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수 신부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매순간 행복을 찾고 절망 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힘을주소서."
+마르코 복음 1,21-28
<예수님께서는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다.>
카파르나움에서,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그가 소리를 지르며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더러운 영은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놀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하며 서로 물어보았다. 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곧바로 갈릴래아 주변 모든 지방에 두루 퍼져 나갔다.
<말씀의 향기>
작은 나눔,소중한 모금액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박진홍 F.하비에르 사회사목국장
1993년부터 시작된 '해외원조주일'의 묵상이 벌써 스무 번째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1975년의 '인성회(仁成會: 농민,빈민을 위한 개발협력)'을 시작으로 1991년 '사회복지 위원회',2000년대 '한국 카리타스',2010년 12월 '(재)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원조를 실천하여 왔다. 이제껏 실천한 해외원조의 내역을 보면 1993년부터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 240억원의 나눔을 실천하였다. 또한 물적 자원만이 아니라 인적 자원도 함께 키워감으로써 물고기를 잡는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직도 '사랑과 나눔과 배려'라는 교회의 소중한 가치를 더욱더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그 가치의 실현과 사랑실천을 위하여 오늘도 이 해외원조주일에 신자들에게 '작은 나눔! 소중한 모금액을 청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이 하나로 엮일 수 있는 것은 공동선을 향한 '인류애 이다. '작은 나눔! 소중한 모금액'은 그 '인류애'를 엮고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데 기초가 되는 덕목이다. 교회는 그렇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그 '사랑의 체험'을 교회전례 안에서 소중하게 엮어가고 있다. 그 전례 중에 하나가 바로 오늘 '해외원조주일'이다.
세상에도 다양함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배가 불러야 만족하지만 어떤 사람은 허기만 채워져도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 때론 자신이 처한 환경을 탓할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텨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이유로 우리 교회는 비록 '작은 나눔'이지만 '소중한 모금액'을 통하여 종교와 인종과 이념과 나를 초월하여 '배를 움켜쥘 수밖에 없는 가난한 국가'에게 '긴급구호 및 개발사업'을 협력함으롰더 '교회의 소명'을 채워가고 있다.
이 '해외원조주일'에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노래로 대신 기도해 본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그렇게 오늘 이 '해외원조주일'을 소중하게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신앙 안에서 '나눔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마리 토기를 다 잡을 수 있는 오늘이어서 '해외원조주일'은 참 행복한 주일임을 고백해 본다.
<시니어 컬럼>
노년들이여 편안함을 누리시라
공자가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하고 물었다. 자로가 "마차와 가벼운 가죽옷을 친구와 함께 사용하다가 헤어져 못쓰게 되어도 전혀 서운함이 없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하고 말했다. 안연은 "착한 일을 해도 자랑하지 않고,힘든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하였다. 이어서 자로가 "선생님께서는 어떤 사람이 되시길 원하십니까?"하고 묻는다. 공자는 "나는 노인들에게는 편안함을 드리고, 친구들에게는 믿음을 주며,젊은이들은 품어 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논어 공야장(公冶長)에 나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주자(주자)는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공자의 뜻은 노인을 편한히 모시고 친구를 신의로써 대하며 젊은이를 은혜로 감싸줌으로써 각자 자기의 본성대로 살아가게 하는 것에 있다."여기에서 "편안함이란 나를 편안하게 여기게 하는 것이요.신의란 나를 믿게 하는 것이요. 품는다는 것은 나를 사모하게 하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좋다'고 했다. 노년들이나 노년들을 대한 사람들이나 모두 편안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노년기는 젊은 시절에 수없이 겪었던 경쟁과 가족 부양의 책임에서 벗어난 시기로,앞으로는 부귀와 빈천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부당한 힘에도 굴복하지 않으며,자유로움을 누리는 인생을 보낼 수 있는 시기이다. 인생의ㅣ 그 어느 때보다도 권세나 부귀에 부림을 당하지 않고 그것들에게 당당할 수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노년들이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자신을 지탱해 준 세상의 것들로부터 떠나는 연습을 해야한다. 스스로 드로 있던 것들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융은 중년부터 죽을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진정 사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의 삶을 내려놓아야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는 이야기이다. 젊었을 때 치열하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늙어서 아무것도 내려 놓을 수 없는 법이다. 그러기에 젊어서는 자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서는 자기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미래와 희망은 꿈에 집착하는 것과 달리 성숙한 노년기의 사람은 자신을 내어주는 일이 필요하다.
