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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한승구 화백 인터뷰]

[서당 한승구 화백 인터뷰] “내 작품이 어딘가에서 소중한 가치로 존재하면 그게 보람” 입력 : 2013-04-06 13:38:07 “혼탁한 도시에 염증을 느껴 산골에 조촐한 작업실을 마련했어요. 조용한 산골에서 작업에만 빠져 살다보니 지금은 산사람 다 됐습니다” 1993년부터 10여 년 동안 운영한 동국불교고미술연구원 생활과 미술갤러리까지 정리하고 홀연히 경남 고성의 한적한 산골로 들어가 몇 년째 미술작업에만 몰두하며 지내고 있는 서당 한승구 화백을 만나 예술가로의 삶과 미술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술이란 것이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창조성에 그 가치를 둔다고 할 때 예술적 에너지는 무한한 지평을 열어 갈 수 있습니다” (질문)화가로의 삶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한..

관심있는... 2023.03.18

향기로운 사람들/한승원(소설가)

향기로운 사람들/한승원(소설가) “상기네 할머니가 올해 아흔네 살인데, 아들하고 며느리한테 자꾸 굿을 해달라고 한다네요. 밤이면 검은 갓에 검은 도포 입은 얼굴 새까만 남자가 자꾸 어른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그 할머니 노망났을까?” 아내가 이 말을 한 지 열흘쯤 뒤에 새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상기네 할머니가 낮잠을 자다가 문틈으로 거실을 내다보면, 아들과 며느리가 들에 나갔다가 들어와서는 무슨 맛있는 보약인가를, 당신한테는 주지 않고 자꾸 마신 모양이어요. 속이 상한 상기네 할머니는, 아들과 며느리가 들에 나가고 없는 새에, 그들이 하는 대로 그 맛있는 것을 뜨거운 물에 타서 하루 서너 차례 마신 것이어요. 그것이 뭣이냐 하면 믹서 커피라… 그 사실을 알아차린 상기네 아버지가..

관심있는... 2023.03.15

숲으로 가는 길/정영자

숲으로 가는 길 나무들이 알몸으로 서 있다 감출 것도 비밀도 하나 없이 바람에 눈에 빗물에 안개에 얼굴을 씻고 영혼을 씻는다 한 해가 저물고 한 세기가 저물고 천년 만년이 저물어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내 알 바 아니라 한다 다만 침묵하며 제자리를 지키며 안으로의 여행을 계속할 뿐 길은 하나밖에 없다고 한다 꿈꾸지 말고 꿈을 이루려 애쓰지 말고 옷이나 벗어라 한다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벌거벗은 그대로 떠나라 한다 세상에 어둠만이 있다면 그 어둠은 어둠이 아닌 빛일 것이니 그대의 어둠속으로 기꺼이 걸어가라 한다. -신현봉의 전문 물가에 잔잔히 퍼지는 파동처럼 숲으로 가는 길에도 파동이 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에너지는 고요히 다가오고 전율하듯 그 힘으로 다시 출발한다. 걸어간다는 것은 ..

관심있는... 2023.02.23

꽃을 읽다/민병도

꽃을 읽다 우수 경칩 다 지나고 이제 완연한 봄인가 싶었는데 갑자기 날씨가 사나워졌다. 꽃샘추위라고 넘기기엔 그 정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나는 화실 담장에 기대어 피던 매화가 걱정이 되어 그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며칠 전부터 한 잎 두 잎 꽃망울을 터뜨리는 모습이 마치 내 마음에 봄을 나누어주는 꽃도장(花印)처럼 여겨져 도무지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꽃들은 일그러지거나 냉해로 인한 상처를 드러내지 않은 채 엷은 햇살을 보듬고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떤 것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환상에 젖기도 하고 어떤 것은 지나간 혹한을 견뎌낸 자신을 대견해하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또 어떤 것은 오늘 만난 이 눈부신 세상을 자축하는 모습이고 어떤 것은 내일을 향해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관심있는... 2023.02.23

침묵을 보다 /미국의 종교학자 마크 C.테일러

"침묵을 듣는다는 것은 당신이 없는 세상을 듣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종교학자 마크 C. 테일러는 부모님의 유품을 정리하다 몇 개나 되는 사진 상자를 찾게 된다. 상자에는 아버지가 찍은 사진들이 다 들어 있었는데, 가족의 스냅사진, 제법 격식을 차린 인물 사진, 가족의 휴일이나 여행을 담은 슬라이드 등 매우 다양했다. 게다가 부모님이 태어나기 전에 누군가가 찍은 출처불명의 사진들도 제법 있었는데, 저자는 그런 오래된 흑백 사진들 속에서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과거의 침묵과 '모든 것의 기원이자 종말인 침묵 너머의 침묵'을 보게 된다. 뭐랄까, '사진예술의 현상학' 혹은 '침묵의 현상학'이라고 부를 만한 그런 각성 체험을 한 샘이다. '사진이 매력적인 이유는 어떤 하나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시간을 고정시키는 ..

