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봉의 내 돌아갈 그립고 아름다운 별-31 이상기온이다. 아직 시월인데 한 번은 우박이 쏟아져 컴프리잎이며 배추잎에 구멍을 냈다. 준비 없이 겨울을 맞이해야 할 때 느끼는 당혹감을 겪으면서, 아이가 콧물을 흘리는 걸 보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렇게 추웠던 날 손님이 찾아왔다. 아내는 시골에 내려온 뒤 처음 찾아오는 후배 부부를 맞이하느라 부산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찾아온 손님들은 주로 방안에서 무릎까지 이불을 덮고 도란거렸다. 방은 그래도 아늑하고 따뜻하였고, 아이들만이 밖으로 나가자고 졸라댔다. 결국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닭장으로 배추밭으로 끌려다녔는데, 바람이 거세다. 서울 근교 분당에서 온 그 집 딸아이는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추운 줄도 모르고 파카옷 자크를 채울 생각도 안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