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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의 전라도에서] 빼앗긴 들에 윤석열의 봄은 오는가

들녘에 봄빛이 완연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왜 이렇게 추운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아직 매화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화가 늦은 까닭이 얼어붙은 정치 때문일까요. 우리 대통령님, 저는 오늘 이 들길을 걸으며 대통령님께 따스한 봄인사를 드리고자 했습니다. 어쩌면 제 발걸음이 멈추는 곳, 아니면 시선이 닿는 저 산 어디쯤, 대통령님께 인사를 올리다 보면 분명히 산계곡 볕 오른 어느 양지녘에는 개나리나 진달래가 피어 있을지도 모릅니다.대통령님, 이상화 시인께서 남긴 시 한 편을 읊어 봅니다.‘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 시가 시인의 가슴에서 꽃망울처럼 터져 나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90년 전 일이지만, 어쩌면 현실의 우리도 이상화 시인처럼 빼앗긴 들에서 봄을 맞이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관심있는... 2025.05.02

연중 제19주일 2024년 8월 4일(나해)

죽림리공소(홍성성당) / 그림 안종찬(바오로),2023년  + 요한복음 6,24-35    그때에 군중은 예수님도 계시지 않고 제자들도 없는 것을 알고서, 배들에 나누어 타고 예수님을 찾아 카파르나움으로 갔다.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

소중함의 가치

소중함의 가치 / 한승구 가을을 기다리는 간절함엔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나에게 필요한 것은 폭염에 메마르고 잃었던 감성을 되찾는 일이었다. 간절할수록 기다림은 길고 힘겹게 느껴지기 마련이고소중한 것은 얻기가 힘들며쉽게 얻어진 것은 쉽게 사라진다고들 말한다.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올가을이었어도 유난히 무덥고 길었던 여름 탓에기다림의 시간은 참으로 길었다. 나에게 가을이 소중한 까닭은 깊고 넓은 사유에 이르게 하는 여러 가지 환경 때문이다. 그런 가을이 간절하기에 기다림 속에서 소중함은 커지고그만큼 귀하게 보내야 할 시간들임을 각인시킨다. 단순히 더위를 피하기 위한 가을이 아니라사고와 사유의 문이 열리고 그로 인해 성숙해 가는뜻깊은 가을이 되기를 조심스레 권해본다. 소중함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 소양으..

가을바람

가을바람 / 한승구 바람이 분다.가을 내음이 섞인 밤바람이다. 새로운 가을의 전설을 써 내려갈 서막이 열리는 기대와 함께한 절기를 보내 버린 아쉬움이 교차하는 변곡점에서 조급함이 밀려드는 것은남은 분량의 삶이 살아 낸 삶보다 짧은 이유 때문일까. 바람은 굴곡진 세월을 보내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써 내려왔던기나긴 전설 속에 남겨진 삶의 궤적들을 뒤적여 보게 한다. 버리고 비우는 것이 참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며마음을 다졌던 어느 날들에 남겨진 전설의 페이지들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넘긴다. 움켜쥔 것을 놓을 수 있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포기여야 했다.포기에 순응하기까지 참으로 지난한 세월을 보내야 했고한 권의 소설을 완성해 가는 시점에서야 깨닫게 되는 것은 소확행을주는 것과 동시에 탐욕의 덩어리였음을 시인하지 ..

고통의 기준

고통의 기준 / 한승구 우리가 겪는 고통은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있다.단기적으로 지나가거나 긴 세월동안 안고 가야 하는 육신의 고통에 대한 의미는 명료하다.그러나 정신적인 고통은 명료하지도 절대적인 기준도 없다.그 원인 또한 결코 간단하지가 않다.외로움과 절망과 그리움, 증오와 집착과 사랑까지도 고통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더러는 정신적 고통이 육체적인 고통보다도 더한 고통이라고들 말하기도 한다.그만큼 정신 영역에 관한 것은 난해하고도 미묘한 것이다.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은 자신이 내린 기준이 절대적 기준이 되고자신이 겪는 고통이 가장 크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그러기에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으로부터의 탈자유가 요원한 존재들일지도 모른다.여기 우리가 익히 가치를 부정하거나 초월할 수 없는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