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09년 주보

사순 제2주일 2009년 3월 8일(나해)

모든 2 2021. 9. 22. 01:17

그림 : 사마리아 여인(요한복음 4장)

 

사마리아 여인이 내려다보는 우물에 예수님과 여인의 얼굴이 함께 비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는 바로 그곳에서 자신의 본모습을 만나고

자신을 정직하게 대면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 상본 그림

 

 

+ 마르코 복음 9,2-10

 

  엿새 뒤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였다.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한 소리가 났다.

 

   그 순간 그들이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말씀의 향기>

 

체험된 신앙의 가치 -정윤식 고르넬리오 대천 보좌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선종 이후 많은 이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추기경님의 따뜻하고 소박한 삶이 그들으 마음에 다시금 신앙의 불을 지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반 신자들에게 신앙의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예비자 교리를 가르치면서도, 신자들을 만나면서도 신앙 생활에 대한 외적인 모습을 가르쳐주기는 쉬워도 근본적으로 왜 하느님을 찾아야 되는지, 신앙이 가져다주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데에는 참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그러한 과정이 없다면 생활의 어려움이나 여러 문제에 봉착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향은 자연스레 냉담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성당 안에서 주일학교 교사로서 활동을 열심히 했던 여러 젊은이들이 주일학교 교사를 그만 두면서 성당까지 그만 두는 경우도 봉사만 했지 그 안에서 신앙적으로 그 봉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깨닫지 못해서 성당까지 쉬게 되는 것이다.

 

  즉 신앙은 체험되지 않으면,마음으로 느끼지 못하면 아무리 외적인 신앙의 모습을 잘 가꾸어 나가더라도 그것은 모래 위에 짐을 짓는 사람과 같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모습은 부활에 대한 모습과 죽음이 끝이 아니다라는 체험된 믿음을 갖게 해 주시기 위해서 당신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있다.

 

  세상 안에서 아무리 깨끗하게 만들어도 그렇게 만들 수 없는 깨끗함을 지니신 예수님의 모습, 그리고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가장 훌륭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만나는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평소에 하셨던 죽음의 의미와 하느님 나라의 의미를 내면화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사순시기를 살아가면서 외적인 신앙생활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이 흔들리지 않는 체험된 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타볼산의 예수님의 모습을 마음 속에 품고, 부활하신 예수님께 희망을 두고 보속과 회개의 시기를 의미있게 보냈으면 좋겠다.

 

《문장 해설》

 

  중심의 원은 대전교구 공동체를,노랑색은 영혼의 완성과 평화를 상징한다. 원 한가운데에는 성모님이 말씀을 받아 안고 있는 모습으로, 그 말씀을 바로 위 하얀 점으로 표현된 세상의 빛이시다. 말씀을 마음 깊이 품고 세상에 빛으로 드러내는 성모님의 모습은 곧 교회이고 우리 자신이다. 우리 삶의 중심이신 주님께서 우리의 삶을 손수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NON EGO, VIVIT IN ME CHRISTUS)"라는 말씀에 담았다.

 

말씀을 잉태하시고 세상에 빛으로 내어주신 성모님을 본받아 주교직을 수행하는데에 항상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실천하여 대전교구 공동체를 사랑과 평화의 공동체로 섬기는 봉사자로 살겠습니다.

 

'나주 윤 율리아와 그 관련 현상들'에 대한 광구대교구의 입장(2) -요약문

 

  광주대교구는 '나주 윤 율리아와 그 관련 현상들'에 대해 교구장에 의해 취해진 결정과 관련하여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의 입장과 사도좌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두 번째 입장을 발표합니다.

 

  1. 한국천주교주교회의(2008.2.25-28)는 "나주 윤 율리아 문제에 관하여 광주대교구장이 발표한 교령의 내용을 모든 신자들이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각 교구별로 공지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으로 광주 대교구장의 결정을 지지하였습니다.

 

  2. 교황청의 입장

  광주대교구는 이 문제에 관한 유일한 주무 성성인 <신앙교리성>에서 작년에 보내온 서한(2008.4.24)을 접수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편지를 공개하도록 전권을 위임 받았습니다.

 

  공경하올 최 대주교님께,

  '최 주교님의 전임자이신 윤공희 빅토리노 대주교님께서는 나주 문제에 대해 신앙교리성과 충분한 의견을 나누신 후에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확인할 수 없다(non constat de supernaturalitate)"라고 공지(1998.1.1)하셨던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신앙교리성의 고유한 권한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그 같은 협의를 거쳐 내린 결과는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윤 대주교님께서 내리신 결정과 후임자이신 최 대주교님께서 취하신 조치에 대해 신앙교리성은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교회 성무에 수고가 많으신 최 대주교님께 존경을 표하며, 늘 기도 안에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문서 번호 : 112/1993-27066)

 

  광주대교구는 이 같은 내용을 신자들에게 분명하게 밝히면서 교황청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와의 관계, 그리고 교황청과 광주대교구와의 관계를 훼손하려고 하는 이들을 추종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또한 광주대교구는 '나주 윤 율리아와 그 관련 현상들'을 부추기는 이들에게 더 이상 신자들의 올바른 신앙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 것과 신자들에게 거짓된 기대를 선동하지 말 것을 요청합니다.

2009년 2월 24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생명이 가득한

이 아침의 흙과 물, 공기

그리고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지혜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문화 바이러스>

 

여성

 

  5만 원권 도안이 공개됐다. 2007년 12월, 화폐도안 자문위원회와 전문가 개별 자문 등을 거쳐 확정한 이 지폐는 올 6월에 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 지폐로는 첫 고액권이다. 여성을 도안인물로 사용한 첫 한국지폐이기도 하다. 앞면에 도안된 초상(표준 영정을 바탕으로 사임당 생존 당시의 두발과 복실 등에 관한 전문가 자문을 거쳐 새로 제작했다는)은 신사임당이다. 선덕여왕, 유관순, 허난설헌 등이 거론되었었다. 그런 현명한 정치가, 불굴의 독립운동가, 재능 있는 작가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시서화에 능했다고는 하지만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더 유명한 현모양처의 상징, 신사임당이 채택되었다.

 

  "토종이 애도 잘 낳는다"(2009년 2월 25일, CES), '풍류를 알면 정치를 잘한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한 말이다. 지난 2월 23일 한나라당 내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등이 공동주최한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초상강연회 자리였다. "이렇게 생긴 토종이 애도 잘 낳고 살림도 잘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소리꾼으로 마이크 앞에 선 제자를 가리키며 "감칠맛이 있다. 요렇게 조그만 데 매력이 있는 거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에 여론이 들끓자 중앙대 측은 "국악하는 사람들은 키 큰 사람이 없고 작은 사람, 토종 체형을 가진 사람의 소리가 감칠맛이 난다는 의미였다."고 밝혔다는데, 대학총장이 당 의원 모임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공공연히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역시 한국 여성의 운명은 현모양처 라야 하는가 보다.

 

  3월 8일,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Intermational Women's Day)'이다. 1910년에 독일의 노동운동지도자 클라라 체트킨(Clara Zetkin)에 의해 제안, 결정되어 1911년부터 치러지고 있는 이 행사의 핵심은 여성의 각종 권리의 옹호에 있다. 이래저래 현모양처의 운명 속에 살고 있는 한국 여성들을 바라보면서, 선덕여왕이나 허난설헌 혹은 유관순을 생각해 본다. 그들이 지금 이곳에 살고 있다면, 그들은 오늘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신사임당은?

-영인[eisvoge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