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1년 주보

사순 제3주일 2011년 3월 27일(가해)

모든 2 2021. 4. 4. 00:20

「생명의 물」(2011),황영준 신부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

 

 

+ 요한복음 4,5-42

 

<솟아 오르는 영원한 생명의 샘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야곱이 자기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시카르라는 사마리아의 한 고을에 이르셨다.

그곳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그 우룰가에 앉으셨다. 때는 정오 무렵이었다.

마침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으러 왔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고을에 가 있었다.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

사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과 상종하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두레박도 가지고 계시지 않고 우물도 깊은데, 어디에서 그 생수를 마련하시렵니까? 선생님이 저희 조상 야곱보다 더 훌륭한 분이시라는 말씀입니까? 그분께선 저희에게 이 우물을 주셨습니다. 그분은 물론 그분의 자녀들과 가축들도 이 우물물을 마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고 , 또 그 물을 길으러 이리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가서 네 남편을 불러 이리 함께 오너라."하고 말씀하셨다.

그 여자가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한 것은 맞는 말이다. 너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지만 지금 함께 사는 남자도 남편이 아니니,너는 바른대로 말하였다."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제 보니 선생님은 예언자시군요. 저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네는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아,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너희는 알지도 못하는 분께 예배를 드리지만, 우리는 우리가 아는 분께 예배를 드린다. 구원은 유다인들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을 찾으신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그 여자가 예수님께, "저는 그리스도라고도 하는 메시아께서 오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분께서 오시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 주시겠지요."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바로 그때에 제자들이 돌아와 예수님께서 여자와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아무도 "무엇을 찾고 계십니까?",또는 "저 여자와 무슨 이야기를 하십니까?"하고 묻지 않았다.

그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고을로 가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제가 한 일을 모두 알아맞힌 사람이 있습니다. 와서 보십시오. 그분이 그리스도가 아니실까요?" 그리하여 그들이 고을에서 나와 예수님께 모여 왔다.

그러는 동안 제자들은 예수님께 "스승님,잡수시시오"하고 권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하시자, 제자들은 서로 "누가 스승님께 잡수실 것을 갖다 드리기라도 하였다는 말인가?"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 너희는 '아직도 넉 달이 지나야 수확 때가 온다.'하고 말하지 않느냐? 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눈을 들어 저 밭들을 보아라. 곡식이 익어 수확 때가 되었다. 이미 수확하는 이가 삵을 받고,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알곡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리하여 씨 뿌리는 이도 수확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게 되었다.

과연 '씨 뿌리는 이가 다르고 수확하는 이가 다르다'는 말이 옳다. 나는 너희가 애쓰지 않은 것을 수확하려고 너희를 보냈다. 사실 수고는 다른 이들이 하였는데,너희가 그 수고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

그 고을에 사는 많은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그 여자가 "저분은 제가 한 일을 모두 알아맞혔습니다."하고 증언하는 말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르시기를 청하자,그분께서는 거기에서 이틀을 머무르셨다. 그리하여 더 많은 사람이 그분의 말씀을 듣고 믿게 되었다.

그들이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믿는 것은 이제 당신이 한 말 때문이 아니오 우리가 직접 듣고 이분께서 참으로 세상의 구원자이심을 알게 되었소."

 

 

<말씀의 향기>

 

생명의 샘이신 주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이광근 베드로 신합덕 주임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후,'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고 했던 유명한 말이 생각납니다.

  승리에 목마른 축구 명장의 명언입니다. 온 국민의 열망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4강까지 오르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이기면 더 이기고 싶고 잘하면 더 잘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모든 인간은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욕구와 욕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세속적인 욕망,목마름은 끝이 없습니다. 그것을 채우기 위해 어려서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유명한 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해 부모들은 밤을 새며 줄을 섭니다.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학창시절 내내 고생하고 취직관문,승진경쟁,결혼,주택마련 등등 모든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일생을 힘들게 살아갑니다. 어느덧 인생의 땅거미가 드리워지고 있지만 아직도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갑자기 산다는 것이 모두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바둥바둥 살아왔는데 이룩해 놓은 것은 무엇인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질적인 풍요나 안락함이 결코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육체만이 아니라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목마름이 채워지지 않는 한 항상 공허하고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마리아 여인의 모습은 이러한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나름대로의 목마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참된 삶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그 목마름을 어디에서 채울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4,14)

