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23년 주보

사순 제3주일 2023년 3월 12일(가해)

모든 2 2023. 3. 12. 21:13

합덕성당 세거리공소 

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해나무길 18(대합덕리 236-2)

 

 

+ 요한 복음 4,5-42

 

<솟아 오르는 영원한 생명의 샘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야곱이 자기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시카르라는 사마리아의 한 고을에 이르셨다.

그곳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그 우물가에 앉으셨다. 때는 정오 무렵이었다.

마침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으러 왔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고을에 가 있었다.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

  사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과 상종하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두레박도 가지고 계시지 않고 우물도 깊은데, 어디에서 그 생수를 마련하시렵니까? 선생님이 저희 조상 야곱보다 더 훌륭한 분이시라는 말씀입니까? 그분께선 저희에게 이 우물을 주셨습니다. 그분은 물론 그분의 자녀들과 가축들도 이 우물물을 마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고 , 또 그 물을 길으러 이리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가서 네 남편을 불러 이리 함께 오너라."하고 말씀하셨다.

  그 여자가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한 것은 맞는 말이다. 너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지만 지금 함께 사는 남자도 남편이 아니니,너는 바른대로 말하였다."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제 보니 선생님은 예언자시군요. 저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네는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아,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너희는 알지도 못하는 분께 예배를 드리지만, 우리는 우리가 아는 분께 예배를 드린다. 구원은 유다인들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을 찾으신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그 여자가 예수님께, "저는 그리스도라고도 하는 메시아께서 오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분께서 오시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 주시겠지요."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바로 그때에 제자들이 돌아와 예수님께서 여자와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아무도 "무엇을 찾고 계십니까?", 또는 "저 여자와 무슨  이야기를 하십니까?"하고 묻지 않았다.

  그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고을로 가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제가 한 일을 모두 알아맞힌 사람이 있습니다. 와서 보십시오. 그분이 그리스도가 아니실까요?" 그리하여 그들이 고을에서 나와 예수님께 모여 왔다.

  그러는 동안 제자들은 예수님께 "스승님, 잡수시시오"하고 권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 하시자, 제자들은 서로 "누가 스승님께 잡수실 것을 갖다 드리기라도 하였다는 말인가?"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 너희는 '아직도 넉 달이 지나야 수확 때가 온다.'하고 말하지 않느냐?  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눈을 들어 저 밭들을 보아라. 곡식이 익어 수확 때가 되었다. 이미 수확하는 이가 삵을 받고,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알곡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리하여 씨 뿌리는 이도 수확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게 되었다.

  과연 '씨 뿌리는 이가 다르고 수확하는 이가 다르다'는 말이 옳다. 나는 너희가 애쓰지 않은 것을 수확하려고 너희를 보냈다. 사실 수고는 다른 이들이 하였는데, 너희가 그 수고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

  그 고을에 사는 많은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그 여자가 "저분은 제가 한 일을 모두 알아맞혔습니다."하고 증언하는 말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르시기를 청하자, 그분께서는 거기에서 이틀을 머무르셨다. 그리하여 더 많은 사람이 그분의 말씀을 듣고 믿게 되었다.

  그들이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믿는 것은 이제 당신이 한 말 때문이 아니오 우리가 직접 듣고 이분께서 참으로 세상의 구원자이심을 알게 되었소."

 

 

 

<말씀의 향기>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을 찾아가는 삶을 살아가자  - 김성현 사도요한 안식년

 

  여행에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우물가로 물을 길으러 온 사마리아 여인에게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여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유다인과 사마리아인은 서로 사이가 안 좋아서 상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유다인 남자가 자신의 가족이 아닌 여자에게 친밀하게 대화를 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녀의 마음을 열게 할 만한 대화를 통해서 목마를 물이 아니라 “더 이상 목마르지 않는 영원한 생명의 물”(요한 4,14)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물’은 단순히 마시는 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인 은총, 사랑과 자비를 말합니다. 하느님의 선물인 은총, 사랑과 자비는 우리의 삶에 꼭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은총, 사랑과 자비가 없어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없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마치 물이 없으면 대신해서 다른 음료를 마시면 된다는 식으로 하느님이 아닌 것을 찾아가는 삶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서 주는 즐거움이나 기쁨은 잠시 행복감을 줄 수는 있지만 영원한 것이 될 수 없고 점점 영적인 갈증과 목마름은 심해지고 공허함만이 남게 됩니다.

