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일꾼 CATHOLIC WORKER 156

도로시 데이 시성 운동,미국에서 급물살을 타다

도로시 데이 시성 운동,미국에서 급물살을 타다 마크 패티슨 가톨릭일꾼 운동의 공동 창립자인 도로시 데이의 시성추진위는 바티칸 시성성에 보낼 모든 문서가 내년 중으로 준비될 것으로 믿는다. 그것은 비공식적으로는 1997년에 시작되었지만 2002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노력에 정점을 찍을 것이다. 나머지 과정은 주로 바티칸의 손에 달려 있지만 또한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메리놀외방선교회의 출판사인 오르비스북스의 발행인 로버트 엘스버그에 따르면 도로시 데이 시후 얼마 되지 않아 글라렛수도회가 자신들의 잡지을 통해 그녀를 성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엘스버그는 그의 저서(All Saints)에 데이를 포함기켰고,1997년 출판 직후에 그녀가 시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설을 하였다. 1980년대에 도..

도로시 데이 영성센터 2020년 가을호

바람부는 세상에 나 홀로 서있네 한상봉 by Martin Erspemer OSB 오랜 만에 종이 주간지를 읽었다. 통권 678호(2020,8,18).구미가 당기면 단행본이나 모바일 기사를 훓어보는 게 일상인데 어쩌다 활자화된 잡지를 읽게 되었고, 거기서 오래 묵은,그래서 친구 같은 책을 다시 발견했다. ,구라다하쿠조(倉田百三,1891-1943)가 쓴 책이다. 잡지 북리뷰에서 이상한 나라의 책방 대표인 윤성근은 헌책방에서 이 책을 찾는 70대 노인을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1963년 창원사에서 번역출간한 초판본이다. 당연히 이책이 책방에 있을 리 없었다. 그분이 연락처를 남겨두고 떠난 뒤 반년쯤 되어 이 책이 새로 입고된 것을 알고,윤성근은 연락을 취했다. 우편으로 보내드린다고 했지만,부산에 살던 그 손..

김진숙의 꿈

Photo Essay 김진숙의 꿈 장영식 김진숙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 위에서 연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85호 크레인'으로 상징되는 김진숙은 해고 35년을 맞는 노동자입니다. 김진숙은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대하며,2011년 1월 6일부터 11월 10일까지 85호 크레인 위에서 309일 동안 고공 농성을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전 세계의 양심적 지식인들과 노동자들 그리고 시민들이 85호 크레인과 함께 했습니다. 김진숙은 아픕니다. 항암 투병 중입니다. 2년 전입니다. 사워를 하며 병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 이미 스스로가 "아,암이구나"를 느꼈습니다. 그 이전부터 밥맛이 없고,체중이 빠지는 등 기분이 좋지 않은 나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몸에 불쾌한 변화가 생기는 나날이었지만,병원..

어떻게 해야 '신앙인'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신앙인'이 될 수 있을까? 조기동 신앙이란 무엇인가 신앙이란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인간의 전인적인 응답입니다. 온전히 그분을 믿고 그분께 맡기는 것입니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은 실체들의 확증입니다.(히브11,1)우리는 감옥에 갇힌 춘향이와 같습니다. 결과를 알았을 때는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은 불확실합니다. 그래서 춘향이처럼 오직 이몽룡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불확실성과 싸워 이겨야 합니다. "나는 천주교 신자입니다.""하고 말할 때,나는 지성으로 당신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은 나에게 여전히 신비이지만 당신을 향하여 저를 결단하고 저를 맡깁니다."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느님 마음에 들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 나..

오늘날 그리스도께서는 교회 안에서 문을 두드리며,밖으로 나가고자 하신다

Working Church 코로나19 이후 그리스도교 토마시 할리크(Tomas Halik)신부 세계가 병들었다. 나는 코로나19 판데믹뿐 아니라 오늘날 세계적 현상에서 드러나는 우리문명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성경의 용어로 말하자면 '시대의 징표'이다. 그리스도교,대표적인 '세계적 주체'인 보편교회 그리고 신학에 이러한 상황은 어떤 도전을 주고 있는가? 지난해,부활절 직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탔다. 올해 사순 시기 동안 여러 대륙의 수백 수천 개의 교회,유대교 회당과 이슬람교 사원에서는 종교 예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제이자 신학자로서 비어 있거나 폐쇄된 이 교회들을 바라보면서,나는 여기서 하느님의 표징이자 해결과제를 발견했다. 공포를 뛰어넘는 근본적인 개혁의 시기가 온 것은 아닐까. 이렇게 특이..

