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1년 주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11년 4월 17일(가해)

모든 2 2021. 4. 4. 21:18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2010),황영준 신부

"환호성이 야유로 바뀐 이유는 무엇입니까?"

 

  +  마태오 복음 26,14-27,66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그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 이스카리옷이라는 자가 수석 사제들에게 가서 물었다.

"내가 예수님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수석 사제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차리면 좋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아무개를 찾아가, '선생님께서 나의 때가 가까웠으니 내가 너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지내겠다. 하십니다.' 하여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저녁때가 되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으셨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그러자 제자들은 몹시 근심하며 저마다 묻기 시작하였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나와 함께 대접에 손을 넣어 빵을 적시는자,그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예수님을 팔아 넘길 유다가 물었다. "스승님,저는 아니겠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제자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 먹어라,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이제부터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산으로 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밤에 너희는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성경에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 떼가 흩어지리라.'고 기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되살아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갈 것이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모두 스승님에게서 떨어져 나갈지라도,저는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베드로가 다시 예수니께 말하였다. "스승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저는 스승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여기에 앉아 있어라." 그런 다음,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셨다. 그분께서는 근심과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예수님께서는 앞으로 조금 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돌아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예수님께서 다시 두 번째로 가서 기도하셨다.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리고 다시 와 보시니 그들은 여전히 눈이 무겁게 감겨 자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그대로 두시고 다시 가시어 세 번째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와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이제 때가 가까웠다.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일어나 가자.보라,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바로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유다가 왔다. 그와 함께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보낸 큰 무리도 칼과 몽둥이를 들고 왔다. 그분을 팔아넘길 자는,"내가 입 맞추는 이가 바로 그 사람이니 그를 붙잡으시오." 하고 그들에게 미리 신호를 일러두었다. 그는 곧바로 예수님께 다가가 말하였다. "스승님,안녕하십니까?"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 입을 맞추었다.

예수님께 말씀하셨다. "친구야,네가 하러 온 일을 하여라," 그때에 무리가 다가와 예수님께 손을 대어 그분을 붙잡았다. 그러자 예수님과 함께 있던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들고, 대사제의 종을 쳐서 그의 귀를 잘라 버렸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칼을 잡는 자는 모두 칼로 망한다.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청할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두 군단이 넘는 천사들을 내 곁에 세워 주실 것이다. 그러면 일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는냐?"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 무리에게도 이렇게 이르셨다. "너희는 강도라도 잡을 듯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로 나왔단 말이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 가르쳤지만 너희는 나를 붙잡지 않았다. 예언자들이 기록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때에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달아났다. 그곳에는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모여 있었다.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 예수님을 뒤따라 대사제의 저택까지 가서,결말을 보려고 안뜰로 들어가 시종들과 함께 앉았다. 수석 사제들과 온 최고 의회는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려고 그분에 대한 거짓 증언을 찾았다. 거짓 증인들이 많이 나섰지만 하나도 찾아내지 못하였다. 마침내 두 사람이 나서서 말하였다. "이자가 '나는 하느님의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대사제가 일어나 예수님께 물었다 "당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소? 이자들이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어찌 된 일이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입을 다물고 계셨다. 대사제가 말하였다. "내가 명령하오, '살아 계신 하느님 앞에서 맹세를 하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인지 밝히시오.'"

예수님께서 대사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그때에 대사제가 자기 겉옷을 찢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였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무슨 증인이 더 필요합니까? 방금 여러분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자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그때에 그들은 예수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그분을 주먹으로 쳤다. 더러는 손찌검을 하면서 말하였다. "메시아야,알아맞혀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베드로는 안뜰 바깥쪽에 앉아 있었는데 하녀 하나가 그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당신도 저 갈릴래아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지요?" 베드로는 모든 사람 앞에서 부인하였다.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베드로가 대문께로 나가자 다른 하녀가 그를 보고 거기에 있는 이들에게 말하였다.

"이이는 나자렛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어요." 베드로는 맹세까지 하면서 다시 부인하였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조금 뒤에 거기 서 있던 이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당신도 그들과 한패임이 틀림없소. 당신의 말씨를 들으니 분명하오."

그때에 베드로는 거짓이면 천벌을 받겠다고 맹세하기 시작하며 말하였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그러자 곧 닭이 울었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아침이 되자 모든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기로 결의한 끝에,그를 결박하여 끌고 가서 빌라도 총독에게 넘겼다.

