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53

부활하신 그리스도[48]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그리스도의 부활」(부분) 부활하신 그리스도 그리스도교에서 부활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 사건을 가리킨다. 부활을 전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는 4대 복음서이다. 복음서에는 안식일 아침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예수가 부활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을 시작으로 이후 승천에 이르기까지의 행적이 기록되어 있으며 화가들은 성서의 이 내용을 근거로 성화를 그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리스도가 무덤에서 되살아난 순간을 그린 그림은 1000년 이전에는 그려지지 않았으며 그 이후에도 필사본에서만 간간히 그려졌을 뿐 대형 그림에서는 14세기 이후에서야 부활하신 예수님 모습이 등장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인 피에로 델라 프란치스카(Piero della Fra..

그레고리오 1세 대교황[49]

주르바란「성 그레고리오」(부분) 그레고리오 1세 교황 베드로는 제1대 교항이다. 베드로 이후 오늘날 까지 총 305명의 교황이 탄생했다. 그중 그레고리오라는 이름은 베네딕토와 함께 총 16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교황들이 선택한 이름이다. 그중 그레고리오 1세 교황(재위 590~604)은 '위대한"이란 칭호가 붙은 대교황이다. 그는 성 암브로시오, 성 아우구스티누스, 성 예로니모와 함께 가톨릭 교부의 4대 교부이기도 하다. 가톨릭 교회를 받치는 가장 위대한 성인 중 한 분인 것이다. 그레고리오 1세 대교황은 특히 교회미술에서 중요한 분으로 꼽힌다. 그는 6세기 말 교회에서의 회화적 표현을 반대하던 사람들에게 신자들이 글을 읽거나 쓸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을 교화시키려면 그림이 필요하다면서 '글을 읽을 수 있..

성녀 마르가리타[46]

라파엘로「성녀 마르가리타와 용」(부분)1518,패널에 유채,빈,미술사 박물관 성녀 마르가리타 꽃 이름이자,피자 이름이기도 한 마르가리타라는 이름의 성녀는 여러 명이 있지만 그 중 4세기경 소아시아의 안티오키아에서 살았던 분이 가장 유명하다. 초기 박해 시대의 성인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이 성녀의 이야기 역시 이 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마르가리타의 부친은 이교도의 제사장이었으나 그녀는 신심 깊은 유모에 의해 그리스도 교육을 받으며 자랐으며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이유로 부친에게서 쫓겨나 유모와 함께 양을 치며 살았다고 한다. 마르가리타가 15살쯤 되던 어느 날 초원을 지나가던 올리브리오라는 총독이 아름다운 마르가리타를 보고 한눈에 반하여 아내로 맞을 생각을 했다. 총독은 소녀가 그리스도 교인이라는 사실을 ..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과 성 바르톨로메오[45]

미켈란젤로「최후의 심판」537~41,12.7×12.2cm,바티간,시스티나 경당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과 성 바르톨로메오 성 바르톨로메오에 관해서는 에서 열두 제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는 언급이 있을 뿐 그 이상의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승에 따르면 바르톨로메오는 인도로 건너가 하느님 나라를 알렸고, 인도의 왕과 공주를 비롯하여 그곳 사람들을 그리스도인으로 개종 시키다가 살가죽이 벗겨지는 참혹한 형벌로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바르톨로메오가 등장하는 대표적인 그림은 미켈란젤로의 이다. 위의 그림을 보면 종말의 날 그리스도가 인류를 심판하기 위해 구름을 타고 등장한다. 예수님의 오른쪽에는 성모님이 계시고 좌,우에 12사도와 많은 성인들을 비롯하여 천국에 오른 영혼들이 그려져 있다. 그 아래쪽에는 천사들이..

성 안토니오 은수자[44]

히에로니무스 보스 「성 안토니오 은수자의 유혹」(부분),1505~06,리스본,국립고대박물관 성 안토니오 은수자 성 안토니오 은수자(251~356추정)는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1195~1231)와 동명인으로 두 사람 사이에는 천년의 간극이 있다. 이집트 북부의 고마에서 부유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그가 스무 살쯤 되었을 때 부친은 많은 재산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나라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9,21)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안토니오 성인에게는 성경의 이 구절이 마음 깊이 와 닿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성경말씀대로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준 후 사막으로 들어가..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43]

도나델로「성모마리아와 성 안토니오」1446~53,파도바,성 안토니오 대성당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성 안토니오(1195~1231)는 포르투칼의 리스본에서 태어났다. 원래 이름은 페르난도이며 어린 시절 고향인 리스본의 대성당 부속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후 코임브라의 성 십자가 수도회로 옮겨 8년간 수도회 생활을 하며 신학을 공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안토니오에게 운명의 순간이 찾아왔다. 1220년 아프리카의 모로코에서 무슬림에 의해 순교 당한 프란치스코회 수도자의 유해가 코임브라의 성 십자가 수도회 성당에 도착한 것이다. 그 순간 안토니오는 선교를 떠나 순교하고픈 마음이 불타올라 성 십자가 수도회를 탈퇴하고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했다. 그는 안토니오라는 수도명을 받고 곧바로 선교를 위해 마로코로 떠났다. 하..

