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226

사순 제4주일 2023년 3월 19일(가해)

합덕성당 양촌공소 충청남도 예산군 고덕면 상궁2길 12(상궁리 716-24) + 요한 복음 9,1-41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보셨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누가 죄를 지었기에 저이가 눈먼 사람으로 태어났습니까? 저 사람입니까? 그의 부모입니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우리는 낮 동안에 해야 한다. 이제 밤이 올 터인데 그때에는 아무도 일하지 못한다.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땅에 침을 뱉고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그 사람의 눈에 바르신 다음, ..

춘풍소고

춘풍소고/한승구 인연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일수록 사람을 사귀는 일에도 신중하다. 흔히 인간관계의 비유적인 대목 중 정승과 정승집 개의 죽음에 문상객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이는 허망한 인간 관계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누구나가 표피적 인간관계가 아닌 신의와 존중이 내재된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맺고 있는 인연들 중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를 냉철한 시선으로 돌아봄직하다. 수 백 수 천의 연락처가 저장된 전화기 속의 이름들이 모두 자부심이 될 수 있다면 그는 더없이 행복한 사람이며 성공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일생에 진정한 벗을 한 사람만 가진 것만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하는 말은 그만큼 진솔한 관계를 갖기가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삶에 대한..

몽상가의 꿈

몽상가의 꿈/한승구 누군가에게 보여주려 드러내는 가벼움보다 그에게 숨겨진 지성이 상대를 기죽게 하고 큰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이성과 작은 일들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진중함. 획일화된 유행을 쫓기보다 개성을 중시할 줄 알고 개념없이 내두르는 위험에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 음악과 문학, 예술에 대한 최소한의 소양과 타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 완고한 고집을 꺾을 줄 아는 아량. 확고한 주관을 갖추고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일상 속에 녹아 있는 매너와 부자연스런 꾸밈보다 진실에 가까운 담백함, 새해 새로운 각오가 이 지적인 나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부터는 어떨까. 각자가 성찰하고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염원한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

시작의 의미

시작의 의미 / 한승구 행복, 즐거움,만족, 기대,숙연함, 불만, 아쉬움,후회,기대,자책,새로운 다짐... 제각기 다른 감정의 움직임들은 한 해의 끝자락과 새해의 시작 지음에 한 번쯤은 가져보았을 익숙한 단어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다. 비록 지난해에 계획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할지라도 계획을 세우는 일은 포기하는 것보다 낫다. 또한 앞만 보며 달리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가끔은 뒤도 돌아보고 의도한 대로 올바르게 걸어왔는가를 살펴보는 일도 지혜가 아닐까. 기간의 끝이란 없다. 끝이란 시작이라는 것과 맞 닿아 있는 연속의 선상으로 이어지는 것일 뿐. 그러나 한 해의 끝과 시작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둘 이유도 없다. 각별히 새로운 변화를 꿈꾸지 않는 한 새해에도 해왔던 것들을 그대로 이어가면 될 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