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0년 주보

성령 강림 대축일 2010년 5월 23일(다해)

모든 2 2021. 8. 24. 03:46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요한 20,22)

 

「성령 강림」 Gregorio Marinaro, 2007

 

 

+ 요한복음 20,19-23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말씀의 향기>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 원유진 아드리아노 성령봉사 전담 차장

 

  오소서 성령님!

  성령강림대축을 지내며 부활시기 축제를 마치고 연중시기로 접어드는 이때, 우리는 요한복음의 부활하신 예수님 발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런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릅니다. 그분의 평화는 죽음을 이겨낸 부활하신 분의 평화입니다. 그 평화는 죽음 이전에 지상의 삶을 사시면서 이미 누렸던 평화입니다. 우리가 믿는 주님, 신앙으로 고백하는 하느님이신 그분은 우리와 같은 조건의 삶을 사시면서 평화를 누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삶과 수난 그리고 죽음을 거쳐 가는 인간의 여정을 동일하게 사시면서 그 안에서 평화를 누리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릅니다.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다른 이들을 향한 것이 된다면, 때로는 그것이 가난으로, 때로는 그것이 고통과 수치로, 때로는 그것이 죽음이 되더라도 그 일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작고 보잘 것 없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일들을 멈추지 않을 때, 그것은 영원이라는 시간을 지금에 사는 일임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지상의 삶을 살면서도 이미 무상으로 주어질 영원한 생명을 굳게 믿고 바라며, 삶 안에서 일어나는 근심과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상황 속에서도 평화를 누리게 될 수 있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늘이라는 현재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과 다른 이들에게 평화를 이루어달라고 요청하기보다 내가 먼저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받아 누려야 합니다. 그것을 사는 길은 오늘 복음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2-23)

 

  이 세상을 살면서 평화를 누리는 일,아니 그리스도의 평화를 누리는 길은 바로 나 자신이 그분께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시길 청하며, 그 바람을 이루어 주시는 분 안에서 서로를 용서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 용서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과 삶을 위해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일이, 바로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를 누리는 길임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특별연재 4대강 사업을 말한다

 

  4. 치명적인 4대강 공사, 당장 중단해야

 

    1) 정부는 공사 도중에 나오는 흙탕물로 발생되는 식수오염문제를 오탁방지막 설치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 공사 중인 4대강 현장에서 흙탕물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남한강은 여주군 일대의 3개의 보 건설로 흙탕물 농도가 계속 높아져 수도권 2천 300만 명의 수돗물에 대한 불안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남한강의 흙탕물 농도가 2008~2009년에 비해 최대 9.9배까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낙동강 달성보 공사지점에서도 흙탕물 농도가 환경영향평가 기준(40mg/L)의 1.5배를 초과(68mg/L)했습니다. 강원대 김희갑 교수의 논문에서는 '흙탕물이 유입된 물은 염소 소독 정수과정에서 유해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부산물을 만들어 내며, 높은 탁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알루미늄 제제를 사용하여 수돗물 내 알루미늄 농도를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흙탕물을 낮추는 시설은 한 겹의 오탁방지막뿐입니다. 대한하천학회의 현지 측정결과 오탁방지막의 저감효율이 30%에도 미치지 않는데도, 정부는 75%에 이른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식수원의 위험을 증폭시키는 4대강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2) 정부는 4대강 사업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남한강 난앙쑥부쟁이 서식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생태계파괴의 심각성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세계 유일의 식물인 단양쑥부쟁이는 보 건설로 초래되는 서식지의 변화로 멸종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체서식지를 제공하여 멸종 위기 동식물을 보전한다고 하지만, 4대 강 사업에 의해 감작스럽게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은 고의적으로 멸종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종의 유지는 시간을 두고 각 지역의 소집단이 연결(이주)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생태계 안에서 경쟁, 기생, 공생, 협력의 관계와 생물과 무생물의 상호작용 또한 주요하기 때문에, 멸종 원인 통계에서도 서식지 변형이 40%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상업적 사냥 23%, 외래종과의 경쟁 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강에서만 가장 크게 피해를 입는 종은 미호종개,흰수마자,감돌고기,돌상어,붕사리 등 민물고기로, 보가 만들어지고 준설되면서 서식징에 큰 교란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남한강 3공구에서는 멸종위기종 꾸구리가 폐사했고, 훼손된 단양 쑥부쟁이의 서식지에서 표범장지뱀도 폐사되었습니다. 낙동강에서도 해평습지와 같은 내륙습지의 훼손으로 전세계 6천여 마리 남아있는 재두루미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생태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매우 부실하다는 것입니다. 준설에 의한 프랭크톤과 같은 저서생물의 파괴, 보 건설로 인한 수질악화, 준실로 인한 흙탕물 영향평가 등이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자연은 서로 연계되어 있기에 어느 하나만 소작하여도 그 영향은 연쇄적으로 발생하여 끝이 어디인지 오늘날 인간의 능력으로 발생하여 끝이 어디인지 오늘날 인간의 능력으로 알 수 없습니다. 정부의 4대강 사업 강행은 자연에 대한 교만이자 도전입니다.

