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전조/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1757∼1827) 순수의 전조/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1757∼1827)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며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 새장에 갇힌 한 마리 로빈새는 천국을 온통 분노케하며, 주인집 문 앞에 굶주림으로 쓰러진 개는 한 나라의 멸..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병/ 공광규 병/ 공광규 고산지대에서 짐을 나르는 야크는 삼천 미터 이하로 내려가면 오히려 시름시름 아프다고 한다 세속에 물들지 않는 동물 내 주변에도 시름시름 아픈 사람들이 많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파서 죽음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세 모녀가 생활고에 자살을 했다 그런데 나..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한 잎의 여자/ 오규원 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터진다/ 김현숙 터진다/ 김현숙 개나리 꽃망울 터진다 감나무에 새잎 터진다 개구리 입 터진다 놀이동산에 팝콘 터진다 아이들 웃음 터진다 남에서 북으로 봄, 봄, 봄 터진다 - 제8회 <푸른문학상>동시부문 ‘새로운 시인상’ 수상작 .............................................. 머리터럭 나고 수십 년 동안 이..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성묘(省墓)/ 고은 성묘(省墓)/ 고은 아버지, 아직 남북통일 되지 않았습니다. 일제시대 소금 장수로 이 땅을 떠도신 아버지. 아무리 아버지의 두만강 압록강을 생각해도 눈 안에 선지가 생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 두만강의 회령 수양버들을 보셨지요. 국경 수비대의 칼날에 비친 저문 압록강의 ..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4월/ 이외수 4월/ 이외수 4월에는 부끄러움 때문에 시를 쓸 수가 없다. 정치가들처럼 욕망 때문에 인생에 똥칠이나 하면서 살지 않으면 천만다행. 이미 젊은날 접질러진 내 날개는 하늘로 가서 구름으로 흐른다. 문을 열면 온 세상이 시로 가득하거늘. 아침에 일어나 오늘도 해가 떠 있음을 알고 저녁..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꽃피는, 삼천리금수강산/ 황지우 꽃피는, 삼천리금수강산/ 황지우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미아리 점쟁이집 고갯길에 피었습니다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파주 인천 서부전선 능선마다 피었습니다 백목련꽃이 피었습니다 방배동 부잣집 철책담 위로 피었습니다 철죽꽃이피었습니다 지리산 노고단 상상봉 구름 밑에 피었..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꽃의 체온 / 전비담 꽃의 체온 / 전비담 겨우내 엠뷸런스가 울어서 그 병원에는 곧 떨어질 이름들만 피었다 영안실로 가는 침대의 난간을 움켜쥐고 절뚝이며 따라가는 얼굴처럼 하얗게 질려서 기어코 봄날 초입에 한주먹 틀어막은 울음이 툭, 떨어진다 이제는 저 혼자 복도를 걸어나갈 수 없는 것들이 군데..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詩論, 입맞춤 / 이화은 詩論, 입맞춤 / 이화은 여자는 키스할 때마다 그것이 이 生의 마지막 입맞춤인 듯 눈을 꼭 감고, 애인의 입 속으로 죽음처럼 미끄러져 들어간다는데 남자는 군데군데 눈을 떠 속눈썹의 떨림이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이며 풍경의 변화와 춤추는 체온의 곡선까지 꼼꼼히 체크한다고 하니 누..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
선택의 가능성 /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선택의 가능성 /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영화를 더 좋아한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바르타 강가의 떡갈나무를 더 좋아한다. 도스토옙스키보다 디킨스를 더 좋아한다. 인간을 좋아하는 자신보다 인간다움 그 자체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더 좋아한다. 실이 꿰어진 바늘을 갖는 것을 더 좋아.. 권순진의 맛있는 시읽기 2018.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