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감춰진 그 마음] 67

빼앗긴 분노

빼앗긴 분노 /한승구 정의가 힘의 논리에 따라 달라지고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이 달라지고 소박한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사라져 가는 세상 사람 간에 자리하던 온정과 평화는 사라지고 대립과 불신으로 지난한 질곡의 역사를 쓰고 있는 세상 어쩌다가 작은 것에서 만족과 행복을 갖고자 하는 것이 가질 수 없는 욕심이 되어 버린 것일까. 분노가 깊어지면 슬픔이 되고 깊은 슬픔은 좌절을 안겨 주고 분노해야 할 이유에 분노할 수 없는 현실이 우리를 절망케 하지만 용기라는 긍정의 힘으로 무기력함을 극복하여 분노라는 에너지를 되찾아야 하고 정을 나누던 이웃을 다시 찾고 우리가 누리던 희망을 되찾아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의 존재로 회귀할 수 있는 길임과 동시에 각자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영위할 수 있는 길임을 명확히 깨닫길..

종속의 삶

종속의 삶 /한승구 첨단의 과학 문명이 안겨 준 편리함 속에 인간성 상실의 재앙이 담겨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있을까. 광속의 정보를 누리는 이면에 누군가의 인격과 나의 존엄을 한 순간에 나락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는 위험이 디지털 문화의 폐해이자 편리함을 얻은 댓가다. 광속의 정보는 인간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급함과 초조함 속으로 몰아 넣고 있었다. 여유를 잃어 가는 문명사회 사람 간의 거리는 멀어져만 가고 기계 문명에 물들어 가는 현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조금 느릴지라도 아날로그 시대의 여유를 되찾는 일이 아닐까. 한 해의 계획을 느림의 철학과 인간성 회복을 화두로 삼아 내면의 자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가.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

섬이 된 삶

섬이 된 삶 / 한승구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한 해의 꿈을 꾸고 계획해 보는 새해. 그러나 불행히도 스스로를 울타리 속에 가두어야 하는 삶이자 하나의 고립된 섬이 되어 가는 삶이 현실이 되고 있다. 신뢰라는 다리가 없이는 소외된 섬으로 남겨지는 삶. 각자의 영토로부터 저항도 없이 쫓겨나 무기력한 우리의 삶은 그렇게 고립된 섬이 되어 간다. 열정을 삼켜버린 그 섬에선 미래를 꿈꿀 수 없고 희망은 사치가 되고 허무와 절망으로 일그러진 우리의 삶이 꿈을 꾸어야 할 새해 조차 가두어 버린 섬.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

자각

자각 / 한승구 세상이 나답지 못한 사람들로 가득하니 혼돈과 무질서가 횡횡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나다운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던 지난 시절이 있었고 그랬기에 우리는 지금과 같은 풍요를 누리며 살 수 있었다는 확신에 찬 믿음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나다움을 갖고 살았는가를. 나다움을 버리면 개인의 삶도 세상도 질서를 잃고 혼돈을 불러들입니다. 나다움을 잃는 근본적인 원인은 탐욕과 욕심으로부터 나를 지켜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둘러보십시오. 우리의 주변에 나답게 사는 사람의 삶과 나답지 않게 사는 사람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어떤 교훈이 있는지를 자각해야만 할 시점입니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광야에 부는 바람

광야에 부는 바람 / 한승구 양분된 지평선에 가슴을 베이고 엄동설한 광야에서 알몸으로 마주한 시련의 나날 깊고도 긴 밤을 지키고 있어도 분노와 좌절로 고갈된 영감을 뮤즈인들 어쩌리 붓끝으로 살아온 평생 그 순수한 광끼는 누군가의 탐욕이 일으킨 협잡의 칼바람 앞에 힘 없이 흩어지고 말았다. 오늘도 여전히 광야에 칼바람은 불고 좌절과 절망과 슬픔도 사치라 여기며 온 몸으로 막아 설 밖에.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서 후학지도를 하며 작업 중이다.

