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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리운 사람

사람이 그리운 사람 / 한승구 삼고초려 三顧草廬.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千萬買隣. 언뜻 생각하기에 이 둘의 의미가 비슷하게 보일 수 있겠으나 확연히 다른 본질을 가졌다. 전자는 필요로 하는 사람을 정성을 들여 모신다는 것 즉, 도움이나 조력자로서의 필요에 의한 조건적 관계라 하겠으며 후자는 인생의 도반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과 가까이 하기 위해 어떤 조건도 없이 스스로 찾아가는 경우다. 남북조시대의 관리였던 송계아와 여승진이라는 사람의 관계에서 비롯된 고사성어가 연륜이 더해갈수록 명구로 다가온다. '송계아' 아마도 그는 사람이 절실하게 그리웠나보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은 사람다운 사람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며 거기에 조건이란 있을 리 없다. 그리운 사람을 찾은 송계아가 부럽고 한편으로는 여승진 또..

자유 예찬

자유 예찬 / 한승구 사랑해서 아프고 사랑해서 힘겨우면 그 사랑 하지 말아야 할까 누군가는 사랑을 찾으려다 열정으로 산화했고 더러는 사랑을 갖지 못한 아픔으로 죽어갔다. 잃어버린 사랑을 끝내 찾을 수 없어 목마른 사랑에 눈물지었던 슬픈 사랑꾼들 사랑보다 더 크고 숭고한 가치는 없다. 우리를 병들게 했던 것이 사랑이라 해도 치유도 사랑의 몫이 아니었던가. 사랑의 힘으로 인간을 더 인간이게 했고 더 큰 이상의 나래를 필 수 있었으며 불만족의 현재를 살았어도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의 힘이었다. 지금 우리의 시들어 가는 사랑은 열정을 잃었기 때문이며 목숨을 건 사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안고 있는 피폐한 영혼은 사랑이 병든 탓이며 병든 사랑엔 인간의 존엄이나 존재감 따위는 없다. 사랑의..

광끼

광끼 / 한승구 무엇엔가 미쳐보지 않고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하지 마라. 미쳐서 살다 생을 접은 그들이 부러워도 부족한 용기 탓에 미쳐서 살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미치지 않고선 알 수 없는 그 세계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다. 광끼를 가져보지 않은 자 광끼의 가치를 함부로 말하지 마라. 청각을 잃은 자에겐 세상이 고요할 수밖에 없고 시각을 잃은 자에겐 세상은 언제나 어두울 수밖에 없겠지만 세상은 고요하지도 어둠만 존재하는 곳도 아니다. 목표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그들을 광끼로 밀어 넣었고 그들의 에너지로 세상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라. 자존감 없이 떠밀려 자신도 모른 채 앞으로 나아가는 그렇고 그런 가벼운 존재이고 싶지 않다면 당신도 한번쯤 미쳐보라 떠밀려 가는 수십억의 숫자가 되기보다 그들을 떠..

일류와 삼류

일류와 삼류/한승구 이기려고만 하는 자 삼류 지식을 뽐내려는 자 삼류 물질의 가치만을 쫓는 자 삼류 품을 내어주지 않는 메마른 자 삼류 강자에게 숙이고 약자에게 이기려는 자 삼류 양심을 팔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 삼류. 삼류가 넘쳐나는 삼류사회 삼류가 삼류만을 쫓는다. 스스로를 낮출 줄 모르는 삶 자기성찰이 없이 사는 삶 반목만 깊어져가는 삼류사회. 봄이다. 언 세상이 풀리듯 고형화된 삼류를 벗어 던지고 스스로 일류의 성숙한 삶을 지향해 봄은 어떨까 일류사회를 살아가는 만족을 더불어 즐기고 싶은 춘몽을 꾸어 본다.

일탈

일탈/한승구 일상으로 부터의 일탈을 꿈꾸면서도 스스로 만든 울타리 속에 구속된 삶을 사는 우리는 안주한 삶을 놓을 수 없는 용기의 부재로 선택을 포기하고 만다. 우리에게 주어진 일탈의 기회는 충분하지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미래의 두려움으로 망설이며 냉정과 열정이 둘이 아니듯 양면의 자신과 갈등하는 존재다. 일탈은 궁정의 선택이 될 수도 부정적 선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모험이 없이 희생이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우리에게 친숙한 예언들이 선택한 삶이 그러했고 그들의 삶은 평범을 벗어난 일탈의 삶이었다. 그들이 일탈은 인류에게 던지는 화두었으며 평범과 두려움을 뛰어넘은 일탈의 선구자들이었다. 고독하고 힘겨웠을 그들의 일탈을 회자하며 우리는 무엇을 느껴야 할까. 그리고 우리에게 부재한 것이 용기가 아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