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과 서정 /김민영 어느 날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를 듣다가 눈물이 나버렸다. 이유는 알지도 못한 채, 그저 눈물이 났다. 그 이후로 찾아 듣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이 노래를 듣게 되면 역시나 또, 눈물이 났다. (…) 시인 백석은 이렇게 말했다./“높은 시름이 있고 높은 슬픔이 있는 혼은 복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진실로 인생을 사랑하고 생명을 아끼는 마음이라면 어떻게 슬프고 시름차지 아니하겠습니까.”/세상의 모든 것에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시인이라면, 시에 담겨 있는 이 슬픔 역시 조금은 이해가 된다. 「농담과 그림자」(2021, 시간의흐름) 집 집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집안사람들이 명절날 주로 하는 오락거리는 고스톱이었다. ‘고스톱이다’라는 현재형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란, 과거처럼 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