 

  영적인 갈증과 목마름의 해결책은 세상의 것을 채우는 삶이 아니라 비움의 삶을 살고자 해야 합니다. 그렇게 비우는 삶의 자리에 하느님의 말씀을 채우고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지난 사순 제1주일 복음에서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마태 4,4)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영원한 생명의 물을 찾아가는 삶은 – 하느님 말씀 안에서 살아가는 것은 – 분명 쉬운 일이 아니고 때로는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도와 성사 생활에 충실하고 선행과 희생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언제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 나머지는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는 삶이 되었을 때 하느님의 은총은 생각지 못한 선물처럼 다가올 것입니다. 그런 노력이 있을 때에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음”(로 마 5,5)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말씀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루어 순수한 마음으로 생명의 물을 청했던 사마리아 여인처럼 우리도 “주님께서 저에게 영혼의 목마름을 벗어나게 할 생명의 물을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청해 봅 시다. 그리고 하느님 말씀에 따라서 살아갑시다.

 

 

<교구 전담 사목을 소개합니다>

 

정하상교육회관

 

  정하상교육회관은 “온전한 마음으로 들어오라!” “홀로 머물러라.”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라는 알퐁소 성인의 말씀을 모토로 해서, 가톨릭 신앙의 배움과 전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평신도 신앙교육의 못자리이자 배움터입니다. 무엇보다 저희 정하상교육회관은 복자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바람 앞에 등불 같았던 조선 교회를 위해 목숨을 걸고 외국 선교사 신부님을 모셔오시고, 뛰어난 덕행과 지혜와 능력으로 상재상서를 통해 천주교의 교리를 당당하게 변호하셨던 정하상 바오로 성인의 믿음을 기억하고, 새롭게 본받고자 합니다.

 

  정하상교육회관은 피정, 연수, 교육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설과 환경을 갖추고 있고 전국적인 모임을 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다양한 피정과 교육, 연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하느님 백성의 신앙성장을 위한 자체 프로그램들을 기획,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관 운영 목적으로 가톨릭 신앙의 전수와 함께 하느님 백성의 신앙성장을 위한 재복음화 및 신자 재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주요 사목프로그램으로 교구 주관의 순교 자학교와 가톨릭복음선교교육(새가족찾기, 쉬는교우찾기)이 있고, 피정 프로그램으로 말씀성장을 위한 말씀 피정, 영성피정, 예비신자와 새영세자들을 위한 신앙심 화피정, 본당/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그룹별 맞춤피정 등이 있습니다. 몸의 건강을 회복하고, 비움과 충만의 영성을 배우는 효소단식피정도 함께 실시하고 있습니 다. 교육 프로그램으로 그리스도교 상장례 문화의 보급을 위한 국가장례지도자교육(가톨릭상장례전문교육과 정), 위령회원교육, 연도교육 프로그램 등이 실시 운영 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 교구청 주요 부서, 전담사목부, 수도회, 교구 인준 평신도사도직 단체들이 주관하는 대 관 프로그램 및 행사들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하상교육회관에서 많은 교우분과 함께 믿음을 나누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위드 코로나를 살아가는 현대교회의 사목현실 안에서 신앙에 대한 갈증이 매우 커졌다는 사실입니다. 함께 걷는 동반자로서 저희 정하상교육회관이 조금이나마 사목현 장에 도움이 되고 하느님 백성 모두에게 작은 힘이 되 었으면 합니다. 이곳을 다녀가시는 모든 분이 ‘기쁨’의 신앙으로 변화되어 ‘저마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그리고 함께 걸어가는’ 아름다운 믿음의 자녀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저희 정하상교육회관이 교회의 사목적인 활력과 회 복을 위한 작은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교구 하느님 백 성의 많은 애정과 이용,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회관의 운영방침으로 인해 대관이나 예약 등의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으셨던 분들에게도 죄송한 마음과 함께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교구 전담 사목을 소개합니다

 

-김민희 바오로 신부 정하상교육회관 관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38. 미사 해설 - 성찬 전례(2) : 성찬 전례 구성과 예물 준비에 대해서

 

  성찬 전례는 예물 준비, 감사 기도, 그리고 영성체 예식으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구성은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2항에서 제시된 대로 각각의 분명한 특성이 있습니다.

