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 한승구
눈으로 보이는 것 보다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많아질 때
우리는 진실에 더 가까워지고
말 없는 말로
마주 앉을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깊고도 소중한 침묵의
가치에 감사하며
가슴의 울림을 들을 수 있는
감각의 존재를 확인하는 시간.
시간이란
물리적 개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별이 내린 하늘
그 어둠도 잠시,
어느새 여명이 찾아들고
차가운 아침을 맞는 길목.
가슴이 느끼는 만추의 밤은
이토록 짧기만 합니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서 후학지도를 하며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