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민병도
풀꽃에게 삶을 물었다
흔들리는 일이라 했다
물에게 삶을 물었다
흐르는 일이라 했다
산에게 삶을 물었다
견디는 일이라 했다
"삶이란
빈 그릇에 음식을 담아내는 일, 때로는 펄펄 끓는 육수를 담다가도
어느새 오이 냉국에 얼음 둥둥 띄우는..."
- 민병도 대담 중에서.. -
만신창이의 노래/민병도
내가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길바닥에 쓰러졌을 때
맨 먼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고
차들이 밟고 지나가고
덩달아 새들도 짐승들도 구름도
짓밟고 지나갔다. 이윽고
내 자신의 혼령이 밟고 지나가고
다만 한 떨기 풀꽃만이
나를 어루만져 주었다
"소리도 적막도 없는 그리운 그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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