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일꾼 CATHOLIC WORKER 156

사회교리와 해방신학

사회교리와 해방신학 세상에서 가톨릭일꾼으로 사는 법 2021년 가톨릭사회교리 동영상 강좌에 초대합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자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견주어 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면서, 그분의 운명을 나의 운명으로 삼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성인들 가운데 예수님만큼 불행했던 분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노동자 출신의 나자렛 사람 예수는 평생 호강을 누려보지 못한 채 유대인들이 '저주받은 형상'이라고 부르던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그분을 어리석은 실패자라고 불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분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사회교리는 그런 예수님의 사랑을 조목조목 간추려 놓은 공식적인 ..

연제동에서 연민을 실천하는 한의사

Photo Interview 연제동에서 연민을 실천하는 한의사 부산 보성부부한의원 김영우 원장 장영식 89합건이었습니다. 솔직하게 양의학보다는 한의학이 더 전망이 좋을 것 같아 한의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그가 입학한 동의대학교는 1989년 3월 말부터 부정입학 사건이 밝혀지면서 학생들의 시위가 격화된 적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5월 2일도 학교 정문 앞 주변에서 시위가 가열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사복경찰 5명을 붙잡아 도서관 7층 농성장 옆 세미나실에 감금하였습니다. 경찰은 감금된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5월 3일 새벽, 격렬한 진압 과정에서 도서관에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그 결과 진입하던 경찰 7명이 사망하고 중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사진 장영식 그는 한의학과에 들어와서 공부하는 서..

가톨릭은 핵무기 폐기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종의 명령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가톨릭은 핵무기 폐기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종의 명령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미국 히로시마 · 나가사키 원폭 투하 76주년을 위한 탄원서, 2021년 8월 6일 아트 래핀(Art Laffin) 2019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종은 "전쟁을 목적으로 한 원자력의 사용은 핵무기의 소유가 부도덕한 것처럼 부도덕하다."말했습니다. 교종은 세계가 '핵무기 금지 조약을 포함해 핵 군축 및 비확산에 관하 ㄴ주요 국제법적 문서를 지지하기 위한 노력에 결코 지쳐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선언은 분명합니다. 핵무기 보유 자체가 비도덕적입니다! 핵무기를 소유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핵무기를 만들고 현대화하는 것도 똑같이 잘못된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2..

청년,가르침의 대상 아니라 배움의 대상

청년, 가르침의 대상 아니라 배움의 대상 김경집 어느 지역 신문사에 연이 닿아 연중 심층기획 하나를 제안하게 되었다. '청년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보자고 했다. 이참에 열게 된 '청년 경청회'에서 좌장을 맡았다. 말이 좌장이지 나는 그냥 청년들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배려하는 데만 신경을 썼다. 시장을 비롯해 공무원, 지방의회 의원, 지역 유지 등이 참석했고 많은 청년들이 자리를 채웠다. 여섯 명의 청년들이 쏟아내는 열변에 어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청년들의 현실을 얼마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공감은 커녕 현실 인식이 따르지 않는데 무슨 정책이 현실적이며 생산적일까, 내 자식만 괜찮다면 다른 청년들의 삶은 무관심하다. 관심을 가진 척 하지만 공감도 행동도 따..

기후위기는 일자리 창출과 관계없다

기후위기는 일자리 창출과 관계없다 박병상 그린란드가 녹색의 땅이 될 수도 있다. 아이슬란드의 젊은 소설가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그린란드가 녹는 현실이 불안하다.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부모와 친지가 자신을 애지중지했던 기억을 간직하는 마그나손은에서 아이슬란드의 빙하가 녹으며 호수가 넘치는데 사람들은 왜 불안해하지 않는지 무척 궁금하다. 히말라야를 찾아 상황을 살피고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접견한 그는 기후위기 원인에 대한 성하의 고뇌에 위안 받지만, 세상은 거기까지였다. 85%가 빙하로 뒤덮인 거대한 섬을 사람들은 왜 '그린란드'라 붙였을까? 아이슬란드 활화산 덕분에 풍부한 물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도 경작할 땅이 거의 없다. 그린란드는 얼음덩어리 땅이다. 노르웨이에서 유배된 초기 항..