 

 

 

<함께 만드는 이야기 마당>

 

성모성월의 기도  -안현심 데레사.삼성동 성당

 

  일터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대전고속터미널 파출소인데 어머니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황망히 달려갔더니 길 잃은 어린애가 부모를 만난 듯, 두 손 벌려 반기며 어머니는 울먹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에게 가는 길이 생각나지 않더라."

 

  정동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비래동에 사셨던 어머니는 날마다 걸어서 제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먼 길을 오셨는데도 손님이 계시면 방해된다고 앉지도 않고 되돌아 나가셨습니다. 약이 된다면서 민들레를 뿌리재 캐고, 씀바귀를 뜯어 저에게 가져다 주는 것이 어머니에겐 큰 기쁨이었습니다. 길을 헤맨 그 날도 어머니 손엔 시든 씀바귀 한 줌이 들려 있었습니다.

 

어머니 가신 지 십여 년, 고속터미널 앞을 지나다가 저는 그만 풀썩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울먹이며 서 계신 어머니의 가녀린 초상을 보았던 것입니다.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며 시베리아 벌판을 걸어 나온 나폴레옹의 철수 병사처럼,시든 씀바귀 한 줌을 움켜쥐고 어머니는 쓸쓸히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성모님, 어리석은 자들 속에 아드님을 낳으시고, 그 아들이 수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습니까? 성모님의 아픔과 고귀한 사랑을 생각하며 사람의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어머니의 큰사랑을 일찍이 깨달았더라면, 이같이 가슴 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세상의 어머니들은 성모님의 현신입니다. 아파도 내색하지 않으며, 자식을 위해 온몸을 사르는 촛불입니다. 또다시 5월, 성모성월을 맞이하여 당신의 고귀한 희생과 사랑을 되새기면서, 다시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으리라 맹세합니다. 어머니께 돌려두리지 못한 사랑을 주변으로 나누기를 기대합니다. 제 손을 잡아주시옵소서.

 

 

 

그 위치로 돌아가는

본연本然

 

이제 5월도

그러할 때이다.

 

주님 감사합니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이충무의 행복나침반>

 

내가 반짝이는 건 당신이 빛을 비춰 주시기 때문입니다!

 

 

별 볼일 있는 5월

 

 

 "별이 반짝이는 건 그 스스로 빛을 발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빛을 비추어 주기 때문이야"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한물 간 왕년의 스타 최곤(박중훈)에게 끝까지 일편단심 의리 하나로 힘이 되어 준 매니저 박민수(안성기)가 한 말입니다.

 

  참 생각할수록 맞는 말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 그 말을 듣기 전까지 별들은 어찌 저런 영롱한 빛을 스스로 내는지 부러워했습니다. '자체발광'의 매력에 역시 별은 별이라는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처음 알았습니다. 아니 깨달았습니다. 이 세상에 자체발광의 별은 없다는 것을. 자체발광은 고독한 오만에서 비롯된 착각이라는 것을.

 

  사람에 대한 믿음 하나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잘 나갈 때나 추락할 때나 함께 했던 안성기씨의 말처럼 세상은 니 혼자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아닐진대, 지 잘난 맛에 함부로 다인을 밟고 넘이시는 삭막한 현실 속에서 우린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혹시 머리는 꽉 차있는데 가슴은 텅 비어있는 공허한 삶을 사고 있는 건 아닐까요? 혹시 저 혼자 빛나는 별인 양 오만하게 살다가 밤하늘에 결코 반짝일 수 없는 별이 되어 어둠 속으로 쓸쓸히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요?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가족끼리 모여서 외식하고, 놀러 가고, 선물하라고 있는 그런 달은 아닐 겁니다. 5월은 어쩌면 별을 보는 달입니다. 하늘이 맑은 밤, 모처럼 가족 모두 모여 앉아 밤하늘에 뿌려진 별꽃들을 보면서, 저 별들이 어째서 저렇게 영롱하게 빛을 내는지 느껴 보는 달입니다.

 

  5월 한 달만이라도 내 소중한 생명의 별에 빛을 주신 모든 고마운 분들을 생각하며 안성기씨처럼 멋진 대사 한 마디 해 보시면 어떨가요?  부드러운 목소리에 사랑을 담아...

 

  "별이 반짝이는 건 그 스스로 빛을 발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빛을 비추어 주기 때문이야"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