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기도
-총대리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
성경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구원으로 이끌어 가시는 역사이며 동시에 그 안에서 살아가는 하느님 백성의 신앙고백입니다. 성경에는 하느님의 역사에 경탄하며 드리는 찬미와 감사는 물론 하느님의 말씀을 알아 듣지 못하고 빗나가는 배반의 역사도 함께 있습니다. 그 안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끊임없는 기도를 바칩니다. 아브라함,모세,사무엘,다윗,솔로몬 그리고 수많은 예언자들은 구원의 역사를 찬미하며 자신들이 겪는 고통스로운 현실을 두고 탄원과 간절한 청원 그리고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의 삶에서 기도가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사도행전이 많은 영감을 줍니다. 사도행전의 사도들과 그들이 전한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에게 더 이상 예수님은 이전처럼 그들 곁에 계시지 않기에 지금의 우리와 같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 곁을 떠나신 뒤 사도들과 성모님에 대해 사도행전은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그들은 모두,여러 여자와 예수님의 어머니와 그분의 형제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사도 1,14) 그리고 성령 강림 직후 베드로 사도의 설교를 듣고 회개한 삼천 명에 대하여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42)고 전합니다. 또 사도들이 가난한 신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도록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뽑으라고 할 때에도 사도들 자신에 관해서는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사도 6,4)라고 말합니다. 그 이후에도 사도들과 교회에 봉사하는 이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을 항상 기도와 함께 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도는 사람이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탄원이나 청원을 넘어섭니다. 기도 안에서 우리의 영이 하느님을 향함으로써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기도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기도를 이끌어 가십니다. 좋은 기도는 우리가 만들어낸 좋은 언어가 아니라,주님의 뜻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기도할 때에 믿고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마태 21,22)하신 말씀 그리고 악령에 들려 죽은 것처럼 보이던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심에 놀라 묻는 제자들에게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마르 9,29)고 하신 말씀도 기도 안에서 주님 친히 당신의 뜻을 알려주시고 활동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주님 뜻에 꼭 맞는 기도라면 우리가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일러줍니다.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로마 8 26)성삼위 하느님의 한 분이신 성령께서 이렇게 우리를 도와주신다면,우리는 기도를 하면서 주님 뜻에 맞는 천상적인 기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로마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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