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식 신부 (2011)
"일어나 비추어라,너의 빛이 왔다."(이사 60,1)
+ 마태오 복음 2,1-12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 통치자가 나와,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과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보별이 그들을 앞서가다가,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러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말씀의 향기>
일어나 비추어라 "어둠을 비추는 한줄기 작은 빛"-이정업 바오로 노은동 주임
빛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시어 이 세상을 비추십니다. 언젠가 서해 바닷가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았던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온 세상이 어둠에 덮여 있는 시간이라서 더욱 잘 보이던,밤하늘에 찬란히 빛나는 수많은 별들은 무엇가를 말하려는 듯한,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알려 주려는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마태 2,2) 동방박사들은 별의 인도로 빛이신 예수님을 만나 경배드렸고, 너무나 기쁨에 찬 그들은 그빛을 마음에 담고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들은 다른 이들에게 빛이 되어 오신 예수님을 전해주는 또 다른 빛이 되었겠지요.
큰 기쁨은 많은 수고와 노력 끝에,때로는 큰 실망 후에 얻어집니다. 별의 인도를 받아서 주님을 찾아 그 먼 길을 떠났던 동방박사들에게 그 여정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었지만 결국 큰 기쁨을 얻게 되었습니다.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면서 기쁨을 얻게 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여기에는 분명 오랫동안의 고달픔이 있고,때로는 실망의 여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내 삶의 시련들은 빛이신 주님을 만나는 축복의 여정입니다.
"민족들이 너의 칩을 향하여,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이사 60,3)는 말씀대로 주님께서는 이미 온 세상의 빛이심이 선포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빛을 받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되는"(에페3,6)우리는 세사에 빛이신 주님을 선포합니다.
대전역 동광장에서는 매주 토요일 낮에 행려자들을 위해서 무료급식 봉사를 하는데,한달 전에 그곳엘 갔었습니다. 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분드리 한 끼 식사를 위하여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자가의 차례가 와서 당당하게 빈자리를 차지하고 식사하는 그분들의 얼굴은 무척이나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봉사하시는 많은 봉사자들의 얼굴에도 사랑과 행복이 가득 깃들어 있었습니다.
"일어나 비추어라."(이사 60,1) 주님께서는 내게도 이 세상의 작은 빛이 되어 빛이신 당신을 널리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어둠을 비추는 한줄기 작은 빛이 되어 산다는 것은 분명 신명나는 일입니다. 거기에 주님께서 주시는 커다란 행복이 있습니다.
<시니어 컬럼>
100세 인생에 도전하라!
현대 기록상 인류 최장수인은 찬 칼망(1875-1997)이라는 프랑스 여인으로 122.5세를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옛 왕들과 귀족들의 평균 수명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우리나라의 조선왕조실록과 서구제국의 귀족연감이다. 영국 귀족연감에 따르면 지난 1000년동안 영국 귀족 중 백세인은 단 2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조선왕들의 평균 수명은 44.5세이다. 옛날 왕들이 일반인들과 격리된 특별한 공간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오늘날 일반인 평균수명의 절반 밖에 살지 못했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대체로 운동부족과 약물과잉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부는 자구 국민의 건강에 책임이 있으며,이는 적절한 보건정책과 사회적 대한에 의하여 달성될 수 있다."라고 천명하면서 국가의 책임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제 건강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지역사회와 국가가 그 외적인 배경을 조성해 주어야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외부적 요건이 점차 개선됨에 따라 개인 차원의 건강보전과 유지에 대한 기본 지침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지침들은 잘 살아낸 100세인들의 삶 안에 깃든 장수의 기본 틀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백세인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백세인들의 특징은 식사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우선 식사는 소식보다 균형잡힌 적당량을 먹었다. 식품은 정결하게,골고루 양양가를 갖추어 정성스럽게 섭취하였다. 특별히 좋다는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 선조들이 개발하여 온 전통식단이 요즘 새롭게 건강식으로 부각되고 있다. 충분한 양의 채소류와 발효음식,영양소분배가 서양식단보다 퇴행성 변화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러나 어떤 특정 성분,특정 영양소에 대하여 편견을 갖는 것은 금물이다. 항상 균형을 갖추어 그리고 적절한 양을 맛있게 먹는 방향으로 식단을 개발해야 한다. 무작정 절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노화로 인한 근육소실,골격소실 등의 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영양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소식에 의한 골밀도 감소 부작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적절한 양의 음주는 생체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적절한 양이란 간 조직에서 부담없이 처리할 수 있는 정도이다. 간의 처리 용량이 초과될 만큼 흡수된 알코올은 혈액순환을 통하여 다른 조직들로 운반되어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조직은 알코올을 대사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알코올에 의한 조직 손상은 간보다는 뇌,심장,고환 등의 조직에 나쁜 영양을 미치고 기억력 감퇴,사고이상,운동기능 저하,심장장애,성기능 저하등을 초래하고 노화를 촉진한다. 그러므로 술은 천천히 조금씩 마시도록 한다. 우리 나라 백세인 중에 음주를 하는 사람이 사분의 일 정도이고,모두 식사와 함께 하는 반주 수준이다.
