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키스 / 장옥관 물이 빚어낸 꽃이 나비라면 저 입술, 날개 달고 얼굴에서 날아오른다. 눈꺼풀이 닫히고 열리듯 네게로 건너가는 이 미묘한 떨림을 너는 아느냐 접혔다 펼쳤다 낮밤이 피고 지는데 두 장의 꽃잎 잠시 머물렀다 떨어지는 찰라 아, 어, 오, 우 둥글게 빚는 공기의 파동 한 우주가 열리고 닫히는 그 순간 배추흰나비 粉가루 같은 네 입김은 어디에 머물렀던가? - 시집『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 젊은 남녀는 만난 지 평균 일주일이면 키스를 감행한다고 한다. 첫 키스까지 걸리는 시간이 한 달을 넘는 경우는 드물고 그럴 땐 오히려 주위의 조롱이 되기도 하는 세상이다. 푸른 시절 모든 사랑의 단계들이 신비롭고 조심스럽기만 해서 손 한번 잡는데도 몇 달이 걸리곤 했던 선도 높은 두근거림은 이제 오간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