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2년 주보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2012년 1월 1일(나해)

모든 2 2021. 4. 17. 14:41

「빛의 어머니」(김택민 신부,2011 부산 '드림'드라마 세트장)

"참빛의 모친이신 천주의 성모마리아님,새해에도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  루카 복음 2,16-21

 

그리고 서둘러 가서,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말씀의 향기>

 

성스럽고 사랑하는 날들을 살자!  -김홍식 이냐시오 직산주임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하느님의 사랑이 아기 예수님으로 오신 성탄의 축제 안에서,우리는 하얀 새해를 맞이합니다.하얀 새해는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로 성스럽고 사람스럽게 시작합니다. 새해의 시작을 성모님의 축일미사로 봉헌하고 영성체로 함께 했으니 일년 내내 축복의 날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2012년 한해는 '성스럽고 사랑스럽게 살아갑시다.'

 

  세상 곳곳은 성스러운 공간과 시간,성스러운 존재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작은 꽃 한 송이,하늘의 별들,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그리고 미사성제를 올리는 성당 등,봄,여름,가을,겨울까지 우리들의 둘레는 거룩하고 성스러운 것들로 채워졌습니다. 올 한해는우리 둘레에 존재하는 성스러운 존재에 마음을 두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됩니다. 거룩한 존재와 일치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되면 세상의 어떠한 두려움과 시련도 이겨냅니다. 그리고 성령의 힘으로 "아빠,아버지'라고 기도합니다.

 

  새해 첫날에 성모님을 기억하면서 미사를 봉허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기도하는 성모님은 늘거룩한 존재에 마음이 있었습니다. 성모님은 성스러운 마음으로 거룩한 존재를 보았고 그를 사랑의 가슴에 품어 구원의 꽃과 열매로 완성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미사 안에서 복 받으시고,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으신 성모님의 사랑 안에서 복 받으십시오. 세상의 거룩하고 성스러운 존재를 바라보고 그 존재와 함께 할 수 있음에 복 받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모든 것을 함께하셨던 성모님처럼 우리의 시간과 장소,마음을 성스럽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거룩하고 성스러운 분을 만난 당신은 사랑으로 태어나는 복을 받습니다.

 

 

<시니어 컬럼>

 

친교의 그물망으로 들어가라(1)

 

  나이가 60,70대가 되면 이제 그만 문을 닫고 삶의 폭을 좁혀버리고 싶은 유혹이 들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경우 은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렇게 되기 십상이며,인간관계도  점점 더 좁아지기 쉽다. 그러나 친구를 새로 사귀고,더 많은 일을 경험하고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삶을 살도록 하여햐 한다. 그리고 기존의 친구들을 더 아끼고 관계를 잘 유지해나가야 한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단점은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더 비판적이 되고,화를 잘내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에게 호되게 욕을 퍼부어 주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러지 말자.우리에겐 한 사람이라도 잃을 여유가 없음을 기억하여야 한다.

 

  나이가 들면 뭐든 싫다고 말하고 싶은 유혹이 자꾸 든다. 이런저런 일이 모두 귀찮은 것이다. 꼭 싫다고 말할 필요가 없는데 자꾸 그렇게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아울릴 수 있는 것이라면 거의 뭐든 해야 한다. 좋은 인간관계가 생명을 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가 무엇을 같이하자고 도우을 청하면 좋다고 말하도록 하자.저녁식사를 하자고 해도,산책이나 바둑을 두자면 더욱 좋다.모든일을 승낙하는 것보다 한술 더 떳,당신이 제안자가 되자.먼저 묻고 요청하는 사람이 되자.시간이 있으니 전화도 걸고,설령 친구들이 좋다고 하고 잊어버리더라도 화를 내지 말라. 돈은 이런 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자전거 타는 그룹,등산 그룹,수영그룹을 조직하는 것은 자본집약적인 일이 아니다. 어려운 것은 노고와 추진력이지만 여기엔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노년기에 우리를 구원해 줄 친교를 위한 모임을 결성하고 이를 직장으로 삼고 일하러 가도록 하자.