-한동성 갈리스토.노인사목부 전담 신부-
<미사 속 숨은 보화>
'미사'라는 말은 어느 나라 말이래요?
미사가 끝나면 사제가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고 파견인사를 하는데,이를 라티어로 "Ite missa est"라고 합니다. 그 중 가운데 글자인 'Missa'라는 말은 '파견','보내다'라는 뜻입니다. 4-6세기에는 교회에서 거행된 모든 예식의 폐회선언으로 사용되다가 5세기 중엽부터 미사의 고유명칭이 되었습니다. 사실 '미사'라는 명칭은 성찬의 신비를 드러내기에 빈약한 표현이지만,미사를 통해 얻은 은총을 이웃들고 나누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세상 속으로 파견된 사람들이라는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을 되새겨 줍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2)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원시장(베드로)과 이도기(바오로)-자기 십자가를 사랑한 이들
원시장 1732년 홍주 응정리 출생
(베드로) 1793년 홍주에서 장사(杖死61세)
이도기 1743년 청양 출생
(베드로) 1798년 정산에서 장사(55세)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마태 10,37~38) 지금은 이 말씀을 각자 나름대로 의미로 새겨 받아들이지만 옛 교우들은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 실천하였다. 그것을 확연히 볼 수 있는 분들이 원시장과 이도기 두 분이다. 둘은 출생지도,삶의 방식도,순교한 장소도 다르지만 가족들을 동원한 관장의 유혹도 마다하고 자기가 져야할 십자가를 지고 끝까지 따랐다.
원시장(베드로)은 주변 사람들이 호랑이라고 부르며 멀리할 만큼 사나운 성격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는 우연히 천주교에 대해 듣고 마음이 끌려 "내가 50년 이상을 헛되게 지냈다."하고는 집을 나가 1년 이상 교리를 배우고 온순한 사람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입교하게 되었다.
이도기(바오로)는 집안이 넉넉하였으나 입교한 이후 사람들을 신앙으로 이끌기 위해 5,6차례나 이사하였다. 이로 인해 가산을 다 탕진했음에도 이사하는 곳마다 이웃을 권면하여 온 마을 사람들을 교우로 만들곤 하였다.
이러한 행적들로 말미암아 박해가 일어나자 두 분은 주동자로 지목되어 옥에 갇혔다. 이들이 잡혔을 때는 아직 천주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여서 지방 관장이 임의대로 직권을 남용하여 신자들을 처분하곤 하였는데, 원시장과 이도기에게 내려진 형벌은 신앙을 버리지 않거든 '장사'(때려죽임)시키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포졸들이 지쳐서 포기할 정도로 여러차례 오랜 형벌을 받으면서도 이를 주님이 주시는 십자가로 기꺼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더 어려운 고통은 가족들로 인한 것이었다. 원시장은 관장이 자식들 이야기를 하며 설득하자,"그 점은 무척이나 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러나 이 순간 하느님 그분께서 나를 부르시는데 내가 어떻게 그분의 음성에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도기는 1년을 갇혀있는 동안 마음이 약해질까 하여 자식들에게 두번 다시 찾아오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고, 자식들은 아버지의 명을 거역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이런 장면을 보면 '내가 이런 상황이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생각하였는데 요즘은 '신앙의 자유조차 보장하지 않는 무자비한 폭력이 가족을 갈라놓는구나.'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무엇이 우리 가족을 갈라놓고 있는가?
뜨락에 반짝이는
햇살같이
따스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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