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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사람들/한승원(소설가)

향기로운 사람들/한승원(소설가) “상기네 할머니가 올해 아흔네 살인데, 아들하고 며느리한테 자꾸 굿을 해달라고 한다네요. 밤이면 검은 갓에 검은 도포 입은 얼굴 새까만 남자가 자꾸 어른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그 할머니 노망났을까?” 아내가 이 말을 한 지 열흘쯤 뒤에 새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상기네 할머니가 낮잠을 자다가 문틈으로 거실을 내다보면, 아들과 며느리가 들에 나갔다가 들어와서는 무슨 맛있는 보약인가를, 당신한테는 주지 않고 자꾸 마신 모양이어요. 속이 상한 상기네 할머니는, 아들과 며느리가 들에 나가고 없는 새에, 그들이 하는 대로 그 맛있는 것을 뜨거운 물에 타서 하루 서너 차례 마신 것이어요. 그것이 뭣이냐 하면 믹서 커피라… 그 사실을 알아차린 상기네 아버지가..

관심있는... 2023.03.15

사순 제3주일 2023년 3월 12일(가해)

합덕성당 세거리공소 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해나무길 18(대합덕리 236-2) + 요한 복음 4,5-42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야곱이 자기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시카르라는 사마리아의 한 고을에 이르셨다. 그곳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그 우물가에 앉으셨다. 때는 정오 무렵이었다. 마침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으러 왔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고을에 가 있었다.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 사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과 상종하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느님의 ..

사순 제2주일 2023년 3월 5일(가해)

합덕성당 상리공소 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상덕로(신리 291) + 마태오 복음 17,1-9 그 무렵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나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3년 사순 시기 담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3년 사순 시기 담화 시노달리타스 여정인 사순 시기의 수덕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마태오와 마르코와 루카의 복음서는 모두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주님의 제자들이 드러낸 몰이해에 대한 주님의 응답을 보게 됩니다. 이 이야기 직전에는 스승님과 시몬 베드로 사이에 실제 대립이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는 믿음을 고백한 다음에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 예고를 반박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단호히 꾸짖으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태 16,23) 이 일이 있고 나서 “엿새 뒤에 예수님께서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