관심있는... 2023.02.03

‘빛’을 전하는 在佛 화가 김인중 신부

김태완의 인간탐험 ‘빛’을 전하는 在佛 화가 김인중 신부 “빛을 찾지만, 한 번도 ‘빛의 화가’라 생각한 적 없어”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 “출생 연도는 단기 4273년, 서기 1940년, 昭和 15년… 시대가 우릴 만들어” ⊙ 혜화동 小神學校 미술교사 하다 스위스로 유학, 도미니코 수도회 입회 ⊙ “남들이 제 그림을 추상화라고 하지만 나한텐 사실화” ⊙ “동양화나 서양화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世界畵 그려” ⊙ “제 작품은 한 인간의 표출. 예술은 ‘사건’이 아니라, 삶의 ‘계속’” 金寅中 1940년생. 서울대 미대 및 同 대학원 졸업, 스위스 프리부르대 및 파리 가톨릭대 수학, 도미니코 수도회 사제서품(1974) / 프랑스 파리 거주하며 전 세계 ..

관심있는... 2023.02.01

김인중 신부님 "빛의 노래" 초대전

김인중 신부님 "빛의 노래" 초대전 2021년 12월 14일~2022년 2월 19일(토) 흰물결갤러리 :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150 개관시간 : 월~금 오전 11시-오후 7시, 토 오전 11시~오후6시, 일 · 공휴일 휴관 입장료 : 무료 예술이란 어둠에서 벗어나 빛으로 향해 가는 끊임없는 과정입니다. 저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세계화를 그리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어쩌면 제 그림이 서양의 추상화 같으면서도 동양의 수목 담채화처럼 보이는 것도 그런 연유일 것입니다. 제 그림은 동양화나 서양화가 아니라 세계화(世界化)입니다. 인간은 이것저것 분별하지만, 빛은 구별없이 온 세상에 내리쬐기 때문입니다. -김인중 신부- "만약 천사들이 그림을 그린다면 그들의 예술은 틀림..

관심있는... 2023.02.01

"김인중 신부, 세잔·마티스·피카소 잇는 빛의 巨匠"

[세잔 전문가 佛 드니 쿠탄, 在佛화가 김인중 비평서 내] "빛을 작품에 통과시킨 21세기 인상파화가" 극찬 金 "나는 그저 거장들과 다음 세대 잇는 작은 다리" 김미리 기자입력 2015.11.10 03:00 "19세기 인상파가 빛을 찾아내 캔버스에 옮겼다면, 빛을 작품에 통과시킨 김인중은 '21세기 인상파' 화가다." 프랑스의 저명 예술사학자 드니 쿠탄(68)이 재불(在佛)화가 김인중(75) 신부를 다룬 비평서 '김인중―획을 통해(selon les ecritures)'에서 김 신부를 "20세기 현대미술 대표 작가인 세잔, 마티스, 피카소를 잇는 거장"이라고 극찬했다. 드니 쿠탄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의 '그라네 미술관' 관장(1980~2008년)을 거쳐 현재 폴 세잔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세계적인 세잔..

관심있는... 2023.02.01

‘나’라는 감옥에 갇히지 말고, 사랑을 열심히 수련합시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입력 : 2023-01-02 20:00:24 ‘나’라는 감옥에 갇히지 말고, 사랑을 열심히 수련합시다 이해인 수녀의 계묘년 새해 메시지 - 광안리 성베네딕도 수녀회에 - 해인글방 둥지 튼 게 1997년 - 세상의 독자들이 보낸 편지 - 글방에 쌓여 작은 역사로 - 새해엔 국제신문 칼럼 연재로 - 독자와 더 폭넓은 소통 예정 무언가 떠오른 듯, 수녀님이 일어서며 말했다. “따라와 보셔요.” 해인글방에 딸린 작은 방에 들어서자 손 편지가 온 방에 가득했다. “편지 방이에요.” 그러고 보니 분홍 종이에 쓴 안내판이 문에 붙어 있다. ‘추억창고 편지글방 - 세월 속에 보물이 된 독자들의 옛 편지’. 시집을 읽고 정성스레 쓴 길고 긴 편지, 팬의 마음을 담은 편지..

관심있는... 2023.01.14

기쁨 발견의 영성

"행복한 종" 김옥순 작 기쁨의 맛/이해인 바람에 실려 푸르게 날아오는 소나무의 향기 같은 것 꼭꼭 씹어서 먹고 나면 더욱 감칠맛 나는 잣의 향기 같은 것 모든 사람을 차별없이 대하고 사랑할 때의 평화로움 같은 것 누가 나에게 싫은 말을 해도 내색 않고 잘 참아냈을 때의 잔잔한 미소 같은 것 날마다 새롭게 내가 만들어 먹는 기쁨 과자,기쁨 초콜릿, 기쁨 음료수 그래서 나는 평생 배고프지 않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날마다 기쁨을 새롭게 발견하고 요리하는 기쁨을 나름대로 표현해 본 시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기뻐하면 큰일날 것처럼 살고 있다고, 특히 신부 수녀들의 표정은 너무 근엄하고 경직되어 있어 가까이 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습니다. '좀 더 웃는 얼굴을 보여달라는 주문도 많이 받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

관심있는... 2023.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