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4년 주보

연중 제 8주일 2014년 3월 2일 (가해)

모든 2 2014. 3. 2. 20:29

 

「무엇을 먹을까!」이재훈 신부(2013,대관령 양떼목장)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지 마라.아버지께서는 너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아신다."

 

+ 마태오 복음.6,24-34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느냐?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그리고 너희는 왜 옷 걱정을 하느냐?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 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오늘 서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무엇을 마실까?','무엇을 차려입을까?'하며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말씀의 향기>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  "세상에서 하느님 은총 안에 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임민수 베드로 온양풍기동 주임-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통해 늘 무엇인가 걱정하고,무엇인가 바라는 우리들에게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하십니다. 이것을 구하고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노력하다 보면 그 외의 다른 모든 것들은 "곁들여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림과 그 다스림에 따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드러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의로움'은 올바른 사람의 의로움입니다. 모든 행동에서 하느님께 순종하는 모습과 하느님의 법을 지키고 사랑의 길에서 그분께 일치하는 의로움입니다. 곧 우리의 마음가짐과 행동(삶의 태도)을 주님의 말씀에 기준하여 따르기로 결심하며 고쳐가는 삶의 태도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한 나약하고 불완전하기에 마음의 변화가 쉽게 일어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이렇게 연약한 우리를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다만 주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불완전한 우리의 마음과 생활을 점점 당신이 뜻하신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하루하루에는 얼마만큼의 수고와 걱정,고통이 따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먼저 찾을 때 우리의 노력들이 조금은 쉬게 될 것이며 하늘로부터 빛을 받게 될 것입니다.

 

 

<청소년 바로보기(64)>

 

-'청소년기 발달의 특성②(정체감 형성)'

 

  오늘은 청소년기의 특성 두 번째 이야기로 '정체감 형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청소년기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점(13-18세)으로서 생식기관의 발달과 2차 성장의 출현이 시작된다.1904년경 '청소년기(Adolescence)'라는 용어를 처음 학문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G.S.Hall이다. 농경사회에 없던 세대적 개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즉 농경사회의 여자아이들은 초경과 동시에 시집을 가서 지어미역할을 했으며, 남자아이들은 노동을 시작하였다. 근대화 이후에도 이런 현상은 계속 되었으며,산업혁명 이후 방직공장에서는 사춘기 이전의 아이들을 노동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몸집 작은 아이들이 덩치가 큰 어른들 보다 위험한 기계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서 그들을 선호하게 되어던 것이다. 그 후 점차 교육적(의무교육제도),법적(미성년보호법),사회적(노동법<아동복지법>)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시작했다.

 

 청소년들의 정체감 형성에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법이 있다.

 

  ① 집단적 자아정체감 : 청소년들은 심리-사회적 정체감(psychosocial identity)으로 개인이 속한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갖고 일체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별,연령,나라,지역,출신학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자면 '나는 한국사람이다','나는 서울사람이다' 등의 집단적 자아정체감을 갖는다.

 

  ② 개인적 자아정체감(individual identity) : 집단정체감 속에서 타인과 다른 고유한 존재라는 의식을 갖고자 하는 욕구를 말한다. 즉 세분화된 집단정체감으로서 자신의 고유한 정체감을 찾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시기는 집단정체성 형성의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시기인데 그 방법은 바로 '차별과 배척'에서 시작된다. 청소년들이 우선 자기를 다른 사람과 구별하고 배타하는 대상이 바로 기성세대인 어른이다. 기성세대는 자신들을 지배하려 하고 종속시키는 잔소리꾼,낡은 사고방식의 세대라고 선긋기를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청소년들 안에서도 일어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자기와 다른 아이들을 배척하기 시작하는 '왕따 현상의 시작'이 된다. 따라서 어른과 자신들을 구별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하는 일은 어른들이 못하는 것,모르는 것,불온히 하는 것,금지하는 것을 함으로서 기성세대와 다름을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예를 들자면 기성세대들이 흉내 내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돌 그룹을 흉내 내는 옷이나 춤사위,빠른 랩을 그들은 즐기게 된다. 특이한 옷차림.폭주족 그뿐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도 그들은 기성세대를 따돌리리고 선긋기를 하고 있다.

 

  -신현문 발렌티노 신부 대전 정림동 살레시오 청소년수련원 원장-

 

 

<미사 속 숨은 보화>

 

축성기원(Epicidesis consecrationis)1-의미①

 

  최후만찬 때에 예수님께서는 빵과 포도주 잔을 들고 당신 몸과 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함께 봉헌하는 미사 때의 성찬예식이 최후만찬과 같은 의미와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제대 위에 바쳐진 예물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축성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사제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그분의 말씀과 동작을 반복하지만,참으로 그리스도와 같은 축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능력과 성령의 작용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제는 성찬 제정문을 외우기 전에 먼저 하느님의 성령을 청하는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이를 동방교회의 명칭에 따라 "에피클레시스(Epiclesis)"라고 합니다.

