아름다운 게 사람이라는 것을 누군가를 미워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결국 자신만 힘들다는 것을 포기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인내와 의지가 부족했다는 것을 기나긴 겨울을 지내본 사람은 알 것이다따뜻한 봄은 반드시 온다는 것을 경험하고 나서야정확히 깨닫고 알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게 되어 있다힘든 일도 슬픈 일도 괴로운 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닿고 싶은 곳/최문자

닿고 싶은 곳/최문자 나무는 죽을 때 슬픈 쪽으로 쓰러진다.늘 비어서 슬픔의 하중을 받던 곳그쪽으로 슬픔의 방향을 정하고 서야꽉 움켜잡았던 흙을 놓는다. 새들도 마지막엔 땅으로 내려온다.죽을 줄 아는 새들은 땅으로 내려온다.새처럼 죽기 위해 내려온다.허공에 떴던 삶을 다 데리고 내려온다.종종거리다가입술을 대고 싶은 슬픈 땅을 찾는다. 죽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서 있다.아름다운 듯 서 있다.참을 수 없는 무게를 들고정신의 땀을 흘리고 있다. * 최문자(1943년 서울 생) 1982년 등단.시집外

십일월/쓸쓸한삽화/바람의 머리카락/홍성란

십일월/홍성란 사람은 두고 마음만 사랑할 수 있을까널 사랑한 게 아니라 네 마음을 사랑했다고 가을도 다 지난 산언덕가끔 지는가랑잎 널 보내고 네 마음 다시 그립다고먼 파도소리처럼 살 비비는 가랑잎 떼와 오백 년 그 너머 歌人에게말해줘도좋을까   쓸쓸한 삽화/홍성란 사랑받지 못하여도사랑할 수 있으므로고단한 속눈썹은들꽃을 만나러 간다이름도 풍화해버린풀잎 같은 꽃들을 서러움의 뒷모습은어떤 빛일까 어떤 몸짓일까귀 먼 너에게다시 묻지 않으리길이 든 영혼 호올로사랑 할 수 있으니 공허한 목소리가억새처럼 흩날린다안개 내린 11월에온몸을 수장하고풍어도 눈먼 사랑을놓아준다 놓아준다   바람의 머리카락/홍성란 대추 꽃만한 거미와 들길을 내내 걸었네잡은 것이 없어 매인 것도 없다는 듯날개도 없이 허공을 나는 거미 한마리가고..

법정 스님의 8가지 명언

법정 스님의 8가지 명언 1.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자신의 속 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또 물어야 한다.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2.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3.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다음 순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지금이 바로 그때이지 시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4.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

실비아 플라스의 시

유아론자의 독백/실비아 플라스 나?나는 혼자 걷는다,자정의 거리가발아래서 빙빙 회전한다,눈을 감으면이 꿈꾸는 집들은 모두 사라진다.내 기분에 따라박공벽 위로 천상의 양파 같은 달이높이 걸려 있다. 나는멀리 감으로써집을 오그라뜨리고나무를 축소한다. 내 표정이 띠는 염격함은자신이 어떻게 작아지고,웃고,입 맞추며, 술에 취하는지 알지 못하고,내가 눈을 깜박이기라도 하면죽게 될 것임을 상상하지 못하는꼭두각시들을 허공에 매달아놓는다. 나는 기분이 좋을 때풀잎에 녹색을 부여하고하늘을 파랗게 꾸미며, 태양을황금빛으로 만든다.하지만,기분이 우울할 때,나는색깔을 거부하고 꽃의 자태를금하는절대 권력을 지닌다. 나는 네가 생생하게 내 곁에나타나는 것을 안다.내 머릿속에서 네가 나온 것임을 부인하며,육체가 실재함을 증명하기에..

홀로 존재하는 법 - 법정스님

'낮꿈' / 박항률  홀로 존재하는 법 - 법정스님 때때로 홀로 존재하고 싶은 깊은 속 뜰의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한 며칠 일도 다 때려 치고 내 행동 범위도 최소한의 것으로 한정시킨다. 사람들을 만나거나 아니면 핸드폰, 전화 벨 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행여 TV를 켜거나 신문 보는 것 조차 번거로워 잠시 접어 둔다. 이른 새벽 도량석 돌며 뒷 산 깊숙이 까지 들어가 보기도 하고 예불이 끝나도 호젓하게 부처님 전에 앉아 그저 홀로 존재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도 한다. 될 수 있다면 먹는 음식도 소박하면 좋겠고, 군것질도 끊고 나면 속이 비어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야말로 입에는 말이 적고, 마음에는 일이 적고, 뱃속에는 밥이 적을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배려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외로움이..

나도 그의 맑은 우물이 되고 싶네/김영남

나도 그의 맑은 우물이 되고 싶네 /김영남 사람이 누구에게 오래 머물다 가면메울 수 없는 우물이 생기는가 보네.그 우물에선 맑은 물이 샘솟는가 보네.그곳에선 달이 뜨고,향기가 찰랑찰랑하네.내려다보면 무뚝뚝했던 내가 쳐다보고 있네.나는 거기를 향해 돌멩이를 한번 힘껏 던져보네.던지니까 나와 물이 동시에 깨져 버리네.깨진 우물은 시간이 흐르니까 다시 아무네. 그가 나에게 남긴 우물,그가 그리울 때면나는 예서 물을 떠 목을 축이며 산다네.

삶의 기술 중에서 (에픽테투스)

받아들이기 삶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 일들은 대부분 그대의 기대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주위를 돌아보라.그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그대는 그것들에 상처받고 슬퍼하고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낀다. 그대가 처한 환경 역시 그대의 기대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또한 다른 사람들은 그대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생각대로 행동한다.   그러므로 그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것들에 대해 실망하거나 슬퍼하지 말라,그것들은 그대와는 무관한 것이다. 그것들로부터 거리를 두라.자신이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고 해서 남을 원망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원래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그대에게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여라.  눈을 뜨라,그대에게 일어나는 일들의 겉모습에 속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