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도우미

헨리 나웬의<상처 입은 치유자>중에서

모든 2 2020. 8. 19. 07:08

어느 날 한 젊은 탈주범이 적의 눈을 피해 어느 작은 마을에 들어갔다. 그 마을 사람들은 그를  친절하게 대했고,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러나 탈주병을 찾으러 온 병사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탈주병의 행방을 묻자 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병사들은 동이 트기 전에 탈주병을 내놓지 않으면 마을에 불을 지르고 모조리 사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사제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탈주병을 적의 손에 넘겨줄 것인가,아니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게 할 것인가,사제는 해결책을 얻기 위해 자기 방에 들어가 동이 트기 전까지 기도하며 성경을 읽었다.드디어 새벽녁이 되어 사제는 성경을 넘기다가 우연히 이 구절을 발견했다.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

 

  사제는 성경을 덮고 병사들을 불러 탈주병의 은신처를 알려주었다. 탈주병이 끌려가 살해당한 뒤,마을에서는 사제가 마을 사람들을 구했다고 잔치를 베풀었다. 그러나 사제는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고, 슬픔에 잠긴 채 자기 방에 남아 있었다. 그날 밤 천사가 사제에게 나타나 "당신은 무엇을 하였소?" 라고 물었다. 그가 "탈주병을 적의 손에 넘겨주었습니다."라고 대답하자,천사는 다시 "당신은 메시아를 넘겨준 것을 모르는가?"라고 물었다. 그 탈주병이 메시아인 줄 어찌 알겠느냐는 사제의 변명에 천사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성경을 읽는 대신에 단 한번이라도 그 소년을 찾아가 그의 눈을 응시했더라면 그 사실을 알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