 

1) 예물 준비에서, 빵과 포도주와 물, 곧 그리스도께서 손에 드셨던 똑같은 재료들을 제대에 가져간다.

 

2) 감사 기도에서, 하느님의 모든 구원 업적에 대하여 감사를 드린다. 예물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된다.

 

3) 빵 나눔과 영성체를 통하여, 사도들이 바로 그리스 도의 손에서 받아 먹고 마셨듯이, 신자들은 비록 수가 많을지라도 하나의 빵에서 주님의 몸을 받아 먹고 하나의 잔에서 주님의 피를 받아 마신다.

 

첫 번째, 성찬 전례 중 예물 준비. 제물 없는 제사가 없듯이, 성찬례 준비는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이 될 빵과 포도주를 제대에 봉헌함으로써 시작합니다. 초기 교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에 자신들의 정성과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서 빵이나 포도주를 비롯하여 식생 활에 필요한 것들을 봉헌했고, 이 봉헌물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나누어 주거나 성직자들의 생활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11세기 이후 화폐의 발달로 인하여 예물 봉헌이 현금으로 바뀌었습니다. 봉헌된 빵과 포도주는 제대로 옮기고 금전이나 다른 예물은 성찬의 식탁이 아닌 알맞은 곳으로 옮겨 봉헌하였습니다. 특별히 오늘날 예물봉헌의 쓰임은 이웃을 위한 자선과 성직자 생활비, 교회 운영비, 교회 관련 건물 유지비 등을 위해 사용됩니다. 예물 준비 때, 특이한 점은 신자들이 봉헌예물을 위해 행렬하는 부분입니다. 이 예절은 20세기 초 전례 부흥 운동 때 교회 내에서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말미암아 제2차 바타칸 공의회 이후 미사 전례에서 다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빵과 포도주를 회중들의 대표가 사제에게 봉헌하기 위해 운반하고, 회중은 뒤 이어 봉헌금을 바치는 행렬에 참여합니다. 성찬례에 쓰이는 빵과 포도주의 의미는 당시 유다인들의 삶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양식임을 뜻합니다. 물론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있지만 빵이 갖는 의미는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생활양식으로써 “삶의 기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사 때 봉헌하는 것은 모 든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을 봉헌한다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도 “성찬 전례 중 예물 준비”에 대한 설명이 계속됩니다.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 사목국 차장-

 

 

* 교구 내 공소

 

합덕성당 세거리공소

  세거리(삼호)는 신리성지의 북동쪽에 위치한 마을로 내포천주교회 신리(거더리) 역사와 함께하던 곳이다. 공소 집회의 재개는 1890년 전후부터 사가에서 이루어졌다. 1911년 합덕성당 크렘프 신부가 공소를 방문하였고 당시 39명의 신자가 있었다. 현재의 공소건물은 1935년 백문필 신부 재임 때 목조초가로 건축되는데 허영준 회장이 선종한 후 그의 처 김 아가다가 토지를 희사하고 교우들이 힘을 모아 이루어졌다. 1970년경 초가 지붕을 골함석으로 교체하여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다. 신자수 감소로 1996년 공소예절을 중단하고 교우들은 합덕성당 미사에 나가게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부속실을 갖춘 목구조 공소로 몇 개소 남아있지 않은 점에서 보존 가치가 있으나 관리 부재로 방치상태에 있다. 현재 11세대 21명의 교우가 있으며 약 10여 명이 성당 미사에 참례하고 있다.

 

 

 

<이충무의 숨은 행복 찾기(52)>

 

짧은 메모, 긴 위안

 

  어느 날 매우 우울해 보이는 한 사람이 서점에 들어섭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의 얼굴도 무표정 했지만 왠지 그의 무표정은 한결 더 무겁고 어두워 보였습니다.

