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리고 시

삶이란/민병도

모든 2 2023. 5. 1. 13:55

 

 

삶이란/민병도

 

풀꽃에게 삶을 물었다

흔들리는 일이라 했다

 

물에게 삶을 물었다

흐르는 일이라 했다

 

산에게 삶을 물었다

견디는 일이라 했다

 

 

 

"삶이란

빈 그릇에 음식을 담아내는 일, 때로는 펄펄 끓는 육수를 담다가도

어느새 오이 냉국에 얼음 둥둥 띄우는..."

 

- 민병도 대담 중에서.. -

 

 

 

만신창이의 노래/민병도

 

내가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길바닥에 쓰러졌을 때

맨 먼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고

 

차들이 밟고 지나가고

덩달아 새들도 짐승들도 구름도

짓밟고 지나갔다. 이윽고

 

내 자신의 혼령이 밟고 지나가고

다만 한 떨기 풀꽃만이

나를 어루만져 주었다

 

 

 

"소리도 적막도 없는 그리운 그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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