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53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52]

도메니코 베카푸미「오상을 받는 성녀 가타리나」(부분) 시에나의 성녀 가카리나(1347~80)는 이탈리아의 시에나에서 부유한 가죽염색업자 베닌카사의 스물다섯자녀 중 스물네 번째 딸로 태어났다. 여섯 살 때 도미니코 성당 위에서 성인들에게 둘러싸여 옥좌에 앉아 있는 예수님이 그녀를 축성하는 환시를 본 후 예수님께 자신을 봉헌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성인들의 생애를 접하다 보면 보통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낸 분들이 많다. 이들은 하느님에 의해 특별히 준비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가타리나의 경우 사랑하는 언니와 동생이 사망한 후 빵과 생야채,물만을 섭취하는 금욕생활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지속했다고 하니 그녀 역시 범인과는 다른 삶을 산 것 같다. 이 무렵 그녀는 세속에 ..

공주를 구한 성 제오르지오[51]

라파엘로「성 제오르지오와 용」 1505~06,워싱턴,내셔널갤러리 괴물에게 희생 제물로 바쳐진 공주의 목숨을 백마 탄기사가 나타나서 극적으로 구해주었다는 성 제오르지오의 일화는 한 편의 동화를 연상시킨다. 로마제국의 기사였던 제오르지오는 박해가 극심했던 디오클레시아누스 황제 시절인 303년 순교했다. 제오르지오의 영어식 이름은 조지로서 매우 흔한 이름이니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은 성인이라 할 수 있으며 미술 작품 중에도 이 성인을 그리거나 조각한 작품들이 많다. 로마제국의 행정관이었던 제오르지오는 카파도키아출신으로 리비아에 속한 실레네라는 도시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발령을 받았다. 이 도시 근처에는 바다처럼 넓은 호수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포악한 용이 출몰하여 도시민 전체가 피난을 갔는가 하면,도성에도 나..

엠마오에서의 저녁 식사[50]

야코포 폰토르모「엠마오에서의 저녁 식사」(부분) 루카복음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일요일 제자 두 사람이 엠마오로 가던 중 예수님을 만난 일화를 전한다. 제자들은 부활한 스승과 바로 옆에서 걷고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고 기술하고 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읽기만 하여도 위로가 되는 성경 구절이다. 이들은 여관에 들어가 예수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그들과 식탁에 앉으셨을 때,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 순간 예수님은 사라지셨다. 야코포 폰토르모「엠마오에서의 저녁 식사」1525년 제작, 240×173cm,캔버스에 ..

성녀 루치아[41]

주르비란 「성녀 루치아」1635-40,104×77cm, 캔버스에 유채,워싱턴,내셔널 갤러리 "창공에 빛난 별 물 위에 떠올라(...)산타 루치아,산타 루치아~" 이 아름다운 나폴리 칸소네 덕에 산타 루치아는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눈이 잘 안 보이면 산타 루치아를 연발한다. 그녀가 눈의 수호성인이기 때문인데 루치아가 눈의 수호성인이 된 것은 "빛(Lux)"이라는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위의 표지에 소개된 성녀 루치아의 모습은 바로크 시대 스페인의 거장 주르바란의 그림으로 한 손에는 순교의 상징인 종려나무가지를 다른 손에는 접시를 들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접시에 눈알이 담겨 있다. 화가는 성녀의 상징인 빛을 강조하기 위함인 듯 배경을 검게 처리하였고 팔마가지와 눈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