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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인연

귀한인연 /한승구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아 있는 것 그것이 각자의 가진 생각이라는 무형의 실체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생각이라는 창을 통해 상대가 지닌 내밀한 공간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스스로 드러내 보여주기도 하는 데서 서로를 알아 가게 된다. 생각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상처를 입기 마련이고 왜 같을 수 없는가라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이다. 그러고 보면 같지는 않아도 다른 듯 닮아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귀한 인연으로 여길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

시행착오

시행착오 / 한승구 망설이다 놓쳐버린 것들을 품고 사는 우리 지난 후에 밀려드는 후회와 미련과 아픔들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도 망각의 병이 짙은 우린 또다시 망설이고 놓쳐버리고 잃어버리는 일들을 익숙한 되새김처럼 행하여 오늘을 산다. 간절한 것이 있다면 지금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다소의 무리한 선택일지라도 선택의 기회가 내 곁에 머무르고 있는 지금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지나고 난 이후 그때 알았더라면 하는 후회와 아픔이 삶의 흔적으로 더 이상 쌓이지 않도록 당신에게 주어진 지금이 기회라는 것 그 간절함을 새겨두길 바란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

세월

세월 / 한상구 봄이련가 했건만 꽃이 피고 지고 어느새 마주하는 여물어 가는 봄빛 "..못가의 봄풀은 꿈에서 깨지도 못했는데 섬들 앞 오동은 가을을 알리는구나" 문득 주희의 훈계에 다가서게 된다. 생성과 소멸이라는 근원적인 자연법칙도 세월 앞에 무색하니 천하의 영웅인들 세월 앞에 숙연하지 않으리 세불십년장 인불백일호.. 세월을 이기는 권력은 없고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영원한 권력은 없으며 지지 않는 꽃은 없다. 근간의 인간사를 관조하며 인간이란 세월 앞에 참으로 미미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어느 봄날이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봄날의 우울

봄날의 우울 /한승구 긴 겨울나기였다. 극심한 가뭄은 가슴과 감성을 메마르게 했고 극심한 목마름으로 절망과 좌절을 삼켜야 했던 시간. 엄혹한 추위에 내몰려 삭풍에 웅크린 채 기나긴 겨울을 보내야 했고 좌표를 잃은 삶에 공포의 나날은 덤으로 얹어 주는 일상의 선물이었다. 아... 절로 탄식이 터져 나오는 봄이다. 그런데 그토록 기다렸던 봄과 함께 찾아 든 이 나른한 우울의 정체는 뭘까. 아마도 오랜 기다림에 지친 까닭이라고, 놓아버린 긴장의 끈 탓이라고 할 밖에.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

동경의 땅

동경의 땅 /한승구 오래 전의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는 잔상으로 남아 있는 장소가 있다. 가도 가도 황량한 사막과 작열하는 햇살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들린 그곳엔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고 초라하게 그러나 강인하게 살아 남은 몇 그루의 나무가 생명체의 전부였다. 고요와 적막은 시간이 정지된 듯한 초현실적인 공간처럼 느껴지기에 충분했고 폐허의 광산촌 그 을씨년스러움까지 더해진 탓이었을까 형용할 수 없는 고독감으로 다가와 나에게 깊은 영감을 안겨 주었던 그곳. 오래 전의 기억을 지금 꺼내 보아도 그때의 느낌 그대로 가슴 한 켠 뜨겁고도 한기 서린 바람 한 줄기가 훓고 지나간다. 그곳이 왜 슬프도록 고독해 보였으며 나는 또 왜 그토록 그곳을 갈망하는지. 그날 이후 그곳은 나에게 짙은 그리움의 동경의 땅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