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0년 주보

남북통일 기원 미사 2010년 6월 20일(다해)

모든 2 2021. 8. 25. 22:18

"주님, 흩어진 당신 백성을 모으소서."

-오늘 '화답송' 후렴에서-

 

 

+ 마태오 복음 18,19-22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거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말씀의 향기>

 

십자가,生 과 死 - 김신호 F. 하비에르 선화동 주임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고 죽는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을 우리는 인생이라고 표현한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같으나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과정은 모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좋은 삶의 조건에서 태어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아주 열악한 삶의 조건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한다. 신체적인 조건으로도 아주 좋은 자질을 가지고 태어나는가 하면 많은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한다. 과정  또한 천태만상으로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성공한 사람으로 인생을 마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실패한 사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외적 현상만을 본다면 무엇이 하느님의 정의인지 우리를 잠시 혼돈에 빠지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자기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십자가란 분명히 인생여정에서 피하지 못하는 삶의 요소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진정한 삶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삶의실체를 모를 때에 우리는 삶의 조건을 실체로 받아들이고 살의 실체인 내가 삶의 조건을 주인으로 섬기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삶의 조건과 삶의 실체인 나를 동일시하려는 어리석음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삶의 조건을 주인으로 모시는 것이나 삶의 조건과 나를 동일시하려는 노력은 나의 현세적 삶에 의미를 두고 가치를 주는 욕심에 기인하고 있음을 우리는 깨달을 필요가 있다. 지나가는 과정 자체를 목적으로 삼을 때에 우리는 결코 삶의 실체나 우리의 욕심 자체를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욕심을 실현하고 욕심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성공이라는 표현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되는 현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편적 현상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자기 십자가와 생과 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그 의미는 우리가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나의 고유한 삶의 여정을 걷고 삶의 실체를 깨달으려는 권고일 것이다. 우리가 삶의 실체가 무엇인지 깨달았을 때에 우리는 분명히 삶의 실상과 허상을 구분할 수 있고 나의 십자가가 무엇인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영원한 삶이 무엇인지를 자연히 깨닫게 될 것이다. 죽음과 더불어 끝나고 마는 욕심의 실현에 목적을 두었을 때에 우리는 죽을 것이고 현세적 욕심의 실현에 목적을 두는 나의 허상적 실체를 죽일 때에 우리는 영원히 살 것이다.

 

 

<시니어 칼럼>

 

어르신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한동성 칼리스토 .노인사목부 전담 신부

 

  어르신 교육은 그 목표와 내용의 독특성 때문에 기존 형식의 교육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교수법의 개발이 요구된다. 그들은 과목과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심리적 요인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

 

  어르신 교육의 원리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첫째, 학습자 중심의 자기 주도적 원리다. 학습자들이 관심과 필요에 따라 학습의 내용이 구성되어야 하고, 개인차를 인정하여 자기 보조(self-pacing 스스로 원하는 속도)성의 원칙을 준수하며 융통성 있게 교육하도록 한다. 강의보다는 토의식 교수나 문제 해결 중심의 과제 수행, 실험과 실습, 견학 등 활동이 병행되도록 한다.

 

  둘째는 어르신 중심의 환경 조성 원리이다. 노년기에는 60~90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분포되어 있고, 신체적 지적 사회적 발달 수준이 큰 차이가 있다. 이때 취약성을 지닌 노인 학습자에게 최대한 배려가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그들의 시각, 청각적 상황을 고려하여 마이크 시설과 실내 조명을 배려해야 하고 강의실의 냉난방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셋째는 상호존중의 원리이다. 노년교육 공간은 여유있고, 쾌적하며 밝아야 하고, 교수자와 학습자 간에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로스(Ross 1968)의 연구는 학습자의 협력을 요청하는 지지적 수업조건이 중립적이거나 지시적인 수업조건보다 노년 학습자들에게 높은 수행을 보였고, 칭찬은 대단히 유익한 학습 결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된다.