그때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는 그분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것을 보고 뉘우치고서는,그 은돈 서른 닢을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에게 돌려주면서 말하였다. "죄 없는 분을 팔아넘겨 죽게 만들었으니 나는 죄를 지었소."

그들은 말하였다.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 그것은 네 일이다." 유다는 그 은돈을 성전 안에다 내던지고 물러가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 수석 사제들은 그 은돈을 거두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피의 값이니 성전 금고에 넣어서는 안 되겠소" 그들은 의논 한 끝에 그 돈으로 옹기장이 밭을 사서 이방인들의 묘지로 쓰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 밭은 오늘날까지 '피밭'이라고 불린다. 그리하여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값어치가 매겨진 이의 몸값,이스라엘 자손들이 값어치를 매긴 사람의 몸값을 받아 주님께서 나에게 분부하신 대로 옹기장이 밭값으로 내놓았다."

예수님께서 총독 앞에 서셨다. 총독이 물었다.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이 당신을 고소하는 말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때에 빌라도가 예수님께 물었다. "저들이 갖가지로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들리지 않소?"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고소의 말에도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총독은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

축제 때마다 군중이 원하는 죄수 하나를 총독이 풀어 주는 관례가 있었다. 마침 그때에 예수 바라빠라는 이름난 죄수가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들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내가 누구를 풀어 주기를 원하오?

예수 바라빠요 아니면 메시아라고 하는 예수요?"

빌라도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시기하여 자기에게 넘겼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빌라도가 재판석에 앉아 있는데 그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말하였다. "당신은 그 의인의 일에 관여하지 마세요. 지난밤 꿈에 내가 그 사람 때문에 큰 괴로움을 당했어요."

그동안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군중을 구슬려 바라빠를 풀어 주도록 요청하고 예수님은 없애버리자고 하였다. 총독이 그들에게 물었다. "그러면 메시아라고 하는 이 예수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요?" 군중이 모두 외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군중은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빌라도는 더 이상 어찌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물을 받아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하였다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 그러자 온 백성이 대답하였다.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요." 그래서 빌라도는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다.

그때에 총독의 군사들이 예수님을 총독 관저로 데리고 가서 그분 둘레에 온 부대를 집합시킨 다음, 그분의 옷을 벗기고 진홍색 외투를 입혔다. 그리고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분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리고서는,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며 조롱하였다.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군사들은 또 예수님께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분의 머리를 때렸다. 그렇게 예수님을 조롱하고 나서 외투를 벗기고 그분의 겉옷을 입혔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러 끌고 나갔다. 그들은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보고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이윽고 골고타 곧 '해골 터'라는 곳에 이르렀다. 그들이 쓸개즙을 섞은 포도주를 예수님께 마시라고 건넸지만, 그분께서는 맛을 보시고서는 마시려고 하지 않으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제비를 뽑아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진 다음 거기에 앉아 예수님을 지켰다. 그들은 또 그분의 머리 위에 죄명을 붙여 놓았다. 거기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 예수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때에 강도 두 사람도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못 박혔다. 지나가던 자들이 머리를 흔들어 대며 예수님을 모독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는 자야,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수석 사제들도 이런 식으로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과 함께 조롱하며 말하였다.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시면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 와 보시지. 그러면 우리가 믿을 터인데,하느님을 신뢰한다고 하니,하느님께서 저자가 마음에 드시면 지금 구해 내 보시라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하였으니 말이야."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들도 마찬가지로 그분께 비아냥거렸다. 낮 열두 시부터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시까지 계속되었다. 오후 세 시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으셨다.

"엘이 엘리 레마 사박타니?"

이는 "저의 하느님,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그곳에 서 있던 자들 가운데 몇이 이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

"이자가 엘리야를 부르네." 그러자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와 신 포도주에 듬뿍 적신 다음,갈대에 꽂아 예수니께 마시게 하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말하였다. "가만,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해 주나 봅시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큰 소리로 외치시고 나서 숨을 거두셨다.

그러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도 찢어졌다. 땅이 흔들리고 바위들이 갈라졌다.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되살아났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다음,그들은 무덤에서 나와 거룩한 도성에 들어가 많은 이들이게 나타났다. 백인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님을 지키던 이들이 지진과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며 말하였다.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거기에는 많은 여자들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는데,그들은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을 따르며 시중들던 이들이다.

