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지망월見指忘月/한승구 어리석음을 빗대어 말하는 사자성어가 있다. 달을 보라고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본다는 뜻으로 쓰여지는 '견지망월'이다. 손가락이 달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 이라면 달은 내가 찾는 목적이다. 수단에 매달려 목적을 잃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것이다. 지나친 욕심으로 자신의 유불리를 먼저 내세우다 보면 판단의 오류를 불러오기도 한다. 타자의 올바른 충고마저도 귓둥으로 흘려보내고 자신의 주관만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보여주려는 것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을 바라보는 형국이다. 과거의 잘못된 판단이 달이라면 그것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현재여야 하지 않을까.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려고 하는 근시안적 사고로부터 벗어나 냉철하고 현명한 이성을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