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감춰진 그 마음]

봄날의 우울

모든 2 2023. 3. 18. 07:33

 

 

 

봄날의 우울 /한승구

 

긴 겨울나기였다.

 

극심한 가뭄은 가슴과

감성을 메마르게 했고

극심한 목마름으로

절망과 좌절을

삼켜야 했던 시간.

 

엄혹한 추위에 내몰려

삭풍에 웅크린 채

기나긴 겨울을 보내야 했고

 

좌표를 잃은 삶에

공포의 나날은

덤으로 얹어 주는 일상의 선물이었다.

 

아... 절로 탄식이 터져 나오는 봄이다.

그런데 그토록 기다렸던 봄과 함께 찾아 든

이 나른한 우울의 정체는 뭘까.

 

아마도 오랜 기다림에 지친

까닭이라고,

놓아버린 긴장의 끈 탓이라고 할 밖에.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서 후학지도를 하며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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