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감춰진 그 마음]

모든 2 2023. 3. 18. 07:06

 

 

 

탓 /한승구

 

분노에 찢기고

좌절에 부서지고

 

그것은 부드러움에 길들지 못한

내 탓

 

기댈 수 있는 자리조차

내어 주지 못하는 상처투성이의

영혼이어서 미안하다

 

제각기의 삶을 펼쳐 놓은 그곳

저리도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나눌 수 있다고 여기지 않은

내 탓이며

 

희망 보다 큰

좌절의 크기를 먼저 보았던 내 탓이다

 

하루의 안녕을 묻는 익숙하고도

진부하다고 여기는 물음이

누구에겐가는 슬픔이자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했던 내 탓

 

내 탓 임을 알 수 없었던 모든 것도

내 탓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서 후학지도를 하며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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