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기준 / 한승구
우리가 겪는 고통은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있다.
단기적으로 지나가거나 긴 세월동안 안고 가야 하는 육신의 고통에 대한 의미는 명료하다.
그러나 정신적인 고통은 명료하지도 절대적인 기준도 없다.
그 원인 또한 결코 간단하지가 않다.
외로움과 절망과 그리움, 증오와 집착과 사랑까지도 고통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더러는 정신적 고통이 육체적인 고통보다도 더한 고통이라고들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정신 영역에 관한 것은 난해하고도 미묘한 것이다.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은 자신이 내린 기준이 절대적 기준이 되고
자신이 겪는 고통이 가장 크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으로부터의 탈자유가 요원한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여기 우리가 익히 가치를 부정하거나 초월할 수 없는 한 말이다.
여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 사람, 그는 집념과 의지가 남달랐던 인물이었지만
그 역시 자신에게 던져진 과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통은 광기보다 강하다."
영혼의 화가, 열정의 화가라 불리는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말이다.
그에게 주어진 고통이 어떤 것이었길래 그의 예술적 광기보다 더 강하다고 하였을까.
광기를 누를 수 있는 것이 고통이라는 그의 글에 공감할 수 있는 명료한 이유를 찾을 수는
없지만 광기를 누르는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다.
예인으로서의 광기를 현상으로 본다면 그가 말한 고통은 단순히 육체적 고통이 아닌
정신 영역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감당해야 할 것들이 자신에게는 가장 크고도 무겁게 와닿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머물게 된다.
고통은 우리의 긴 삶에서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고통스러워했던 사실마져 잊게 된다.
그것이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면 고통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통이란 거듭해서 있는 고통의 크기가 누구의 고통보다 크다고 여기지 않아야 한다.
더 큰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런 것이 자신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되어주지 않을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