 

 

<이충무의 행복나침반(13)>

 

깍두기와 함께 새봄을!!!

함께 놀아야 진짜 봄이다

 

      어린 세훈이는 형을 따라 나섰지만,형 범훈이는 동생이 귀찮았다. 왜냐하면 오늘 동네 공터에서 또래 아이들과 함께 한바탕 신나게 놀기로 했는데,어린 동생이 방해가 될 것만 같아서였다. 동생을 데리고 가면 친구들이 싫어할 지도 몰라 그것 또한 신경이 쓰였다.

 

  친구1 : 범훈아 어서 와! 어? 동생 세훈이도 왔네?

  범 훈 : 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자꾸 따라오지 뭐야.

  세 훈 : 나두 심심해.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범 훈 : 넌 너무 어려서 형들하고 놀 수 없어, 얼른 가!

  친구1 :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있으라고 해.

  범 훈 : 야, 세훈이가 끼면 짝이 안 맞잖아.

  친구1: 아냐,걱정 마,세훈이 깍두기하면 되지!

  세 훈 : 깍두기? 그게 뭐야?

  친구1 : 음..뭐랄까..일종의 자유선수?

  세 훈 : 와,그럼 나도 같이 놀 수 있는 거야? 신난다!

 

  드디어 아이들은 편을 가르고 놀이를 시작했다.

한 명식 빼앗아 오는 게임이었는데, 한 명이라도 상대편에게 넘겨주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뛰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어린 세훈이 모습도 보였다. 놀이 규칙도 모르면서 깔깔거리는 그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어디선가 저녁 먹으라고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고,아이들 놀이를 조금이라도 더 보려는 듯 저녁해는 오늘따라 느릿느릿 해걸음을 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해가 질 때가지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 우리들 놀이에는 항상 '깍두기'라는 역할이 있었습니다. 놀이에 잘 어울릴 수 없는 조건이라고,짝이 맞지 않는다고 배척하기보단 어떻게든 함께 놀기 위해 짜낸 아주 인간적인 '배역'이었죠. 나보다는 '우리'모두가 즐거워야 그게 진짜 재미라는 걸 마음으로부터 느꼈으니까요.

 

  봄이 오고 있는데 우리 동네 놀이터에도 봄은 올까요? 다들 저마다 바쁜 아이들이 함께 모여 신나게 뛰어놀 그날이 올까요? 다함께 모였다 해도 '깍두기'라는 역할을 일부러 만들어 한 명이라도 더 끼워 주기 위해 애쓸까요? 머리보다 서로 마음 먼저 맞대보는 그런 봄날이 그립습니다. 살아갈수록 '깍두기'는 하느님이 주신 천사의 자리라는 걸 깨닫습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

 

 

 

이 손안 있는

바람 한줌

우리의 생명입니다.

행복입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사순절 기도시 -이해인 수녀

 

해마다 이맘때쯤 당신께 바치는 나의 기도

그리 놀랍고 새로운 것이 아님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얼음도 풀리는 봄의 강변에

당신께 드리는 나의 편지가

또 다시 부끄러운 죄의 고백서임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살아 있는 거울 앞에 서듯 당신 앞에 서면

얼룩진 얼굴의 내가 보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나의 말도 어느새

낡은 구두 뒤축처럼 닳고 닳아 자꾸 되풀이할 염치도 없지만

아직도 이 말 없이는 당신께 나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오니 용서하소서 주님

 

여전히 믿음이 부족했고 다급할 때만 당신을 불렀음을

여전히 게으르고 냉담했고 기분에 따라 행동했음을

여전히 나에게 관대했고 이웃에겐 인색했음을

여전히 불평과 편견이 심했고 쉽게 남을 판단하고 미워했음을

여전히 참을성 없이 행동했고 절제없이 살았음을

여전히 말만 앞세운 이상론자였고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소서 주님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 하셨습니다.

이 사십 일만이라도 거울 속의 나를 깊이 성찰하며

깨어 사는 수련생이 되게 하소서

이 사십 일만이라도 나의 뜻에 눈을 감고 당신 뜻에 눈을 뜨게 하소서

때가 되면 황홀한 문을 여는 꽃 한 송이의 준비된 침묵을

빛의 길로 가기 위한 어둠의 터널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내 잘못을 뉘우치는 겸허한 슬픔으로

더 큰 기쁨의 부활을 약속하는 은총의 때가 되게 하소서

재의 수요일 아침, 사제가 얹어 준 이마 위의 재처럼

차디찬 일상의 회색빛 근심들을 이고 사는 나

참사랑에 눈뜨는 법을 죽어서야 사는 법을

십자가 앞에 배우며 진리를 새롭히게 하소서

 

맑은 성수를 찍어 십자를 긋는 내 가슴에

은빛 물고기처럼 튀어 오르는 이 싱싱한 기도

"주님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