그들 가운데에는 마리아 막달레나,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제베대오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었다.

저녁때가 되자 아리마태아 출신의 부유한 사람으로서 요셉이라는 이가 왔는데, 그도 예수님의 제자였다. 이 사람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님의 시신을 내 달라고 청하자,빌라도가 내주라고 명령하였다. 요셉은 시신을 받아 깨끗한 아마포로 감싼 다음,바위를 깎아 만든 자기의 새 무덤에 모시고 나서,무덤 입구에 큰 돌을 굴려 막아 놓고 갔다. 거기 무덤 맞은쪽에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앉아 있었다. 이튿날 곧 준비일 다음 날에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함께 빌라도에게 가서 말하였다.

"나리,저 사기꾼이 살아 있을 때,'나는 사흘 만에 되살아날 것이다.'하고 말한 것을 저희는 기억합니다. 그러니 셋째 날까지 무덤을 지키도록 명령하십시오.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훔쳐 내고서는,'그분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다.'하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이 마지막 기만이 처음 것보다 더 해로울 것입니다."

빌라도가 대답하였다. "당신들에게 경비병이 있지 않소,가서 재주껏 지키시오." 그들은 가서 그 돌을 봉인하고 경비병들을 세워 무덤을 지키게 하였다.

 

<말씀의 향기>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 김기만 엘베르토.둔산동 주임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 넘길 것이다."(마태 26,21)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지극히 높은 데에 호산나!"(마태 21,9) 예루살렘에 오르시는 예수님을 향한 군중의 함성이다. 군중은 환성만으로는 부족하여 자기들의 겉옷을, 또 어떤 이들은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았다.

 

  "시자가에 못박으시오!"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단 말이오?"군중은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마태 27,23-23) 군중이 외치는 소리에 묻혀 빌라도는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어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마태 27,24)라고 말한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엘리 엘리 사박타니?"(마태 27,46)라고 부르짖는다. "저의 하느님,저의 하느님,어찌하여 저를 리셨습니까? 소리쳐 부르건만 구원은 멀리 있습니다. 저의 하느님,온종일 외치건만 당신께서 응답하지 않으시니 저는 밤에도 잠자코 있을 수 없습니다."(시편 22,2-3)라는 시편의 한부분이다. "마음이 괴로와 죽을 지경"(마태 26,38)이신 예수님은 결국 그렇게 돌아가신다.

 

  예수님 수난의 과정 중에 예수님의 편이 되어 주는 이가 참 적다. 절대 다수의 사람은 예수님을 죽이고자 한다. 그들은 예수님을 억지로라도 왕으로 모시고자 한 사람들이고(요한 6,15)"호산나!"라고 소리지르며 예수님을 혼호했던 사라들이기도 하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변절하게 하는 것일까?

 

  수석사제나 백성의 원로거나 아니면 아니면 군중이거나 신분에 상관없이 예수님이 목적이 아니라 예수님의 이름을 빌려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자신의 이익을 구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예수님이 자신의 이익과 기대에 충족되지 않을 때 예수님을 "죽이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인다.

  예수님은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 넘길 것이다"라고 하신다.

 

 

 

<나눔살이 풍경>

 

감옥에서 만난 예수님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마태 25,36)

  저희 교정사목부는 우리 삶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예수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저희가 만나는 예수님은 교도소에 수감된 형제 자매들,소년원의 아이들,그리고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고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려 세상에서 열심히 살고 계신 출소자 분들입니다.

  교정사목부에서는 대전,충남지역에 소재해 있는 9개 시설,18개 기관의 교정시설(교도소,구치소,소년원)을 방문하여,교정 및 교화에 힘쓰고 그들이 출소 후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저희가 수용자와 출조사들과 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복음정신에 입각한 사목적 배려로,참 인간화와 사회복음화에 그 목적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처음 인간을 만드셨을 때 가장 완전한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죄로 그 품위가 떨어졌고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으로 우리는 구원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범죄로 인하여 떨어진 품위를 다시 돌려놓는 것이 교정사목의 이념입니다.

