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 부는 바람 / 한승구
양분된 지평선에 가슴을 베이고
엄동설한 광야에서 알몸으로 마주한 시련의 나날
깊고도 긴 밤을
지키고 있어도
분노와 좌절로 고갈된 영감을
뮤즈인들 어쩌리
붓끝으로 살아온 평생
그 순수한 광끼는
누군가의
탐욕이 일으킨
협잡의 칼바람 앞에 힘 없이 흩어지고 말았다.
오늘도 여전히
광야에 칼바람은 불고
좌절과 절망과 슬픔도
사치라 여기며 온 몸으로 막아 설 밖에.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서 후학지도를 하며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