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감춰진 그 마음]

동경의 땅

모든 2 2023. 3. 18. 07:24

 

 

 

동경의 땅 /한승구

 

오래 전의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는 잔상으로 남아 있는 장소가 있다.

 

가도 가도 황량한 사막과 작열하는 햇살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들린 그곳엔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고 초라하게

그러나 강인하게

살아 남은 몇 그루의 나무가

생명체의 전부였다.

 

고요와 적막은 시간이 정지된 듯한

초현실적인 공간처럼

느껴지기에 충분했고

폐허의 광산촌 그 을씨년스러움까지

더해진 탓이었을까

형용할 수 없는 고독감으로

다가와 나에게

깊은 영감을 안겨 주었던 그곳.

 

오래 전의 기억을

지금 꺼내 보아도

그때의 느낌 그대로 가슴 한 켠

뜨겁고도 한기 서린 바람 한 줄기가

훓고 지나간다.

 

그곳이 왜 슬프도록

고독해 보였으며

나는 또 왜

그토록 그곳을 갈망하는지.

 

그날 이후

그곳은 나에게

짙은 그리움의 동경의 땅이 되어

오래토록 남아 있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서 후학지도를 하며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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