 

  영원한 구원의 샘이신 예수님만이 우리의 갈증을 해결 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문학 단상>

 

나의 신앙 삼락(三樂)을 말한다

 

  퇴직 교육자들의 친목 공동체가 '교육 삼락회'이다. '세 가지의 즐거움 모임'이란 삼락회(三樂會)가 얼마나 멋지고 매력적인가? 그래서 나도 이제는 원로회원이 되었다.

 

  '교육 삼락'이란 첫째가 '배우는 즐거움'이고,둘째가 '가르치는 즐거움'이며 셋째가 '봉사하는 즐거움'이라 평소의 나의 취향이나 신념과도 부합되어 일찍부터 모든 생활 영역에 걸쳐 나의 처지에 맞도록 3락을 만들었다. 즉,인생3락,가정3락,신앙3락,건강3락,노인3락 등으로 그저 늘 즐겁고 보람되게 살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나의 인생3락은 첫째 내가 평생 동안 교육3락을 누구보다도 흠뻑 누리며 복되게 살고 있으며, 두 번째의 즐거움은 가족 모두가 천주교 신자로 착하게 살고 있다는 점이고, 세 번째는 내가 지난 반세기가 넘게 책 읽고 글 쓰는 문학가로 그동안 매그럽지는 않지만 124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는 보람이다.

 

  다음은 나의 신앙3락을 되새겨 보겠다. "성당에 다니니 어떤 점이 좋고 즐거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첫째의 즐거움과 보람은 아무래도 착하게 살아가게 되더라는 점이다. 늘 계명이 머리를 스치니 말이다. 간혹 유혹에 빠져 뉘우치게는 되어도 결코 남을 속이거나 나만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만은 줄이겠다는 다짐이다. 늙어서 아프면 큰일이라 건강에 힘쓴다. 그저 손해보는 듯이 살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살고자 마음을 쓴다. '항상 기뻐하고 늘 기도하고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라'가 우리 집의 성서가훈이다.

 

  두 번째는 이웃사랑과 봉사하는 즐거움이다. 퇴임 후 숱한 봉사를 하고 행복을 느낀다. 93년초에 퇴임하고서 곧 여성회관에서 할머니들의 한글지도 9년,대전교구 가톨릭사회복지봉사회 초대위원장 6년,학대받는 노인지킴이 6년,성당 및 교도소 교리교사,여러 노인대학 교양부 강사,금빛 평생교육봉사단 8년(현),서구청 행정도우미 8년(현) 그리고 어느 성당을 가더라도 사회복지분화에서 이러여운 이웃을 위해 마음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천사(1004)봉사자 금장도2년 전에 대전 시장으로부터 받았지만 나의 봉사 시간은 아마도 8천 시간도 넘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가족도 친구들도 봉사활동으로 노후의 건강을 잘 지켜나간다고 칭찬도 하고 부러워도 한다.누구나 참다운 행복을 얻으려면 즐겨서 할 수 있는 일거리와 희망과 사랑 세 가지가 있어얗 한다는 참 진리도 알고 지키려 한다.

 

  세 번째의 보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차차 사라지고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미 10여년 전에 '착하게 죽는 수련'도 살레시오에서 마쳤고, 죽은 뒤의 냉혹한 평가도 차분히 생각한다. 그리고 떠날 때는 뚜렷한 이름 석자와 숱한 선해과 자선,값진 작품들을 유산으로 남겨야 한ㄴ다는 신념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어 참 행복하다.

 

  -홍재현 세례자요한.대전 가톨릭문학회-

 

 

 

 

우리의

메마른 영혼에

생명수를 내리시어

 

온누리 울리는

사랑되게 하소서.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