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고독을 잊게 하는 붓 끝의 산 인간은 빵으로 살고, 재능으로 죽는 거라며 화를 낸 사람은 세잔의 아버지였습니다. 그 말만 들어도 알겠습니다. 세잔의 아버지가 얼마나 완강하고 무서웠는지를. 자수성가형의 강한 아버지는 배고픈 화가가 되고자 하는 아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겁니다. 재능으로 죽어도 미련 없이 죽을 수 있는 일의 행복을 인정해주기에는 가족이 너무나 보수적이고 너무나 가깝지 않나요? 세잔이 가족의 환영을 받지도 못하면서 가슴 속에 묻어버리지도 못하고 꺼내 키워야 했던 그림의 불씨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말년에 생 빅투아르 산을 그린 그림을 보면 선명해집니다. 저 그림은 세잔이 그린 생 빅투아르 산 그림들 중의 하나입니다. 산과 하늘과 숲과 성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지요? 움직이지 않는 산과 성이 움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