독일 신비주의자들이 표현했던 것처럼 "무어시 되기를 그만두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움켜쥐지 않고 내려 놓는 것은 체념이 아니다. 하느님과 하나되고자 하는 갈망이다. 자기를 놓아버리는 일은 존재의 근원인 하느님에게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전제조건이다. 자신을 내려 놓아야 자신보다 더 큰 것이 내 안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믿고 내려 놓아라.더 큰 평안과 기쁨이 용솟음침을 느끼리라.
-한동성 갈리스토.노인사목부 전담 신부-
<미사 속 숨은 보화>
성당에 들어서면 제대와 감실 중 어디에 인사해야 하나요?
감실은 박해시대 때부터 신앙때문에 감옥에 갇히거나 병에 걸려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성체를 모셔둔 곳으로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는 장소이기 때문에 중요하지만 성당의 중심은 제대입니다. 초기교회 때부터 신자들이 성찬례를 거행하기 위하여 제대를 중심으로 모여왔고 성찬례가 이루어지는 곳은 바로 제대였습니다. 미사경본 총지침에서도 "제대는 주님의 식탁이요. 이 식탁에 참석하기 위하여 하느님의 백성이 미사에 모여 온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는 제대가 성당의 중심이므로 성당에 들어서면 제대에 절을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4)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주문모(야고보) 신부와 최인길(마티아)-값비싼 짝퉁
주문모 1752년 중국 소주 출생
(야고보)신부 1794년 조선에 입국
1801년 새남터에서 군문효수(49세)
최인길 1765년 한양 출생
(마티아) 1795년 포도청에서 장사(杖死,30세)
'한국 순교자들'이라는 말을 풀어서 말하면 '우리 땅에서 순교한 분들'이다. 따라서 그 안에는 외국인으로 이 땅에 들어와서 복으을 전하다 순교한 분들도 포함된다. '103위 한국 성인들'중에는 10분의 프랑스 선교사들이 있고,하느님의 종 125위에는 1분의 중국인 사제가 있으니 바로 주문모(야보고)신부님이다.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전에 시작된 한국 교회는 자신들의 성화를 위해 미사와 성사를 집전할 사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중국 교회에 파견을 요청하였다. 그래서 선발된 주문고 신부님은 윤유일(바오로)과 지황(사바)의 안내를 받아 조선에 입국하는데 성공하였고, 서울에 미리 마련해둔 최인길(마티아)의 집에 숨어 지내며 사목활동을 시작하였다.
주 신부님은 우리 땅에 들어와 미사를 봉헌한 첫 사제로,우리 교회가 시작된 지 10년 만에 처음 얻은 사제였기에 교우들은 그분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여겼다. 하지만 너무나 오래 기다렸던 그분을 하루라도 빨리 보고 성사를 받고 싶은 열망에 교우들이 조심성 없이 너무 몰려들어 주 신부님의 밀입국 사실과 거처가 알려져 체포령이 내려졌다.
포졸들이 온다는 것을 미리 안 최인길은 주 신부님을 피신시킨 후 시간을 벌기 위해 자기가 가짜 신부 행세를 하였다. 중국어를 할 줄 알았던 그는 머리를 믿고 중국인처럼 포졸들에게 졸곧 중국어로 대답하며 관가로 끌려갔다. 오래지 않아 거짓으로 드러나게 되었고 그는 윤유일과 지황처럼 죽음에 이르도록 매를 맞는 형벌(장사)에 처해져 시신은 동료들과 함께 강물에 버려졌다.
피신에 성공한 주문모,신부님은 그 후 6년을 더 활동할 수 있었다. 1801년에 발생한 신유박해에 이르러 교우들이 줄줄이 잡혀가자 주 신부님은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 관가로 가 자수하였고 그 후 한강변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요즘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짝퉁 물건들로 골머리를 앓곤 한다. 하지만 그 옛날 우리교회는 중국에선
'진짜(주문모 신부)'을 들여왔고,진짜를 보호하기 위해 최인길은 스스로 '짝퉁'이 되어 대신 목숨을 내어놓았다. 하느님도 좋아하실 '값비싼 짝퉁'이다.
복(福)되어
넘치게
하소서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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