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감춰진 그 마음]

회상

모든 2 2023. 3. 18. 06:44

 

 

 

회상 /한승구

 

육십을 넘긴 나이.

 

아흔을 넘겨 맑은 정신도 갖지 못하신

어머니 앞에서 이제야 재롱을 부릴 수 있었다.

 

나의 유년기는

어른스러움을 채득한 채 보낸 탓일까

9세 이후로 어머니께 떼를 써본 기억도

말씀을 거역했던 기억도 분명하지 않다.

 

개성이 뚜렷하고 다소 이기적인

현대의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두 아들을 지켜보며

세상이 바뀌듯

인성도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가끔은 익숙하지 못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

 

비교불가의 세대 차이를 극복해 가야 하는

부모들이 많을 테지만

그렇게 또 적응을 해 갈 밖에.

 

그러한 현상은 정치에까지

새바람을 불어 넣고 있으니

과거에 머무는 구세대적 기억은

나만의 추억으로 남겨 둘 일인 듯하다.

 

문득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운 밤이다.

 

 

서당 한승구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118호 이수자로서 단청, 개금,사찰벽화, 불화와 함께 통도사, 은혜사, 옥천사 등에 고승진영을 봉안하였고 국내외에서 1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현재 경남 고성의 작업실에서 후학지도를 하며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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