토머스 머튼,습관적인 신앙에서 예언적 신앙으로

Book Review 토머스 머튼,습관적 신앙에서 예언적 신앙으로 한상봉 코로나19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 재앙이고 퇴치해야 할 전염병이지만,우리 시대의 징표가 무엇인지 확연히 보라는 전갈이기도 하다.초고속 현대문명이 낳은 전 세계적 전파력은 좋은 것도 나르지만 나쁜 것도 실어 나른다. 그리고 ,이제 교회 안에서도 신자들은 '거리 두기'를 해야 하며,어쩌면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야 할 장소가 교회 건축물/공간이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 있다고 넌지시 알려주는 것 같다. 정작 성사가 나누어지는 제대가 교회당 밖에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잉글랜드 성공회 사제인 키스 제임스는 토머스 머튼에 관한 책을 내면서 '그는 자신이 한때 등졌던 세상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발견했고, 이 과정을 통해 은둔 수도자에서 예언..

문익환,그는 누구였을까?

문익환, 그는 누구였을까? 김유철 잠꼬대 아닌 잠꼬대 매년 1월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1994년 1월 18일 그의 급서 소식은 서럽게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게 급히 겨레의 곁을 떠나가서는 안 될 그였다. 26주기를 맞은 올해 그의 추도식에 걸린 '통일의 아버지 늦봄 문익환 목사님을 기립니다.'와 '통일의 햇불 문익환 선배님을 기리며'란 현수막을 보며 다시 한 번 더 '문익환,그는 누구였을까?'란 물음이 가슴깊이 울려왔다. 그의 이름 앞에 붙은 숱한 호칭을 되로 하고 필자에게 가장 살가운 호칭은 시인 문익환이다. 그는 55세의 나이로 첫 시집(월간문학사,1973)를 출간한 이후 모두 7권의 시집을 낸 한국작가회의 전신인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이기도 했다..

비닐과 플라스틱,석유가 없어져야 행복한 나라

비닐과 플라스틱,석유가 없어져야 행복한 나라 박병상 일상은 비닐로 시작된다 요리학원에 등록하는 남성이 많다는데,무슨 재료가 어떤 맛을 내는지 알지 못하는 한 사내가 묵은 김치에 순두부를 넣고 끓여 보았다. 김치와 순부두의 오묘한 '섞어찌개'가 완성될 거라 굳게 믿었는데,웬걸,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사방팔방에 은근한 도움을 청했다. 귀한 친구의 묘방은 라면스프였고,에라, 넣었더니 먹을 만했다. 라면스프는 작은 비닐봉지에 담겼다. 라면도 비닐봉지에 담긴다. 생각하니,라면은 필시 비닐과 함께 제운명을 키운 거 같다. 우리 집 감자를 누가 재배했는지 잘 알던 시절,짚으로 만든 꼬투리에 달걀 한 꾸러미나 반 꾸러미 담아 팔던 동네 구멍가게에선 주전자를 가지고 가야 막걸리를 한 되 퍼 담아 주었다. 아버지 막걸리..

마스크를 챙겨들고 편의점에서 할머니를 기다린다

마스크를 챙겨들고 편의점에서 할머니를 기다린다 심명희 이른 새벽,편의점 옆 캄캄한 골목길에서 할머니가 종이박스를 접고 계신다. 기역자로 굽은 허리와 낡은 털모자가 눈에 익다.오그라든 자그마한 몸집으로 큰 박스를 포개고 묶고 휘청거리며 리어카에 싣는 폐지 할머니,뵐 때마다 건강이 걱정된다. 편의점에서 빵과 두유를 사 드리는 걸로 인사를 대신한다. 코로나19 사태 중이라 한참 동안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걱정했다. "할머니!"하도 반가워서 덥석 안았다. 마침 가방 안에 들어있는 딸기 한 팩을 드렸다. 할머니는 우리 동네에 살았다. 세탁소 언니네와 함께 내가 자주 드나들던 동네 터줏대감이었다. 이십 년 전 내가 아파트로 이사 왔을 때 주변은 다세대 주택들과 오래된 단독주택이 빽빽이 들어선 산비탈 마을이..

팬데믹 이후의 교회,이런 상상도 해보자

팬데믹 이후의 이런 상상도 해보자 강신숙 수녀 코로나19가 온 인류에게 '이래도 정신 안 차릴래?"하고 호되게 한 뺨 날렸다. 세계인들은 아직도 얼얼한 상태로 얼굴을 감싸 쥐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형국이다. 2020년 새해 벽두에 날아든 코로나 긴급 사태는 속수무책으로 반년의 스케줄을 통째로 날려 보내더니,디지털한 세계에 더 디지털(?)한 변신으로 자신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인류가 가장 신성시해온 예배의 공간마저 마구 헤집더니 결국 '위험지역','위험 행위'로 딱지를 붙였다. 이런 초유의 사태가 길어질수록 사람들이 바라는 염원도 고작 수개월 전에 누린 그 일상이 되었다.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맘껏 자연의 공기를 호흡하면서 햇볕을 쪼이며 거리를 걷는 것,그러다가 이웃을 만나면 손도 잡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