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감춰진 그 마음]

봄날의 지옥도

모든 2 2024. 10. 16. 18:30

 

적 / 35×40㎝ / 한지수묵채색

 

 

봄날의 지옥도 / 한승구

 

모르고 저지른 잘못이라 해서 용서가 가능할까.

경중에 따라 참작은 될지언정 온전히 덮고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여 우리는 언행이나 매사에 경솔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매사 정확히 알고 신중하라는 말이다.

정치인의 막말 한마디가 자신의 앞길을 막아서고 대인관계에서 내뱉은

가벼운 한마디 말이 나를 저울질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확인하고 물어 가야 할 신중함을 잃은 경솔함이 가져오는 경제적인 손실과 시간,

노동력의 낭비를 경험하고서야 신중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여기서 그 어리석었던 나의 이야기를 부끄럽지만 펼쳐 본다.

 

봄기운이 산골의 겨울잠을 깨우는 3월. 희망을 품어야 할 계절에

맞아야 했던 그 좌절감.

모르는 게 약이라지만

모르는 게 병이 되어 뼈아픈 경험을 해야 했다.

몇 해에 걸쳐 한 땀 한 땀 만들어 놓았던 화가의 작업실을 

단 2주 만에 철거를 해야만 했던 까닭은

모르면서 묻지 않았고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는 것을 인정하며

허망한 일을 한마디 항변도 하지 못한 채 받아들여야 했다.

잃어버린 시간, 헛된 노력,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무력감과 우울...

수많은 생각에 잠겨 손수 만든 모든 것들을 부수고 해체해야 했던

그 시간은 분명 현실에서 경험하는 지옥도의 한 부분쯤 될 듯도 싶었다.

행여 그 누구도 나와 같은 지옥도를 경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매사 정확히 알고 신중히 행하라."는 뼈아픈 교훈을 절실한 마음에서 공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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