 

  노인을 위한 주요 교수 방법, 구체적인 교수방법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강의법이다. 교수자는 복장이나 강의 시 자세, 말투에 최대한 예의를 표해야 한다. 학습자들에게 고른 시선을 두도록 하며, 목소리에 강약을 주어 주위를 집중하도록 하고, 난청자들을 위해 톤을 조금 낮게 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다양한 형식의 자료를 주는 것이 좋으며, 파워 포인터를 사용하는 것은 효과를 증진시키는 좋은 비법이다.

 

  둘째, 토의식이다. 문제 해결 능력 배양, 대인관계 기술 습득, 태도변화에 도움이 되는 교수법이다. 외향적인 학습자가 많고, 비 경쟁적인 교수환경에서 사용한다. 개인적인 경험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도록  유도하고, 상호 예의를 지키도록  사전에 교육한다. 원형 토의는 둥글게 둘러앉은 후 돌아가면서 한 명씩 자기의 의견을 발표하는 토의법이다. 발표 능력을 키워주고, 경청능력을 길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버즈집단 토의는 전체를 소집단으로 나누어 토의를 한 후, 다시 전체가 모여 토의를 진행하는 단계적인 토의 형식이다. 큰 집단이 짧은 시간 동안 충분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눈굴리기 토의는 버즈 집단 토의와 유사하지만, 여러 단계에 걸쳐 토의가 진행되면서 의견이 모아져 간다는 차이점이 있다. 구체적인 자료가 있는 토의는 영화, 음악, 미술작품 연극, 희곡 등 구체적인 재료를 함께 공유한 후 그 내용이나 형식에 관하여 토의를 진행하는 방법을 통칭한 것이다.

 

  셋째, 견학 일차적 정보원을 직접 방문하고 관찰하여 정보를 얻는 교수방법이다. 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주제의 학습을 선호하고 시작적 여유가 많은 노인 학습자들의 특성 때문에 노년교육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넷째, 또래학습, 각 학습자들이 서로가 가진 자원을 이용하여 다른 학습자들의 학습을 돕는 방법을 말한다. 자동차 기술자가 장동차 정비를 가르치는 일을 말한다. 또한 학습동아리는 학습자들의 자발적인 학습을 전제로 하며,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별로 동아리를 구성하여 활동할 수 있다.

 

 다섯째,  외상, 이는 오랫동안 잊혀졌던 경험이나 사실을 떠올리는 것, 혹은 과거 경험에 관하여 생각하거나 말하는 과정 혹은 그 실천을 의미한다. 회상은 노인들의 삶에 대한 만족함을 높여주고, 억제하며, 정신적 활동을 예민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삶을 되돌아 봄으로써 성격을 재조직하도록 인도해 줄 수 있다.

 

 

<함께 만드는 이야기 마당>

 

우리 성모병원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세요! - 김순자 힐데가르다 . 대전성모병원 기도 봉사자

 