성 안토니오의 빵[42]

작자미상「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 안토니오」개인 소장 성 안토니오의 빵 어느 날 한 수련생이 안토니오 성인이 직접 필사한 아끼던 책을 훔쳐 달아났다. 그가 강을 건너려던 찰나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왔으며 강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책을 되돌려 주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수련생은 즉시 되돌아가 훔친 책을 원래 자리에 놓았다. 안토니오 성인께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달라고 청하면 들어 주신다는 믿음은 바로 이 일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외출해야 하는데 핸드폰이나 자동차 열쇠 등이 눈에 띄지 않으면 나는 "안토니오 성인님 찾아주세요~"라고 살짝 도움을 청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안 보이던 물건이 눈에 들어온다. 나에게 안토니오 성인은 물건을 찾아 주시는 참 고마운 성인이시다. 오래 전 피사에서 유학하던 시절 우리..

성녀 엘리사벳 씨튼(2)[55]

스톤하우스 내의 성녀 기도방,에미츠버그 성녀 엘리사벳 시튼은 이탈리아에서 남편을 잃었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얻었다. 가톨릭 신앙을 가지게 된 것이다. 미국으로 돌아온 엘리사벳은 1806년 6월 20일 개종했다. 그녀는 자신을 박해는 프로테스탄트 친척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뉴욕을 떠나 볼티모어를 거쳐 에미츠버그에 도착했다. 남북전쟁의 전쟁터였던 게티츠버그 근처다,1809년 3월 25일 에미츠버그의 수도원에서 청빈,정결,순명을 서원했으며 이때부터 마더 씨튼으로 불렸다. 씨튼 수녀회가 창설된 것이다. 그녀의 나이 35세였다. 각지에서 온 열한 명의 수녀가 스톤하우스에서 공동생활을 시작했다. 이 무렵 엘리사벳은 올케이자 절친이었던 레베카와 큰딸 안나를 잃었다. 안나는 이탈리아 여행 중 남편의 생애 마지막 ..

엘리사벳 씨튼(1)[54]

한진섭 「엘리사벳 씨튼 성녀와 소녀」(부분) 인간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가족의 죽음일 것이다. 미국 최초의 성녀 엘리사벳 씨튼은 부모,자식,남편 등 가족을 잃는 고통을 겪었다. 인간적으로 보면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녀는 사랑하는 자식과 남편의 죽음까지도 주님께 온전히 맡기며 고통을 은총으로 승화시켰다. 엘리사벳 씨튼은 1774년 미국 뉴욕시에서 태어나 세살 때 어머니를 잃었다. 당시 그녀에겐 언니와 갓 태어난 동생이 있었다. 어머니가 사망한 지 1년 후 부친은 샬롯 에밀리아 바클리라는 여성과 재혼했다. 새엄마의 외가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가문이었으니 미국 최고의 명문가 출신이었다. 씨튼의 부친은 외과의사로 뉴욕시의 첫 보건소장을 지낸 천재 의사였다. 엘리사벳이 네살 되던 해 동생이 사..

안나와 요아킴[53]

조토 「요아킴의 꿈」1302~05,프레스코 벽화,파도바,스크로벤니 경당 안나와 요아킴은 성모 마리아의 부모다. 이들의 이야기는 성경에서는 언급하지 않으나 이 전하고 있다. 나자렛 출신 요아킴은 베들레헴 출신의 안나와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한 지 20년이 지나도록 자식이 없었다. 부부는 자식을 주신다면 하느님께 봉사하면서 살겠노라고 기도했다.어느 축제날 요아킴이 예루살렘 성전에 제물을 바치려 하는데 사제가 "자식이 없는 자는 대를 잇지 못한 자로서 하느님의 벌을 받았으니 제물을 바칠 수 없다."라며 쫓아버렸다. 요아킴은 집에 돌아갈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자신의 목동들이 있는 들판으로 갔다. 며칠 후 빛이 가득한 천사가 나타나 그에게 말했다. "나는 주님이 보낸 천사다. 네 기도를 하느님께서 들으셨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