 

  교정사목부는 1967년 '거룩한 말씀의 회'수녀님과 몇몇의 평신도들이 대전교도소에 복음을 전파,8명의 첫 세례자를 봉헌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주요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용자 지원사업 ]

 ● 교정시설 미사,전례지도,레지오 성가대 지도

● 소공동체(성서공부,새 신자교육,성령세미나,포콜라레)활동 지도

● 자매 상담.불우 수용자 영치금 지원

● 소년원 인성교육프로그램진행

 

[출소자 지원사업]

●출소지원금,긴급생활지원비,긴급의료비지원

●숙소 지원,일자리 연계

●일시쉼터 '해뜰'운영

 

[특별 사업]

● 범죄예방교육,봉사자 피정 및 교육

● 전국 천주교신자 교도관 모임'성심회'지도

● 교도서 경비교도대원(군인)지도.수익사업

 

  한 명의 죄인도 내치지 않으시고 회개로  이끄시어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게 해주시는 자비로운신 사랑으로 갇힌 이들을 감싸 아는 교정사목부가 되고자 합니다!

 

  우린 살아가면서 다양한 모습의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은 언제나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계십니다. 교정사목부에서 특별한 모습으로 특별한 곳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저희 교정사목부와 함께 특별한 곳에 특별한 모습을 하고 예수님께 관심이 있으신 분은 교정사목부로 연락주세요! 오늘 감옥에 갇힌 예수님을 만나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교정사목부(635-1115)/http://heatul.tjcaritas.or.kr

 

 

 

<문학 단상>

 

신부님의 꿀밤

 

  60여 년 전 성당 윗동네에 살던 나는 주일만 되면 거의 빼놓지 않고 대흥동 성당 사제관에서 식복사를 하시던 자매님의 아들인 친구를 찾아 갔다. 사제관 대문 앞에 서서 친구이름을 목청껏 불러댔다. 그러던 어느날 사제관에서 나오신 신부님은 왼손를 내 이마에 대시고 오른손으로 내뒤통수에 꿀밤을 주셨다. '사제관 앞에서는 친구 이름을 다시는 그렇게 목청껏 부르지 마라! 주일 마다 성당에 나가는 친구는 성당에 가서 만나라'고 하시며 건너편 성당을 가리키셨다.

 

  아침 햇살이 퍼지는 주일이 되면 같은 동네 이웃에 살던 한 선배의 온 식구들은 동네 길을 메우며 성당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새하얀 은발을 곱게 빗어 비녀를 찌른 소복의 할머니를 중심으로 아들 내외 손자 손녀와 모두 함께 묵주기도를 하며 걸어가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명화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다.

 

  그러부터 많은 세월이 흘러 사회생활을 한창하던 60년대 말에 한 선배를 만나게 되어 '성당에 나오라'는 끈질긴 권유를 받게 되었다. 권유받은 지 20년이 되던 1993년 내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을 비롯해 2010년까지 우리 내외는 계속되는 중증의 병고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5개의 어둡고 긴 터널은 영세신부님을 비롯한 본당신부님과 수녀님,대부모님,교우들의  간절한 기도와 기도에 응답해주신 주님의 자비와 은총으로 무사히 통과해 오늘을 다시 사는 은혜를 입었다.

 

  이 무렵 고교 동창 내외들의 천주교 신자 모임인 '성전회'에 가입해 솔뫼 성지를 비롯 나바위,배론 성지 등 전국 많은 성지를 순례하며 피정을 했다. 또 회원들의 권유로 신.구약성서 완필의 기쁨,동창들이 좋아 모임을 따라 다니던 한 친구가 성거산 성지에서 세례를 받는 감격스런 현장을 함께 하기도 했다.

 

  성전회원들과 20대에 외방신부로 부임,대흥동 성당에서 사목하셨던 두봉 주교님을 안동 교구 사제관으로 찾아뵈었을 때 자신에게 불어를 배웠다는 몇몇 회원들의 인사를 받고는 그들 이름을 먼저 정확히 말하시는 주교님의 기억력과 어린이처럼 순박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나 영세 20여년이 지난 나의 믿음생활을 되돌아보며 아직도 유치원생 단계에 머물고 있음에 새삼 놀라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으며 '성당에서 친구를 만나라!'시며 주셨던 신부님의 꿀밤이 다시 생각나는 사순시기이다.

 

-박천규 대건안드레아.대전 가톨릭문학회-

 

 

 

 

매화꽃

따서

주머니에 넣었네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