  내가 대전성모병원에서 봉사한 지도 어느새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병원의 모습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깨끗하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우들을 먼저 배려하는 병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부활의 메신지 '53 전인치료 센터', '사랑과 믿음의 방', 최고의 고객스비스제공을 위한 'VIP실, 예쁘게 꾸며진 일반 병실, 특실,선종하신분과 유가족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성껏 꾸며진 장례식장 등 구석구석 새 건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2007녀부터는 원장 신부님께서 매년 영성의 해, 감성의 해, 지성의 해, 금년은 통합의 해로 정하시어 신부님, 수녀님, 의료진들을 비롯하여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환우들에 대한 친절, 배려, 존중, 경청, 인내심 등 생명의 소중함을 수선으로 하여 영육의 치유로 쾌유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성모병원의 이런 노력을 생각하면 마음 뿌듯하고 만나는 모든 신자들에게 변화된 모습을 자랑하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나는 바로 이곳, 대전성모병원에서 작은 모습으로 기도 봉사를 하고 있다. 병실 방문 전 수녀님과 모든 봉사자들은 함께 성서 말씀을 읽고 기도를 드리는데 이는 환우들을 만날 때 예수님의 모습으로 그분들을 대하게 해 주시고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시어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달라는 봉사자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입원 환우들을 방문하면 우선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먼저 나누고 그들의 어려움을 경청, 공감, 이해해 드리며 위로의 말과 함께 기도를 원하시는지 살펴본다. 어떤 환우들은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여 기도 봉사자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하시며 기도를 청하신다. 그럼, 기도봉사자로서 부족함을 먼저 말씀 드리고 함께 마음 모아 주님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드린다. 비신자들을 만날 때는 위로의 말씀과 함께 조심스럽게 주님께 의지해 보시도록 대화를 해본다. 관심 없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신자나 비신자들을 똑같이 쾌유를 빌어주시는 신부님, 수녀님, 봉사자들을 볼 때 천주교가 정말 좋다고 느낀다며 신앙을 갖게 되면 천주교로 하시겠다는 분들도 계신다.

 

 우리 병원에서는 매달 봉사자들을 위한 교육이 있는데 신부님께서 봉사에 도움이 되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신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다. 봉사자 하나하나는 병원 전체를 드러내는 가장 소중한 모습이며 주님께서 친히 맡겨주신 봉사라는 것을 잊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봉사할 때 환우들에게 따뜻함과 희망, 감동 그리고 용기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병원의 모든 봉사자들은 이 말씀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께 감사드리며 각자 맡은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모병원의 봉사자로서 우리 교구 신자 모든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주님이 맡기신 구원과 치유의 사명을 수행하고자 가톨릭 이념을 바탕으로 수호자이신 성모마리아를 모신 황금어장, 우리 성모병원의 봉사자가 되어 구원사업과 홍보에 동참해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내가 사랑하면

너도 사랑하고

모두가 사랑하리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이충무의 행복나침반>

 

빈 배로 떠 있으면 가는 곳 어디나 행복의 항구다!

 

 

빈 배 연습

 

 

  이런 의미심장한 비유가 있습니다. "어느 날 그대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거의 목적지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어떤 배가 나타나서 그대의 배를 가로막는다면 그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대는 아마 너무도 화가 나, 자리에서 일어나 그 배의 주인에게 항의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그 배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배 안에 아무도 없었다. 그러면 그대는 누구에게 화를 낼 것인가?"

 

  아마도 너무 황당하겠죠? 누구한테 화를 내야 할지 모르니까요. 텅 비어 있는 배에게 화를 낸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냥 나무 조각에 불과한 배에게 아무리 화풀이해봤자 목만 아프고 속만 더 상하게 될 뿐 일 텐데.. 하지만, 그 배안에 사람이 타고 있다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삿대질을 하며 격렬하게 다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분노와 원망엔 빈 배가 정답입니다. 서로 본의 아니게 상대방의 길을 가로막게 될 때가 누구에게나 종종 있습니다. 좋은 뜻으로든 탐욕스러운 마음에서든 진로방해가 생기는 거죠.

 

 그럴 때 마다 내 인생의 앞길을 막았다고 죽고 살기로 싸울 수는 없습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증오의 강바닥으로 추락 할 테니까요.

 

  그러니 빈 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내 배 안에 내가 너무 많으면 배는 결국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을 겁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인생의 강을 건너가라며 호화유람선을 주신 게 아닙니다. 작은 쪽 배 한 척을 주셨는데 우리 거기에 너무도 많은 걸 싣고 하루라도 빨리 항구에 다다르려 합니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파도가 아무리 높이 밀려와도 비워지지 않은 배는 제자리를 맴돌다 서서히 침몰할 뿐입니다.

 

-이충무 바오로 /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