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한상구
봄이련가 했건만
꽃이 피고 지고
어느새 마주하는 여물어 가는 봄빛
"..못가의 봄풀은 꿈에서 깨지도 못했는데
섬들 앞 오동은 가을을 알리는구나"
문득 주희의
훈계에 다가서게 된다.
생성과 소멸이라는 근원적인 자연법칙도
세월 앞에 무색하니
천하의 영웅인들 세월 앞에 숙연하지 않으리
세불십년장 인불백일호..
세월을 이기는 권력은 없고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영원한 권력은 없으며 지지 않는 꽃은 없다.
근간의 인간사를 관조하며
인간이란
세월 앞에 참으로 미미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어느 봄날이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서 후학지도를 하며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