 

  데이비드 브룩스는 "인간은 사회적인 풍경 속으로 걸어가는 방랑자"라고 정의하며,"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하지만,무엇이 진정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판단하는데는 서툴다"는 것이다.그는 이에 대한 이유를 인간존재의 핵심이 친밀함에 대한 갈망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인가능 본래 다른 인간과 소통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은 관계망의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 돈과 부동산이 우리의 행복에 기여하는 정도로 과대 평가하지 말라.인간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한 법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마리아와 요셉의 사랑 가운데에서 태어나셨다. 형제자매들이여 오늘만큼은 그저 사랑만 하자. 사랑만 하기도 짧은 세월이 아닌가?

 

-한동성 갈리스토.노인사목부 전담 신부-

 

 

<미사 속 숨은 보화>

 

한마디로 미사란 무엇인가요?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미사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입니다. 그분은 모든 미사에서 베들레헴의 성탄과 똑같이 다시 태어나십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사를 통해 인간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희생제사가 다시 봉헌되고,우리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다시금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미사 중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써 사랑과 나눔의 삶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미사를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요. 정점"이라고 가르칩니다. 미사란 인간이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흠숭행위입니다.

 

 

 

'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1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한국 교회의 밀알

 

 윤지충   1759년 진산 출생

(바오로) 1787년 이승훈(베드로)에게 세례받음

              1791년 12월 8일 전주에서 순교(32세)

 

 권상연   1751년 진산 출생,윤지충의 이종 사촌

(야고보)  1787년 윤지충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함

               1791년 12월 8일 전주에서 순교(40세)

 

  윤지충과 권상연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초대교회의 순교자 스테파노가 떠오른다. 처음에 예수님의 승천과 성령의 강림 이후 사도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앙공동체는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스테파노가 최고 의회에서 당당히 신앙을 고백하고 순교한 이후  신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사마리아와 이방인들이 사는 지역으로까지 복음이 확대되었다. 이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인데,이를 두고 테르툴리아누스 교부는"순교자의 피는 그리스도교의 씨앗"이라고 표현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전라도 땅이었던 진산(현, 충남 금산군 진산면)이 고향인 윤지충과 권상연은 제사 문제로 말미암아 순교에 이르게 된다. '자신이 죽으면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제사를 지내거나 신주(神主)을  모시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윤지충은 이종 사촌 권상연과 상의하여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이는 조선시대 양반들 사이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패륜이었기에 둘은 체포되었다.

 

  이들이 관장 앞에서 심문을 받는 장면을 보면 스테파노가 예루살렘 최고 의회 앞에서 신앙을 고백하는 장면을 조선시대 우리 땅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관장 : 네가 사교(그릇된 종교)에 빠져 있다는게 사실이냐?

윤지충: 저는 전혀 사교에 빠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천주의 종교를 따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관장 : 너는 죽게 되더라도 이 종교를 버리지 못하겠느냐?

윤지충 : 만약 제가 높으신 제 아버지를 부인하게 된다면,살아서든 죽어서든 어디로 제가 갈 수 있겠습니까?

 

  권상연의 대답 또한 이러하였는데,아는 신자들의 가르침과 몇 권의 교회 서적만을 보고  배워 고백한 신앙이라고 보기에는 믿지 못할 정도이다. 아직 선교사가 이 땅에 들어오기도 전에 이와 같이 신앙을 고백하는 것을 보며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사도7,55)는 말씀대로 성령의 이끄심을 실감한다. 이들의 순교 이후 자기 고향에 머물러 있던 신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조선 각지로 복음이 확대된 것을 보며 '땅에 떨어진 밀알'이 다름 아닌 이분들을 가리킨다는 것임을 알게 된다.

 

 

 

모든이들이

서로가 서로를

주님의 뜻으로

항상

사랑하게 하소서.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