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정점인 성사
-총대리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
성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눈에 보이도록 드러내 주는 표지'입니다. 그래서 성사에는 하느님께서 은총을 내려 주시는 '말씀'과 그 은총을 받도록 실행하는 '진료와 행위'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세례성사는 예수님 공생활 초기에 친히 세례자 요한을 찾아가 받았고,부활하신 뒤 제자들을 불러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마태 28,19)라는 말씀에 따라 교회가 행하는 죄 용서의 은총을 베푸는 성사인데,물로 씻는 예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고해성사는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라는 말씀에 따라 행하며,사제가 십자성호와 사죄경을 염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두고,십자가 위에서 이루어질 은총의 사건 곧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의 죄가 죽고 우리는 주님의 생명을 받아 살게 되는 은총의 결정적인 성사입니다. 예수님 친히 빵과 포도주를 건네시며,그것이 당신의 몸과 피라고 선언하시고 그 예식을 행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다른 성사들도 그러합니다. 예수님 친히 사도들을 뽑으셨고(성품성사),병자들을 치유하시며 죽음을 넘어선 영원한 생명을 가르치셨으며(병자성사),하느님께서 친히 맺어주신 부부의 끈을 사람이 풀수 없다고 분명히 선언하셨습니다.(혼인성사),그리고 제자들은 복음을 전하는 초기부터 세례 받은 이들이 성령의 은사로 신앙이 굳건해짐을 체험했습니다.(견진성사)
히브리서는 그 시작에 이렇게 선언합니다.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브 1,1-2)그렇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데,마지막에는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오셔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십자가 죽음으로 구원업적을 완전히 이루시고,이후 교회가 그 일을 계속하도록 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친히 행하셨고 그분 말씀에 따라 교회가 세상 끝날까지 행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심에 바로 성사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성사들을 받을 때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바오로 사도는 성체성사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당하게 주님의 빵을 먹거나 그분의 잔을 마시는 자는 주님의 몸과 피에 죄를 짓게 됩니다. 그러니 각 사람은 자신을 돌이켜보고 나서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셔야 합니다. 주님의 몸을 분별없이 먹고 마시는 자는 자신에 대한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1코린 11,26-29) 주님께서 은총을 우리에게 주시고자 성사를 제정해 주셨으니,성사에 나아가기에 앞서 항상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안은 채로 겸손되이 그 은총을 믿고 청하면 됩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그분이 이미 잘 알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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