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간 / 김은숙 문학시간 / 김은숙 며칠 후로 2 학기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공부는 하지 않겠다던 일민이까지 '선생님 규장전이 뭐예요?' 하며 질문을 해오는 문학 시간 곧이어 장난처럼 해온 질문 '선생님 문학이 뭐예요?' 아 문학이 뭐냐고 물었구나 문학을 가르치는 시간 문학을 배우는 시간 갑자기 나..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5.12
슬퍼할 권리 / 노혜경 슬퍼할 권리 / 노혜경 슬퍼할 권리를 되찾고 싶어. 잔잔하게 눈물 흘릴 권리 하며, 많은 위로를 받으며 흐느껴 울 권리, 핑핑 코를 풀어대며 통곡할 권리. 지나친 욕심일까― 그러나 울어 보지 못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아니야 울고 싶은 마음조..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5.12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 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5.12
좀팽이처럼 / 김광규 좀팽이처럼 / 김광규 돈을 몇 푼 찾아가지고 은행을 나섰을 때 거리의 찬바람이 머리카락을 흐트려 놓았다 대출계 응접 코너에 앉아 있던 그 당당한 채무자의 모습 그의 땅을 밟지 않고는 신촌 일대를 지나갈 수 없었다 인조 대리석이 반들반들하게 깔린 보도에는 껌자국이 지저분했고 ..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5.12
세상이 달라졌다 / 정희성 세상이 달라졌다 / 정희성 세상이 달라졌다 저항은 영원히 우리들의 몫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가진 자들이 저항을 하고 있다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저항은 어떤 이들에겐 밥이 되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되었지만 우리 같은 얼간이들은 저항마저 빼앗겼다 세상은 확실히 달라..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5.12
밥 / 정진규 밥 / 정진규 이런 말씀이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이젠 겨우 밥이나 좀 먹게 되었다는 말씀, 그 겸허, 실은 쓸쓸한 安分, 그 밥, 우리나란 아직도 밥이다 밥을 먹는게 살아가는 일의 모두,조금 슬프다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 어머니께서도 길떠난 나를 위해 돌아오지 않는 나를 위해 언제나 ..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카프카의 집/ 황학주 카프카의 집/ 황학주 프라하 성 뒷길, 카프카는 연금술사들이 주거했던 울긋불긋한 좁은 골목에 살았다 막다른 유리 골목 밤 새워 비금을 데워 금을 새기는 카프카의 독신 주택은 골목 쪽으로 일제히 굴뚝을 단, 충직한 고독이 연금술을 가르치는 작은 집들에 끼어 있었다 가래를 끓이며 ..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시인이 된다는 것/ 밀란 쿤데라 시인이 된다는 것/ 밀란 쿤데라 시인이 된다는 것은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그 다음 처음으로 셈을 해보는 것, 그 전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 왜냐하면 삶이라는 셈이 그대에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낮게 계산될 수 있..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금년에 봄은 어떻게 왔는가/ 박순원 금년에 봄은 어떻게 왔는가/ 박순원 야로밀, 요즘 내가 읽는 소설의 주인공이다 체코 아이다 금년에 봄은 어떻게 왔는가? 그 아이의 작문 숙제 제목이다 뭐라고 썼을까? 곱상하고 자만심이 강해 왕따를 당하던 그 아이는 뭐라고 했을까? 작문 선생님은 왜 이런 숙제를 내주었을까? 당시 체..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바람을 피우다 / 정끝별 바람을 피우다 / 정끝별 오랜만에 만난 후배는 기공을 한다 했다 몸을 여는 일이라 했다 몸에 힘을 빼면 몸에 살이 풀리고 막힘과 맺힘 뚫어내고 비워내 바람이 들고 나는 몸 바람둥이와 수도사와 예술가의 몸이 가장 열려 있다고 했다 닿지 않는 곳에서 닿지 않는 곳으로 몸속 꽃눈을 끌..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