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의 미학/한승구 도심을 뒤로한 채 찾아든 적막한 산골 그곳은 포기와 체념을 배우는 고립된 곳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절망이나 좌절이 아닌 비움이라는 것을 알았고 비움에 따르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세상의 많은 것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이해와 용서 관용과 배려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은 일상적인 나로부터의 초월이자 고립의 미학이라 말하고 싶다. 걸림없이 누릴 것 같은 자유는 자유가 아닌 필연으로 받아 들어야 할 고독한 무원의 고립감이었고 더러는 비켜 살 수 없는 정신적 한계와 마주한 자아를 위로해야 했다. 산 속에서 나와야 숲을 볼 수 있고 산을 볼 수 있듯 우리의 삶과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 법이다. 비워진 만큼의 평화란 말은 아직도 요원하고 고립의 미학 속에서 여전히 과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