화가의 시선

화가의 시선 / 한승구 좌절과 절망과 분노라는 거대한 격랑에 휩쓸리는 동안 감성의 창을 걸어 잠근 채 지내온 날들이 너무도 길었다. 먼지가 쌓인 채로 널부러진 화구들. 예측할 수 없는 자화상을 꿈꾸며 화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백색의 캔버스. 익숙한 크레핀 향은 사라지고 통한을 머금고 뿜어 낸 담배 냄새로 켜켜이 쌓인 공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단순한 진리에 기대고 있는 사람들과 나. 이제 모두 지쳐가고 있다. 오랜만에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시련을 이겨낸 초록의 물결이 찬연한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시련 없는 성장은 없다.'라며 위안으로 삼을 그 무엇도 없어 붓질이 멈추어 버린 적막한 화실 공간에서 혼자 되뇌어 본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사고의 오류

사고의 오류 / 한승구 파도를 일으키는 건 바람이지만 바람이라는 본질을 읽지 못하면 파도의 본질을 알 수 없다. 사고의 오류는 그렇게 시작 된다. 사고의 오류는 판단의 오류를 범하게 되고 오류가 쌓이면 진실로부터 멀어지고 결국엔 비뚤어진 오류가 보편적 상식이 되고 만다. 그것이 몰이해와 편협한 사고가 부르는 결과다. 지금 우리가 범하고 있는 오류는 무엇일까. 혹시 미래를 간과한 채 눈앞의 현상에 끌려 다니며 본질을 망각한 현실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류로 얻어진 상식에 매몰되어 본질로부터 멀어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심오하게 던져 보아야 할 질문이 아닌가 싶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길에서 만난 진리

길에서 만난 진리 /한승구 사람들은 명예와 물질에 혹은 개인적 바람에 대한 지나친 욕심으로 스스로 만든 굴레 속에 갇혀 산다. 그러면서도 욕심을 비워내지 못한 용기의 부재를 탓하기에 앞서 진정성 없는 푸념을 습관처럼 꺼내곤 한다. 나 역시 그들의 반열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 사람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건데 타협이나 편승하는 것에 서툴렀을 뿐 나는 나대로의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것을 미화된 말로 예술가의 자존심이라 했건만 어쩌면 열등감이었거나 가식이 아니었을까. 그것이야말로 이율배반을 합리화한 자아의 갈등이었고 비워낼 수 없는 욕심이 아니던가. 이제야 비움으로 해방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아간다. 예술이 인간이 가진 원초적 기질이자 본능적 욕구 중의 한 단면에 지나지 않듯 예술가의 현..

하늘에 보내는 편지

하늘에 보내는 편지 /한승구 서로가 가진 이상이 다르면 대화의 벽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상이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고 인간은 태생 자체가 외로운 존재다. 하여 자신의 실체를 감추거나 내려 둔 채 무의미한 대화에 끼어들기도 하고 소통과 배설의 방법을 제각기 만들어 간다. 나는 소통의 방법으로 글쓰기를 한다. 굳이 타자와의 억지스런 소통을 찾을 이유가 없어 좋다. 수취인이 없는 편지처럼 언제나 나에게만 남아 있는 노트. 나는 그 노트를 하늘에 보내는 편지라 명명한다. 그리고 거침없이 순간의 감정들을 남긴다. 보아 줄 이가 없으니 꾸밈도 거짓도 더할 이유도 없다. 다 큰 사내의 치기어린 글도 치부를 드러낸 글도 비밀스런 글까지도 용서가 되기에 세상 어떤 사람보다 편안하게 나를 비워 낼 ..

사람이 그리운 사람

사람이 그리운 사람 / 한승구 삼고초려 三顧草廬.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千萬買隣. 언뜻 생각하기에 이 둘의 의미가 비슷하게 보일 수 있겠으나 확연히 다른 본질을 가졌다. 전자는 필요로 하는 사람을 정성을 들여 모신다는 것 즉, 도움이나 조력자로서의 필요에 의한 조건적 관계라 하겠으며 후자는 인생의 도반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과 가까이 하기 위해 어떤 조건도 없이 스스로 찾아가는 경우다. 남북조시대의 관리였던 송계아와 여승진이라는 사람의 관계에서 비롯된 고사성어가 연륜이 더해갈수록 명구로 다가온다. '송계아' 아마도 그는 사람이 절실하게 그리웠나보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은 사람다운 사람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며 거기에 조건이란 있을 리 없다. 그리운 사람을 찾은 송계아가 부럽고 한편으로는 여승진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