 

  얼마 후 그는 책 몇 권을 갖고 계산대 앞에 섰습니다. 그가 내민 책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죽음’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손님이 가져온 책을 쇼핑백에 담으려던 점원은 웬일인지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그만 메모지에 뭔가를 적어 책들과 함께 담았습니다.

 

  서점을 나선 손님은 무슨 말이 적혀 있는지 궁금해 쇼핑백에서 메모지를 꺼내 읽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메모지에는 이런 말이 짧게 적혀 있었습니다.

 

“많이 힘드시죠?

힘들 땐 힘든 것 그대로도 좋습니다.”

 

  집에 도착한 그 손님은 두꺼운 책들은 펴보지도 않은 채, 가장 먼저 그 메모지를 꺼내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러자 이내 그의 마음에는 온기가 돌고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 점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글을 올리면서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 치는 와중이었는데 저 말이 가슴 깊숙이 들어와 심장을 후벼 판다.”

 

  얼마 전 온라인 뉴스를 통해 알게 된 가슴 훈훈한 미담기사를 짧게 재구성해 봤습니다. 저 또한 그 사연으로 깊은 위안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구입하고 그것을 계산하는, 어찌 보면 매우 사무적인 관계인 손님과 점원 사이에서도 봄이 찾아오는 기적이 느껴집니다.

 

  세상에 봄을 전하는 것은 훈훈한 바람이나 화려한 꽃들만이 아닙니다. 한마디 나누지 않았어도 마치 긴 이야기를 이해한 듯 바라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눈길에서도 봄은 옵니다.

 

  점원의 메모지는 작지만 거기에 담긴 배려는 크고, 메모 글은 짧지만 거기에 담긴 위로는 깁니다. 작은 메모지 한 장 같은 짧은 봄 안에 얼마나 크고 긴 사랑이 담길지 설레기 시작합니다.

 

-이충무 바오로 극작가, 건양대교수-

 

 

<1분 교리>

 

Q) '십자가의 길' 기도는 언제 어떻게 비치나요?

 

A) '십자가의 길' 기도는 평상시에도 바치지만, 예수님의 수난과 죽으심을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이기에 사순시기의 금요일과 특별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성금요일에 바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형선고부터 시작하여 돌무덤에 묻히신 수난의 장면을 14곳으로 구분하여 묵상하게 되어 있는데 이를 '십자가의 길 12처'라고 합니다. 그리스도교인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걸으셨던 것처럼 매 처마다 이동하면서 한 처씩 그 의미를 묵상하며 기도를 올립니다.

 

- 글, 교육분과 제공(김동규 신부님 예비자 교리서)에서 발췌 -

 

 

가뭄

 

  우리나라의 속담 중에 물 쓰듯이 한다는 말이 있죠? 그만큼 물이 풍부해서 그런 말이 생겨났겠지만, 지금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강수가 여름철에만 집중되어 있는 특징을 갖고 있고 지하수도 풍부한 나라이지만 지하수는 다른 말로 하게 되면 그때 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으로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됩니다.

 

  최근 광주와 전남지역의 가뭄의 상황을 간단히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가뭄의 위험성은 3배 이상 높아진 시기를 살고 있는 우리, 늘 물의 고마움과 절수를 생활화하는 삶의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하 기사 내용입니다. 

 

  "광주와 전남지역의 최근 1년 누적 강수량이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강우량을 기록한 가운데,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가뭄 극복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9일 가뭄 지역에 용수확보대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민과 함께 생활 속 물 절약, 도서 지역 물 기부 캠페인 등을 추진해 가뭄을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주암댐, 평림댐으로부터 수돗물을 공급하는 전남 12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자율절수 수요조정제도를 통해 물 절약이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영농기 물 부족이 예상되는 저수지를 대상으로 하천수 양수 저류를 통한 물 채우기, 하천배수로 물 가두기 등을 실시해 용수를 추가 비축 확보해 나가고 있다."

 

- 글, 사회 복음화분과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