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을 마중 나가는 종착역 한상봉 참 오랜동안 자발적 유폐(幽閉)의 시간을 살았다. 코로나 역병 때문만은 아니다. 자책과 성찰의 시간으로 지난 일 년을 보내면서,굽었던 등위로 싹이 터오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가만히 있기로 했다. 내 의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그분의 뜻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기다렸던 것일까? 아니면 너무 서둘러 시작한 일 때문에 빚어진 상처가 아물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삶이란 성장하는 때가 있으면 매듭을 짓는 때가 있는 법이다. 그 매듭을 옹글게 지어야 대숲을 울리는 나무들처럼 푸른 푯대를 세울 수 있으리라 믿었다. 파주로 이사 온 뒤로 나는 집밖으로 애써 나가려 하지 않았다. 솔직히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이즈음에 말로가 부른 이란 노래를 우연히 접하게 된 것은 이 유폐를 풀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