하느님을 이 세상에 끌어들이자

하느님을 이 세상에 끌어들이자 한상봉 마르틴 부버, 분도출판사, 1977 하느님과 일치하기를 갈망하는 신비주의에 닻을 내리면 많은 종교적 진리가 서로 상통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스도교에 마이스터엑카르트로 시작되는 신비주의 전통이 있다면, 이슬람교에 수피즘의 대가로 가장 유명한 분 가운데 하나가 메블라나 젤랄루딘 루미일텐데, 그는 인간과 하느님의 접속을 '사랑'에서 늘 찾아왔다. 그래서 루미는 '연애시'로 유명한데, 그분의 연애시 번역서 제목이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산티, 2005)인 것은 절절하다. 그는 이렇게 노래했다. "연인들의 생명은 죽음 속에 있다. 네 가슴을 잃어버리기까지는 사랑하는 이의 가슴을 얻지 못하리." 겸손함을 통해 하느님과 일치한 '자기비허(kenosis)의 그리스도'를 잘 표..

프리츠 아이젠버그 "예수는 노숙자였다"

프리츠 아이젠버그 "예수는 노숙자였다" 퀘이커 교도 예술가, 가톨릭 일꾼 목판화가 로버트 엘스버그 "조지 폭스(George Fox)가 말했듯이, 나의 연민이 평화 문제에 대한 인식에 조금이라도 기여해왔기를 소망한다..'모든 사람들이 내면에는 신이 있다.'는 말은 삶의 신성함을 의미하며 따라서 인간은 어떤 전쟁이나 폭력도 행해서는 안 된다." 아이젠버그는 1901년 10월 24일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예술가가 되기 위한 정규 교육을 받았으며, 자신을 표현하는 매체로 목판화를 선택하였다. 그는 콜비츠(Kollwlitz), 도미에(Daumier), 고야(Goya)처럼 도덕적 사회적 신념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쏟아 부은 예술가들을 존경하였다.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을 때 프리츠 아이젠버그(Fritz Ei..

당신이 저희 손님으로 오면 너무나 좋겠어요

당신이 저희 손님으로 오면 너무나 좋겠어요 도로시 데이 난 우리가 겪었던 진짜 거칠고 미친 것 같던 시절로 돌아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그때 우리 환대의 집에는 매우 골치 아픈 사람들이 오곤 했어요. 언젠가 아주 악명이 높고 화를 잘 내는 한 알코올 중독자 선원이 우리에게 왔던 때가 기억납니다. 그는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입을 다물라고 하면서 몇몇 사람들에게 방에서 나가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말했어요. 그때 나는 그가 우리에게 아주 귀중한 친구이며 고맙게, 매우 고맙게 여긴다고 말했어요. 그는 나를 바라보았어요. 난 그의 푸른 눈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그 눈은 나에게서 움직이더니 다시 가까이 다가왔어요. 그의 눈은 온갖 곳을 춤추듯이 바라보기도 하고 꼼짝 않고 꿰뚫어보기도 했어요. 그 시절..

고통의 현장에서 알아듣는 하느님의 침묵

고통의 현장에서 알아듣는 하느님의 침묵 조민아 전례와 기도생활에서 침묵은 하느님과의 일치로 이끄는 깊고 성실한 초대다. 가톨릭을 비롯한 여러 영성 전통은 침묵을 궁극의 기도로, 깨달음의 언어로, 수행의 가장 높은 경지로 추대해 왔다. 그러나 침묵이 고통과 함께 묶일 때는 어떤가? 종종 억압을 드러내는 현상이자 구조적 폭력의 공범으로 여겨지곤 한다. 강요된 침묵, 이웃을 외면하고 살길을 도모하기 위한 침묵, 홀로 침잠하여 개인의 평안만을 구하는 침묵 등 말이다. "흑인의 삶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는 "백인의 침묵은 폭력이다."(White Silence Violence)라는 구호가 늘 따라다닌다. 미투(#Me Too)캠페인은 유사 이래로 지속 되어 온 여성과 아동, 성소수자..

도로시 데이 영성센터 2021년 가을호

가난한 사람은 교회의 보물 한상봉 "어린이와 가난한 사람은 교회의 보물"이라는 신문기사를 다시 읽었습니다. 1978년, 그러니까 제가 중학교 3학년 때인데, 제 앨범에는 그때 제가 가위로 오려놓은 요한 바오로 1세 교종 선출 관련 기사가 끼어 있습니다. 교종을 "1912년 10월 17일 알프스 산의 돌로미테스 계곡 포르노 디카날레 마을에서 가난하며 사회주의자였던 아버지와 자애로우면서 끈질긴 성품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한 이 기사에서 카터 미국 대통령은 "새 교황의 목소리는 평화, 정의, 존엄한 삶을 이끌어 나갈 세계인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그 목소리가 바로 "교회의 진정한 보물은 어린이와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과연 역대 교황들은 대부분 이탈리아의 귀족가문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