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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일 2023년 3월 26일(가해)

합덕성당 하흑공소 청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하흑1길 2(신석리 214-8)/2017년 촬영 + 요한 복음 11,1-45 그때에 어떤 이가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는 마리아와 그 언니 마르타가 사는 베나티아 마을의 라자로였다.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분의 발을 닦아 드린 여자인데, 그의 오빠 라자로가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 자매가 예수님께 사람을 보내어, "주님,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병을 앓고 있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 말을 듣고 이르셨다. "그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그 병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와 그 여동생과 라자로를 사랑하셨다. 그러나 라자로가 병을 앓고 있..

사순 제4주일 2023년 3월 19일(가해)

합덕성당 양촌공소 충청남도 예산군 고덕면 상궁2길 12(상궁리 716-24) + 요한 복음 9,1-41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보셨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누가 죄를 지었기에 저이가 눈먼 사람으로 태어났습니까? 저 사람입니까? 그의 부모입니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우리는 낮 동안에 해야 한다. 이제 밤이 올 터인데 그때에는 아무도 일하지 못한다.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땅에 침을 뱉고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그 사람의 눈에 바르신 다음, ..

춘풍소고

춘풍소고/한승구 인연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일수록 사람을 사귀는 일에도 신중하다. 흔히 인간관계의 비유적인 대목 중 정승과 정승집 개의 죽음에 문상객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이는 허망한 인간 관계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누구나가 표피적 인간관계가 아닌 신의와 존중이 내재된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맺고 있는 인연들 중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를 냉철한 시선으로 돌아봄직하다. 수 백 수 천의 연락처가 저장된 전화기 속의 이름들이 모두 자부심이 될 수 있다면 그는 더없이 행복한 사람이며 성공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일생에 진정한 벗을 한 사람만 가진 것만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하는 말은 그만큼 진솔한 관계를 갖기가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삶에 대한..

몽상가의 꿈

몽상가의 꿈/한승구 누군가에게 보여주려 드러내는 가벼움보다 그에게 숨겨진 지성이 상대를 기죽게 하고 큰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이성과 작은 일들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진중함. 획일화된 유행을 쫓기보다 개성을 중시할 줄 알고 개념없이 내두르는 위험에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 음악과 문학, 예술에 대한 최소한의 소양과 타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 완고한 고집을 꺾을 줄 아는 아량. 확고한 주관을 갖추고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일상 속에 녹아 있는 매너와 부자연스런 꾸밈보다 진실에 가까운 담백함, 새해 새로운 각오가 이 지적인 나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부터는 어떨까. 각자가 성찰하고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염원한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

시작의 의미

시작의 의미 / 한승구 행복, 즐거움,만족, 기대,숙연함, 불만, 아쉬움,후회,기대,자책,새로운 다짐... 제각기 다른 감정의 움직임들은 한 해의 끝자락과 새해의 시작 지음에 한 번쯤은 가져보았을 익숙한 단어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다. 비록 지난해에 계획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할지라도 계획을 세우는 일은 포기하는 것보다 낫다. 또한 앞만 보며 달리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가끔은 뒤도 돌아보고 의도한 대로 올바르게 걸어왔는가를 살펴보는 일도 지혜가 아닐까. 기간의 끝이란 없다. 끝이란 시작이라는 것과 맞 닿아 있는 연속의 선상으로 이어지는 것일 뿐. 그러나 한 해의 끝과 시작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둘 이유도 없다. 각별히 새로운 변화를 꿈꾸지 않는 한 새해에도 해왔던 것들을 그대로 이어가면 될 뿐이..

순리와 역행

순리와 역행 /한승구 가을이 깊어가니 문 밖에 서성이는 겨울의 그림자. 허공을 날리는 갈잎. 갈 때를 알아 가고 올 때를 알아 온다. 순리를 거역하지 않는 자연의 조화로움. 인간세계의 부조화는 순리를 역행하는 것에서 비롯되고 그것은 인간만이 가진 오만 탓이며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우월을 드러내는 우매함 때문이다. 잠시 머물다 가는 찰나의 생을 영속이라도 누릴 수 있는 것인양 착각의 망상에 빠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 깊은 사색을 통해 겸손을 만날 수 있는 만추가 되기를 바란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

그립다는 것

그립다는 것 /한승구 그립다는 것은 건네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립다는 것은 다가설 수 없을 만큼의 마음의 거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립다는 것은 못내 말 할 수 없는 아픔이기도 하고 진심과 순수함이 담긴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리움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비록 그리움으로 아파할지라도 그리워할 것이 없다는 것을 다행한 일로 여길 일은 아닌 듯합니다. 그만큼 메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일 수 있으니까요. 앙상한 가지 사이로 보이는 가을의 끝자락을 지켜보며 그리운 것들을 가슴에 담아 봅니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

가을 소고

가을 소고 /한승구 언제나 가을이면 계절 앓이라도 처절했음 했다. 갈잎 보다 가벼운 삶일 수는 없었기에. 길지도 않은 생에 누구도 떠맡기지 않는 짐을 지고 가려하냐는 말에 얼마나 살 거라고 그토록 가볍게 살아가라 하느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그깟 날 숨 들 숨 어려워 허망하게 먼 길 떠나버린 누군가에 대한 기억이 문득 떠오르는 것도 가을 탓이련가. 경계 너머의 보이지 않았던 세상이 열리고 때로 두터운 갑질을 깨고 나와 열락을 알려주는 찰라까지도 삶을 가벼이 여기지 않음의 이유에 더해진 가을 탓이라 하고 싶다. 삶이란 이분법적 논리로 명료하게 가를 수 없는 일이며 인간 존재의 의미는 진중함 속에서 명료해지는 것. 사고의 언저리에 매달린 중량이 버거울지언정 저물어 가는 가을이 아쉽기만 한 날에 펼쳐 보이는 초라..

삶의 궤적

삶의 궤적 / 한승구 여승진이라는 인물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송계아는 그토록 그와 가까이하기를 원한 것이었을까. 또한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해 얼마나 진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어떤 사람을 판단하려면 그 사람이 살아 온 궤적을 살펴보라는 말이 있다. 혹은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 그와 가까이하는 주변 지인들을 살펴보아도 개략적인 성품과 성향을 유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울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삶의 궤적.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놓아 버린 가치가 아니기를 바랄 따름이다. 그리하여 그 궤적이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 주고 마음을 내려놓고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판단의 기준이 되어 줄 수 있기를 염원해 보며 백만매택 천만매린의 뜻을 되새겨 보는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