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서 아름다운 것 / 권대웅 달이 쓰고 가는 저 기러기와 기러기가 읽고 가는 저 달의 문체와 기러기의 문장이 이어져 가을밤이 된다. 길밖의 기러기와 길안의 달 우리는 늘 서로 그렇게 만나지 못하고 가을이 되면 묻는다. 어디로 가는 길인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가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자꾸 해결하려 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풀려고 할수록, 말하고 떠들수록 더 꼬이게 되는 경우가 있어. 그냥 내버려두는것, 가만 두면 저절로 풀리게 되는 것 같아. 어떤 문제나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기면 순간 뇌가 판단해서 지시하는 답을 나는 곧바로 따르지 않으려고 해. 내 판단에 오답이 많았기 때문이야. 나는 내가 아니 인간이 배워온 이성적 판단을 믿지 않는 편이야. 우리의 삶은 유화나 페인트칠이 아닌 번짐, 스며들어 배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